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를 낳고 보니

... 조회수 : 3,608
작성일 : 2018-05-28 12:34:39

어제는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탔는데, 정말 엘베 없는 역에서 신랑과 둘이 끙끙대며 유모차를 들어올렸는데 평소에는 둘이 달랑달랑 걷던 그 길이 그렇게 멀더라구요.


잠깐 3개월 쉬었다가 나왔을 뿐인데 그 사이에 연말에 받는 고과는 바닥깔아서 승진도 안되고, 연봉인상도 안되고,

(그건 그렇다 칩니다.)

정말 좋은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는 제가 인수인계하면서 넘긴 후배가 받아갔구요 : ) (이건 그 친구 운인가봐요)


저는 돌아왔는데 그냥 이제는 모든 게 싫고 의욕이 없어졌어요.

아이 낳고 산후 우울증도 있어서 너무 힘들었는데 집에 있어도 힘들었고, 회사 나와도 힘들고. 마음 어디 둘 한 곳이 없어서 내내 우울해요.



아이 낳기 전엔 회사도 좋았고 커리어도 잘 쌓았고 내 인생이 참 좋구나.. 했었는데 아이 낳으면서 그냥 싹 망가져 버린 느낌이네요. 이런 건줄 미리 알았더라면 아이를 낳지 말걸 후회도 했었고. 전 아이 낳기 전에 인생이 너무 행복했어서 그런가봐요. (전 뭔가 하면 실패가 없었어요. 집안 환경도 좋았고, 지금도 일 하지 말고 쉬어도 되지만.. 그만두고 나면 진짜 마음이 너무 헛헛해질 것 같아서 회사 나왔는데 요즘은 관둘까도 고민해 봅니다.)


언젠가 이런 시간이 가고 또 다시 예전처럼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으네요.


그냥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날이 너무 좋아서 한탄해 봅니다.




IP : 202.20.xxx.21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5.28 12:57 PM (117.123.xxx.188)

    누구나 인생이 탄탄대로만 잇으면 재미가 잇겟습니까
    슬럼프를 다시 딛고 일어나서 올라가면 더 보람되겟죠
    아이낳은 게 문제가 아니고 그때 그런거엿겟죠

    마음 추스리시고 아이 사랑 많이 주세요
    아이를 성인으로 만드는 거 엄청 힘들고 대단한 일이에요
    엄마는 위대하다잖아요

  • 2.
    '18.5.28 1:22 PM (175.117.xxx.158)

    사람하나 세상에 만들어 내놓기가 ᆢ고행없이 될리가요 내꺼는 다사치고 다들이부어도 공부못하고 속뒤집는 자식도 허다합니다 감성적인건 별로 도움이 안되네요 애밥ㆍ공부ㆍ학원 ㆍ사계절에 옷사다나르고 ᆢ희생이제시작이죠

  • 3. Ho
    '18.5.28 1:26 PM (221.157.xxx.144)

    힘내세요 ㅠㅠ 저 근데, 애는 별로 안 이쁜가요?

    - 궁금한 미혼녀

  • 4. ...
    '18.5.28 1:33 PM (202.20.xxx.210)

    Ho님.

    저는 우울증이라 그런가 애기가 그냥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아기는 정말 준비가 많이 되고 사랑할 마음이 가득한 상태에서 가져도 힘든 것. 그래요. : ) 아주 예쁘게 보일 때도 있어요.
    저는 모성애를 모든 사람이 장착하고 있는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아기 낳고선 깨달았어요. 아이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어요!

  • 5. ...
    '18.5.28 1:35 PM (202.20.xxx.210)

    ..님. 희생은 시작이죠. : )
    다행히 전 금전적인 건 문제가 전혀 안 되구요. 진짜 이 아이 노후까지 제가 다 책임질 수 있는데. 그냥 뭔가 딱 쉬면서 끊어진 것들이 복구가 안되는 느낌이 있더라구요.

    금전적인 건 모르겠는데.. 아이가 나와 생각이 너무 달라서 마음을 아프게 하면 그 때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해봐야죠.

  • 6. 궁금2
    '18.5.28 1:35 PM (223.62.xxx.31)

    종종 인터넷에 올라오는 출산 육아의 힘듬을 토로하는 글과 주변에 어린 아이 키우는 분들 보면 아이 낳고 싶다는 생각이 싹 없어지는 늙은 새댁인데요, 아이 낳겠다는 결심은 왜 드셨는지 궁금해요. 이렇게 힘들지 전혀 예상 못하셨는지..

  • 7. ...
    '18.5.28 1:37 PM (202.20.xxx.210)

    愛님 따뜻한 말 감사해요.

    전 이제 회사는 좀 맘이 떴구요. 다른 일 해보려고요 : )
    그래도 다른 걸 쉽게 다시 해볼 수 있고 뭔가 또 다른 길을 가는 느낌이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모든 아이들의 엄마는 위대하다는 걸 이제서야 느끼네요.

  • 8. www1212
    '18.5.28 1:42 PM (202.20.xxx.210)

    궁금2님.

    전 결혼하고 한참해서 아기를 가졌는데 조카가 굉장히 예뻐보였어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엔 양가에서 굉장히 많이 원했던 경우죠. (지금도 너무 예뻐해요, 어른들이)
    특히나 저는 제가 양가에서 물려 받은/받을 것들이 많은데 엄마가 매번 그랬어요ㅋㅋ 나이들어 금전적으로 여유로워도 자식 없으면 외롭고 그렇다고. 본인은 자식 낳은 게 본인이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육아는 힘들지 않구요. 아이 낳고 직후부터 입주 시터가 주말까지 같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인데.. 저는 육아가 힘든 것 보다는 그냥 내 생활을 깨고 뭔가 바뀌고 족쇄같이 뭔가 나를 매는 느낌이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본인의 지금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행복하다면 그걸 송두리째 바꾸는 건 좀 생각을 해봐야 되는 문제인 것 같아요.

  • 9. Ho
    '18.5.28 1:44 PM (221.157.xxx.144)

    답글 감사해요. 애기가 말문 트이고 엄마랑 소통이 가능하기 시작하면 또 엄청 예뻐진다고 하는 얘기도 들은 적 있어요. 좋은 때가 올거에요 화이팅~

  • 10. 궁금2
    '18.5.28 1:46 PM (223.62.xxx.31)

    저는 양가 어른들이 아이 원하시는데 족쇄같은 책임감 때문에 아이 낳기가 많이 망설여지는 상태여서 실례되는 질문 드렸네요. 이미 노산인데다가 경제력도 그저 그렇고요. 조언 감사합니다.

  • 11. www1212
    '18.5.28 1:49 PM (202.20.xxx.210) - 삭제된댓글

    궁금2님.
    그런 상황이라면 진짜 꼭 고민해 보셔야 되요.
    저는 입주시터랑 있는 것도 힘들구요(아무래도 가족아닌 타인과 24시간 산다는 게 쉽지 않구요.)

    저는 아이 낳기 전에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활동이 많은 사람이었거든요. 눈 떠서 눈 감기까지 단 1초도 멍때리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빡빡하게 살았어요. 그게 좋았구요. 저 같은 사람은 아이 없이도 충분한 사람이었는데.. 하나님이 저한테 너무 많은 걸 쉽게 주셨단 생각이 들어요 ㅎㅎㅎ 진짜 단 한번의 시도에 이렇게 아기도 쉽게 생긴 걸 보니 -_-;;;

  • 12. ㅡㅡㅡㅡ
    '18.5.28 3:48 PM (223.32.xxx.218)

    고작 석달로 갑자기 안좋아지는 경우 없어요
    그 이전 원글님이 잘한다고 생각했던건 혼자만의 평가

  • 13. 행복이 온다면
    '18.5.28 4:40 PM (122.35.xxx.146)

    예전에는 모르던 행복이 올꺼에요
    남은 모르는 나만의 행복이요

    그래도 님은 조리있게 잘 쓰셨네요
    이런저런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던
    10여년전 제가 떠오릅니다

  • 14. ...
    '18.5.28 5:48 PM (202.20.xxx.210)

    ㅡㅡㅡㅡ님 변명 같지만, 저 3년 연속 최고 평가에 상도 받았어요. 직전 3년 동안.. 정말 탄탄했었죠. 뭐 임신하고 진짜 못했었던 것도 아니고 나름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다 하며 참았는데 섭섭하네요. 혼자만의 평가라니.. 더 우울해집니다 ㅎㅎ

    행복이 온다면 님 따뜻한 조언 감사해요.
    따뜻한 말을 해주시는 님에게 더 따뜻한 행복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 )

  • 15. 니마
    '18.5.28 9:33 PM (125.130.xxx.221)

    19개월 아들 엄마에요. 혼자 작은 사무실 운영하느라 제왕절개하고 출산한 다음날에도 고객하고 전화에 카톡에 조리원에서도 일했어요. 출산하고 1년 반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잘 생각이 안나고 며칠째 어깨랑 팔이 아파요 ㅠㅠ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아들이 ‘엄마~’ 하고 부르면 벌떡 일어나지고 감기걸려 기침하는데 그 기침 저 달라고 기도했어요
    이제 일하면서 육아 하는것도 익숙해졌고 남편하고 애기 재우고 이야기도 좀 할수 있고 무엇보다 아기가 커가면서 웃을 일이 많아져요.

    천천히 어딜 둘러볼 시간은 없지만 아기와 함께하는 새로운 것들로 행복해질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5840 피아트500 오래타신 분들께 궁금해요. 2 궁금 2018/07/25 3,204
835839 운동이 약이예요 10 날씨가 2018/07/25 5,518
835838 노회찬 의원님께 돈 건냈다는 도변호사요 8 ... 2018/07/25 4,703
835837 사업자신용카드 추천 그리고 직원퇴직금은 어떻게 2018/07/25 395
835836 난민법 폐지 ,무사증 폐지 국회 법안발의 의견등록요망 뽀로뽀사탕 2018/07/25 429
835835 민주당은 야성을 다 잃어버렸나요? 13 ㅇㅇ 2018/07/25 1,840
835834 폴로 원피스 염색해도 될까요? 3 ㅇㅇ 2018/07/25 1,214
835833 친구아들 고3선물요 3 고3 2018/07/25 1,157
835832 페이약사 급여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나요? 2 dma 2018/07/25 2,082
835831 초3 여아 생일파티 조언을 구합니다. 5 고민 2018/07/25 1,369
835830 조그만 옷가게바닥을 보면 페인트칠이 되어 있던데요 3 그냥요 2018/07/25 2,182
835829 스벅 기프티콘으로 결제해도 별주나요? 2 dd 2018/07/25 1,452
835828 사주에서 결혼수가 있다고 하는데요 5 2018/07/25 2,584
835827 이재명, 성남시장 첫 출마 1년 뒤 조폭사건 수임. 6 안남시장 2018/07/25 1,643
835826 고기와 밀가루 끊어보신 분 2 금양체질 2018/07/25 1,418
835825 어바나 샴페인 사시는 분 18 uiuc 2018/07/25 4,782
835824 아파트 청약 공고전에 입금이 완료 되어야 하나요? 9 .... 2018/07/25 2,514
835823 경기남부경찰청장 허경렬·부산경찰청장 박운대 3 속보 2018/07/25 914
835822 자영업하시는 분들 카드결제하면 금액만 뜨나요 3 .... 2018/07/25 1,306
835821 민주주의자들 너무 무서워 15 ........ 2018/07/25 1,585
835820 당당한 주진우? 48 기자정신 2018/07/25 4,683
835819 피의 사실 공표로 노의원 문제 터트린 거면 드루킹특검아.. 2018/07/25 612
835818 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 재밌게 듣는 요령 좀 알려주세요. 10 2018/07/25 946
835817 홍수아? 7 저넝서 2018/07/25 2,774
835816 깨진 전신거울 어찌버려야되나요 5 바닐라향기 2018/07/25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