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올해 52이고 작년 연말에 은퇴했어요.
사실 프리랜서라 은퇴가 따로 있는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일을 그만뒀습니다.
지금 6개월이 지났는데... 한마디로 생활이 엉망이에요.
몸도 쳐지고 생각도 늘어지고 너무나 게으르고 나태해졌어요.
처음엔 이 자유를 누리자 난 쉬어도 돼 하며 늘어져있는 나를 합리화했는데
이젠 타성이 붙어버린것 같아요.
근데 부지런해지고 싶다가도... 딱히 할 일이 없어요.
일주일에 두번 취미생활 하느라 오전에 두어시간 외출하는 것 빼고는 할일이 없는거예요.
못본 드라마 영화 챙겨 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더이상은 할게 없네요.
눈 아파서 책도 보기 힘들고요.
집안살림 뭐 먹는것 만드는거 빼고는 청소건 빨래건 사실 매일 안해도 되잖아요.
먹는것도 귀찮으면 외식하고....
막내가 수험생이라 그 애 신경쓰는것만으로 벅차니까......
아, 그런데 참 괴롭네요.
집에서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하고 바쁜 남편을 보면 내가 너무 루저같고....
그동안 돈 열심히 벌때는 바빠서 쇼핑같은것도 못했는데
일 그만두고 나니 이제 손이 떨려서 뭐 사고 싶지도 않고.
무엇보다 앞으로 뭘해야할지, 이대로 그냥 늙어가는건지.... 암울합니다.
은퇴하신분들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계획하고 꾸려가시나요?
저는 너무 계획없이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맞이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