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

유년기 기억 조회수 : 921
작성일 : 2018-06-20 15:39:41

알쓸신잡 시즌 1 몇 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사도세자와 영조 얘기가 나온 편이었어요.


유년기에 작고 소소한 좋은 기억들이 많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힘든 시기가 와도 어려서 좋았던 기억이 행복으로 남아


고난을 잘 견뎌내고 살아나간다면서 각자 어려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얘기했던 장면이 있었어요.


참 공감이 갔던 대목이었든요.. 일찍 아버지를 사고로 여의고, 그 뒤엔 매사 부정적이고, 냉정했던 어머니 밑에서


정신적으로 참 힘들었어요.  남편없이 자식 키우느라 너무 힘들었던 어머니를 이제는 이해하지만, 한편으론


원망하면서 크기도 했어요.


그때마다 겨우 8년간이었지만, 아버지가 주셨던 사랑의 기억으로 지금까지 제가 긍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것 같아요.


엄마 안계실때 밥 차려주시면서 어린 동생들 무릎에 앉혀놓고 반찬 얹어주시고, 자식들 밥상에 흘린 밥, 반찬


아버지가 다 드시면서, '엄마가 해준 밥보다 아빠가 해준게 더 맛있지? ' 하시면서 웃던 아버지


한여름 어느 공원에 놀러가서 '00야...사진 찍어줄테니까 마음에 드는곳에 가봐...' 라며 사진찍어주시던 아버지


자식들이 떼쓰고 울어도 항상 웃으면서 달래고, 자상하게 타이르던 아버지 모습..꽃과 나무를 좋아하셔서


지금도 친정집 앨범에 보면 각종 꽃과 함게 사진 찍은 아버지 모습, 엄마 속옷까지 사서 챙겨주시고,


같이 살던 외할머니, 이모한테까지 늘 신경쓰고 잘해주셨어요.


아버지 사고로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 친구분들 20년 넘게 아버지 제사때마다 찾아오셨고, 외할머니는


세상에 니 아버지같은 사람은 없었다고...얼마나 사람들한테 잘하고...너 태어나자마자 하늘에서 떨어졌나..


맏딸이라고 이뻐해도 그렇게 이뻐할수가 없었다네요.  거기다 돈도 잘 버셔서 어머니는 정말 편하게 사셨대요..


아버지가 남긴 재산 사기당하고 장사 2번해서 다 실패후 단칸방에 살면서, 기초수급자로 살기도 했지만,


한 번도 좌절을 해보진 않았어요.  결혼해서도 고된 시집살이, 사업실패로 몇 억의 빚더미에 올라서 살아도


부정적으로 생각해본적도 없었고,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서 이겨내야겠단 생각으로 살았어요.


남편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때도 다독여가면서 사니, 남편이 이렇게 당차고 씩씩할줄 몰랐다고 하대요.


아마도..아버지가 어려서 저에게 보여주셨던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이 제가 힘들때마다 버티게 해준 힘이었던것


같아요. 지금은 그 빚 다 갚고, 분가도 했고, 잘 살아가고 있어요.


오늘따라 아버지가 참 그립네요...





IP : 124.53.xxx.8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8.6.20 3:40 PM (124.53.xxx.89)

    알쓸신잡 시즌 2였네요..

  • 2. ㅇㅇ
    '18.6.20 4:03 PM (218.152.xxx.112)

    저도 어렸을때 아빠랑 좋았던 추억이 많아요
    지금 나이드시고 세상 풍파에 성격이 옛날이랑 많이 달라지셨지만
    어렸을때 정말 따뜻하고 자상하고 헌신적으로 날 위해 무엇이든 해주는 아빠였거든요
    아빠 쉬시는 날 외가일로 바쁜 엄마대신 아빠랑 둘이 고궁이며 놀이공원이며 극장이며 놀러 다녔던 것도 생각나고
    어렸을때 좋았던 기억이 지금까지도 영향이 있는게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모두의 천덕꾸러기가 되었지만ㅋㅋ 만일 나에게 좋은 면이 있다면 자랄때 그건 가족과 주위 사람등에게 받은 사랑 때문인것 같아요

  • 3. 어쩌면
    '18.6.20 6:18 PM (124.53.xxx.131)

    한 개인이 일생을 살면서 받게 되는
    사랑도 미움도 복도 불운도 일정량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7401 애들 저녁 도시락 싸시는 분 계시는지요? 7 애들 저녁 .. 2018/10/25 2,006
867400 별 보러 가지 않을래..... 9 마중물 2018/10/25 2,926
867399 흰색 면티 세탁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ㅇㅇ 2018/10/25 2,599
867398 kbs 온라인으로 실시간 해외에서 보려면 로그인을 해야하나요? 2 ㅇㅇ 2018/10/25 551
867397 가끔 가정부된 기분,,이럴줄 알았으면 14 익며 2018/10/25 5,328
867396 꼬막 삶은게 어마무시 맛있는거군요 ! 14 사랑해꼬막 2018/10/25 6,519
867395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격 일제히 하락···'-0.02~-.. 11 집값 하락 2018/10/25 2,661
867394 박일도는 진짜 안내상일까요? 6 2018/10/25 2,657
867393 말 짧은 중딩 아들 대화법 3 속터져 2018/10/25 1,703
867392 끔찍하네요. 방사능 아파트.. 4 화강석 2018/10/25 5,098
867391 (급질) 빛바랜 패딩 드라이하면 다시 돌아올까요? 10 미치겠는 2018/10/25 2,730
867390 반신욕을 하고 나면.. 17 .. 2018/10/25 7,986
867389 인간극장보고 노인에 대한 대우.. 9 늙는다는건 2018/10/25 6,206
867388 졸업한지 꽤 됐는데 대학교 찾아가 진로 상담 3 ........ 2018/10/25 1,079
867387 고등 교복 셔츠 소매 때 다들 어떻게 지우세요? 16 건강맘 2018/10/25 2,937
867386 이것이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유은혜인터뷰) 5 이것이 2018/10/25 1,130
867385 무서운 꿈 1 불안 2018/10/25 651
867384 제 경우 이혼시 남편과 집을 팔아 나누나요? 16 ㅇㅇ 2018/10/25 6,092
867383 행정고시와 임용고시.. 12 ㅇㅇ 2018/10/25 5,007
867382 새벽에 꼭 소변을 보네요 2 ㅡㅜ 2018/10/25 2,816
867381 염색 후 자란 머리 마스카라 활용 2 깡총 2018/10/25 2,949
867380 장조림을 기름많은고기로 해도 될까요? 15 고민 2018/10/25 1,724
867379 지금 스포트라이트 틀었는데요 욕실에서 방사능이 나온다는데 7 참나 2018/10/25 3,444
867378 운전할 때 깜빡이 안켜는 사람들 진짜 싫어요.. 8 아진짜 2018/10/25 2,149
867377 옛날게임인데 아시는분..? 6 ^^ 2018/10/25 1,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