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박사의 페북 글입니다.
6.13 지방선거가 하루빨리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 심장이, 온 몸이, 쉬지않고 바늘로 찔리는 것처럼 고통스러워서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심장이 조이고 악몽에 시달리는 시간이어서다. 안산에 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지금 그렇다. 선거라는 제도를 악용해 납골당 반대 프레임 공세를 펼치는 일부 야당(구체적으론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끔찍한 작태 때문이다. 그들의 말은 이미 사람의 말이 아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생명체의 살점을 뜯어 발기려는 하이에나떼의 사악한 으르렁거림이다.
그들은 을 '납골당'이라 난도질한다. 이 화랑유원지 17만평 전부에 들어서는 것처럼 기만하지만 실제론 17만평 중 7천평(3.7%)이다. 봉안시설은 200평(0.1%)에 불과하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조차 남루하다. 지난 4년 부지를 아이들이 뛰놀던 화랑유원지에 조성하기 위해서 유가족들은 시퍼렇게 멍이 든 가슴으로 안산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미소짓고 보듬고 봉사하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타당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험난하고 눈물겨운 과정을 거쳐 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낸 게 얼마 전이다.
안산지역의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출마자들은 연합정당처럼 그 사회적 합의를 백지화시키는 걸 최대의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다른 공약은 없고 오로지 납골당 백지화만이 공약이라는 후보도 있을 정도다. 납골당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선거홍보물에 찍어 돌리고 유가족이 다니는 성당과 교회에서 단상에 올라 납골당 결사 반대를 외친다. 하다하다 엄마의 마음으로 출마했다는 한 후보는 납골당을 반대한다며 '집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안 묻지 않습니까?' 묻는다. 4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머리채 잡힌 사람처럼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으로 끌려가는 부모들 앞에서 아아, 이게 어떻게 사람의 말인가. 엄마의 말은 더더구나 아니다.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고 더불어 민주당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내용이었다는 해명은 억장이 무너진다.
정치의 가면을 쓰고 선거라는 제도의 뒤에 숨고 여론을 대변한다는 공약의 탈을 쓰고 전략 운운하지만, 아니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 내가 유리한 입장에 서기 위해 상처입고 쓰러진 누군가를 확인사살하는 게 무슨 정치인가. 살인청부업자에 버금가는 종자들일 뿐이다. 선거철이라는 이유로 나치의 유대인 절멸과 하등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 버젓이 플래카드나 선거 공보물에 등장해도 아무 뒷탈이 없는 게 선거라면 그건 이미 선거가 아니다. 공정한 룰이 없는 협잡꾼들의 흥정일 따름이다. 내 이웃이기도 한 아이 잃은 부모의 심장을 대바늘로 찔러대는 게 가장 강력한 공약이라면 그건 이미 공약이 아니다. 하이에나떼의 게걸스러운 침흘림이다. 지지자를 결집시키기 위해서 남의 목숨이라도 끊어내는 게 가장 강력한 전략이라면 그건 이미 전략이 아니다. 더럽고 야비한 자기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세월호는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참사였다. 사고 후에 벌어진 유가족에 대한 조롱이나 압박, 펨훼는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대참사였다. 그것을 생생하게 목도한 이들은 이웃으로서 무기력과 죄책감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공분했다. 그 결과 대참사의 원흉인 정권마저 무너뜨리고 촛불혁명을 완성했다. 그 기저엔 개별적 생명에 대한 경외와 연대가 있었다. 그 끔찍했던 반 생명적 작태를 선거를 이용해 다시 악몽처럼 재현하려는 세력은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사람의 집단이 아니다. 응징해야 할 반 인륜적 적폐세력일 따름이다. 표로 심판한다 따위론 성이 안 찬다. 좀 과격하게 말하자. 개(만도 못한)종자들이다. 지랄총량의 법칙처럼 댓가총량의 법칙이 있다. 부메랑없는 삶이 어디 있나. 어느 순간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댓가를 치루게 된다.
할 수만 있다면, 안산 지역에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 모든 선거운동을 중지시키는 깜깜이 선거를 했으면 싶다. 그깟 선거가, 그깟 지방자치제의 정착이 고통받는 이들의 영혼을 갈가리 찢기는 걸 막는 것보다 더 중요한가 싶은 심정이다. 안 중요하다. 사람이 없는 민주주의가 혹은 제도 정착이 다 무슨 소용인가.
나는 지난 연말 이 화랑유원지로 결정되기를 바라는 칼럼을 쓰면서 선량한 대다수의 안산시민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동의할 수 없고 약간 억울한 마음을 가진 안산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유가족들은 원하는 모든 걸 이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 알다시피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다 가졌어도 결국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다. 영구박탈을 당한 사람들이다."
영구박탈 당한 부모들의 심장을 바늘로 찌르는 반 인륜적 작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착한 사람이 복 받는 것도 정의지만 나쁜 놈을 철저히 응징하는 것은 더 정의다. 생명과 안전의 도시 안산에서 그런 정의가 실천되길 바라고 또 바란다. 이건 아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명수박사의 글을 옮겨봅니다.
bluebell 조회수 : 463
작성일 : 2018-06-05 08:48:48
IP : 122.32.xxx.15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와
'18.6.5 10:29 AM (49.161.xxx.193)필력이 대단하네요. 감동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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