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울타리 장미가 허드러진 길에서
옅은 노랑 나비가 길가던 제 코 끝에서 아른대다가 날아 가는데
저는 순간 멍 해서 그 아이를 눈 끝까지 쫒았더랬습니다.
울 강인가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쏟구칩니다.
현충일에 아이를 보냈습니다. 그 전날부터는 피오줌을 계속 쏟아 냈습니다.
현충일 아침에 전복을 좀 많이 넣고 죽을 끓였지요.
먼저 아이부터 먹이고
남편이랑 저랑 작은 형아도 먹었습니다.
큰 형아는 지방에 있고 아이를 보내고 나서 연락을 줬습니다.
네 식구가 아침으로 전복죽을 먹고
울 강이와 이승에서의 마지막을 가슴에 안았습니다.
말랑말랑하고 노곤해진 내 아이를 평소 지가 깔고 덮던
토끼, 곰, 눈사람이 그려진 타올에 싸서 안고
가장 긴 세월동안 입었던 낡고 익숙한 옷을 입혀서 묻었습니다.
큰 잣나무 두그루 사이에
눈을 들면 앞에 저수지 물이 먼발치서 넘실대는 곳에서
울 강이는 나무가 될거랍니다.
강아
너는 다음 생에 그 어떤 몸도 받지 말아라.
바람이 되거라
나무가 되거라
나무가 되면 엄마가 찾아 가서 어루만질테고
바람이 되면 가끔씩 엄마 곁에 와 주기도 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