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느그 엄니

시 한편 조회수 : 1,314
작성일 : 2018-05-16 00:00:47

느그 엄니

                         위성유


느그 엄니 같은 그런 사람

이 시상 천지에 없을 것인께

느그 엄니한테 잘 하그라잉


봄이면 느그 엄니는

남의 비닐하우스에 딸기를 따면서 땀으로 샤워를 했어야


여름이면 느그 엄니는

한나절은 고추 따러 밭에서 살고

한나절은 까슬까슬한 보리수염에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당께


가을이면 느그 엄니는

논둑길에 앉아 깔을 베고 피를 뽑고

떨어진 벼 이삭 하나라도 주우려고 허리가 성할 날이 없었어야


겨울이면 느그 엄니는

바닷바람 쬐며 미역 공장에 미역 따러 줄기차게 다녔당께


알제 한 푼이라도 벌라고

죽도록 고생만 하고 산 느그 엄니


느그 엄니는야

시방 팔순 줄에도 서울 사는 지 새끼들

뭐 하나라도 먹이려고 기억자 된 허리로

텃밭 일궈 옥찌시도 가지도 심었어야


느그들이 엄니 속을 알면 잘 해야제

느그 엄니한테 잘 하그라잉

느그 엄니 인생은 애당초 없었당께

느그들이 느그 엄니 인생이었당께  

------------------------------------------------------------


지인께서  두번째 시집을 내셨어요,

선물받은 시집과 퇴근길을 함께 하다  몇 편의 시 앞에서 눈물 지으며 잡으로 돌아왔네요.

저는 서울 사람인지라 울 엄마는 시와 같은 어머니의 삶은 아니었지만,

마음만은 우리 엄마도 저러시지 싶고, 한편으로서는 엄마로서의 내 모습도 생각해 보고...


출판된 시집을 제가 샀었어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작가에게 선물로 받고  

우선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주변 분들에게 작가의 시 한편 소개하는 일인거 같아

잠들기 전 살짝.. 작가의 시 한편 내려 놓고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IP : 36.39.xxx.23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야나
    '18.5.16 12:03 AM (125.177.xxx.147)

    어휴 울엄마 인생이네요ㅜㅜ

  • 2. 꽃보다사람
    '18.5.16 12:09 AM (114.205.xxx.151)

    감동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4707 그럴필요없다 ~~~이서진 9 tree1 2018/07/22 4,869
834706 25살 꿈많은 청년이 태국까지 끌려가서 맞아죽었어요. 40 성남경찰서 2018/07/22 8,203
834705 에어컨 멀티탭이 자꾸 꺼져요 17 2018/07/22 11,081
834704 그알 제보자, 어제 깐건 제보의 10% 정도.jpg 6 어흑 2018/07/22 3,550
834703 오늘 낮에 스타벅스에 간 일 13 2018/07/22 11,181
834702 냉동실 성에제거하다가 퍽소리나고 램프꺼졌는데 3 나옹 2018/07/22 2,724
834701 옆집 강아지가 너무 울어요. ㅠㅠ 1 더운데..... 2018/07/22 1,410
834700 남편이 갑자기 살이 빠지는데 걱정되요.. 19 2018/07/22 7,366
834699 제평 내일부터 세일 맞나요? 5 세일 2018/07/22 2,474
834698 엘리베이터 아주머니..... 7 30대 2018/07/22 3,191
834697 그알 팀에게 방송 감사표시 합시다. 14 경기도민 2018/07/22 1,982
834696 목동인데 지금 저희 아파트 정전... 14 정전.. 2018/07/22 6,289
834695 경기남부 경찰서에서 혜경궁김씨 수사하죠? 10 그알 2018/07/22 1,424
834694 권당이 후보들에게 질의서 보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표서.. 2018/07/22 282
834693 경기남부) 지금 에어컨 끄고 문 열고 있을만한가요? 10 ........ 2018/07/22 2,328
834692 개좋아하면 개짖는소리도 안거슬리겠죠 5 얼음 2018/07/22 813
834691 데미안에서 데미안 죽나요? 8 어머나 2018/07/22 3,791
834690 74년 범띠들아 잘지내지 24 ... 2018/07/22 3,526
834689 지구에서 인간이 사라져버렸음 9 지두 2018/07/22 1,710
834688 집 보증금이 늦게 빠질경우 월세는 어떻게 되나요 1 soy 2018/07/22 604
834687 이재명, 은수미 사퇴 청와대 청원 28 또릿또릿 2018/07/22 2,445
834686 여자 30살이면 5 ㅐᆞ 2018/07/22 2,577
834685 군인 김수현 19 심쿵 군인 2018/07/22 5,055
834684 아파트 살다 원룸주택가로 이사왔는데 ㅜㅜ 못살겠어요 25 드림카카오 2018/07/22 24,542
834683 쟁반 냉면 기억하세요? 1 아 먹고싶다.. 2018/07/22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