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첫 시험 성적표가 나왔을텐데 안보여주고 있어요.
안 보여주는 거 보니까 잘 한 건 아닐텐데
근데 너무 해맑고 즐거워요. 걱정이 없어보여요.
일반고 여고생이 한가해도 너무 한가해서
5월 4일 중간고사 끝난 이후로 단 하나 다니는 수학학원 숙제 외에는
공부란 것은 전혀 안하고 있고 취미생활에만 몰두하고 있어요.
학교에선 비교과를 위한 각종 대회가 이 틈을 타 진행 중인데
자기는 정시로 가겠다고 일찌감치 중간고사 망치기도 전에 선언하고선
단 하나도 참가하질 않아요.
제가 에둘러 권해보면 아주 쿨하게 지구 반대편 일인듯 얘기합니다.
저는 중고등때 시험 못보면 엄마 보기 무섭고 죄송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는데
얘는 언제나 너무 당당하고 자연스럽고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본인이 속상해 하는 것도 아니고...
뭐 한마디로 뇌가 청순해~ 라고 할 수도 있으나
다른 면에서도 그렇게 단순하고 낙천적인 애는 아니거든요...
컨셉일까요?
오늘은 성적표를 내놔라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공부를 못하는 애가 아니라서, 또 안하는 것도 아니고
성실하고 모범적인 앤데 현실인식에 있어선 백치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