남편은 유하고 남성스럽지는 않지만 섬세하고 자상한 편이예요..
요리하다가, 파가 없네, 라면 응~ 하고 바로 나가서 사온다거나,
입에 염증이 자주 생기는데, 의식한 날은 산책하다가 약국으로 들어가 비타민 d를 사서 그자리에서 먹인다거나,
결혼 10년 내내 아침식사, 점심식사, 저녁식사를 문자로든 전화로든 챙기는 사람이예요..
저는 독립적이고 무뚝뚝한 편입니다..
남편의 장점을 보지 못하고 우유부단함이나 남성스럽지 못함에 좀 불만이 있었지요..
아직 어린아이들을 일하면서 양가도움없이 키우느라,, 사실 몇년동안 전 남편이 좀 미웠어요.
육아로 인한 문제로 좀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하면,, 뜬금없이 너는 왜 늘 초점이 아이들에게 있느냐,, 하면서 뜬금없는
소리나 한다고 생각했고, 자기 인생의 일순위는 너다..라고 하면,, 무슨소리,, 내가 아니라 자신이겠지.. 라는 답변이나 하고..
집안일이나 음식,, 남편 챙기는(입성이나 식사) 것들은 빈틈없이 하려고 노력했지만,
감정의 세심한 교류까지는 외면했어요...
남편에게 난 당신에게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라는 어떤 시위같은 표현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런 감정에 대해 시어머니도 단단히 한몫을 하시긴했구요..
여전히 육아는 어렵지만 둘째가 7살이 되면서 조금씩 숨통이 좀 트이기 시작하면서,,
이제 막 40대 중후반으로 들어서는 남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말로만 하는 힘내.. 라는 것으로는 부족한 어떤 감정의 교류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남편이 좀 안쓰러워지면서,, 저도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들 일찍 재우고 우리 맥주마시는 건 어때? (제가 집에서 술마시는 걸 좀 싫어했어요)
라고 제안을 해서 한두세달 전부터 웃긴 성드립도 하고,, 대놓고 애교도 부려보고 (아직 제가 좀 어색합니다)
뽀뽀해주면 고개도 꺽어보고,, 등등,,, 제딴에도 노력?이란 걸 하니,,, 남편도 좋아하는게 느껴졌어요..
근데 저는 하면서도 아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은 좀 들었어요..ㅜ ㅜ.
주말에 아이들 재우고 한잔 하면서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하는 중에,,
남편이 친하게 지내던 어떤 사람과 사이가 좀 틀어져서 힘들다.. 전 애쓰지 말아라,, 이야기 하면서,,
저: 내가 우리 팀에서 당신 이야기 진짜 많이해.. 다들 엄청 자상하다고 하잖아.. (과장이어요.. ㅋㅋ)
근데 내가 그러지... 우리 남편은 나여서가 아니라 어떤 여자를 만났더라도 자상할 사람이다.
당신은 천성이 누군가를 미워할만한 사람이 아니야... 그러니 그 사람은 지금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인연이 끝날
사람이 었던 것같아. 이 정도에서 이렇게 끝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 너무 애쓰지 말고 지내봐...
남편 : 아닌데,,,
저: 응?? 뭐가?
남편 : 난 너라서,, 그런건데...
저 : 응?
남편 : 난 너라서 이렇게 사는 거라고,,, 너라서 자상하고,, 너라서 너만보고,, 그렇게 사는거라고......
가끔 너는 나라서 이런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맥도 빠지지만,
.. 내가 널 훨씬 더 사랑하는게....내 맘이 더 편해...
ㅜ.ㅜ
저 순간 심쿵했어요.. 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진심으로 남편을 대해야겠다고,, 맹세한 밤이 었답니다요..
당황해서,, 대꾸하지 못했지만,, 다음엔 제가 남편에게 저렇게 이야기 해주려구요..
마무리를 어떻게 <> 자랑글 죄송,,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