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느그 엄니

시 한편 조회수 : 1,280
작성일 : 2018-05-16 00:00:47

느그 엄니

                         위성유


느그 엄니 같은 그런 사람

이 시상 천지에 없을 것인께

느그 엄니한테 잘 하그라잉


봄이면 느그 엄니는

남의 비닐하우스에 딸기를 따면서 땀으로 샤워를 했어야


여름이면 느그 엄니는

한나절은 고추 따러 밭에서 살고

한나절은 까슬까슬한 보리수염에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당께


가을이면 느그 엄니는

논둑길에 앉아 깔을 베고 피를 뽑고

떨어진 벼 이삭 하나라도 주우려고 허리가 성할 날이 없었어야


겨울이면 느그 엄니는

바닷바람 쬐며 미역 공장에 미역 따러 줄기차게 다녔당께


알제 한 푼이라도 벌라고

죽도록 고생만 하고 산 느그 엄니


느그 엄니는야

시방 팔순 줄에도 서울 사는 지 새끼들

뭐 하나라도 먹이려고 기억자 된 허리로

텃밭 일궈 옥찌시도 가지도 심었어야


느그들이 엄니 속을 알면 잘 해야제

느그 엄니한테 잘 하그라잉

느그 엄니 인생은 애당초 없었당께

느그들이 느그 엄니 인생이었당께  

------------------------------------------------------------


지인께서  두번째 시집을 내셨어요,

선물받은 시집과 퇴근길을 함께 하다  몇 편의 시 앞에서 눈물 지으며 잡으로 돌아왔네요.

저는 서울 사람인지라 울 엄마는 시와 같은 어머니의 삶은 아니었지만,

마음만은 우리 엄마도 저러시지 싶고, 한편으로서는 엄마로서의 내 모습도 생각해 보고...


출판된 시집을 제가 샀었어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작가에게 선물로 받고  

우선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주변 분들에게 작가의 시 한편 소개하는 일인거 같아

잠들기 전 살짝.. 작가의 시 한편 내려 놓고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IP : 36.39.xxx.23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야나
    '18.5.16 12:03 AM (125.177.xxx.147)

    어휴 울엄마 인생이네요ㅜㅜ

  • 2. 꽃보다사람
    '18.5.16 12:09 AM (114.205.xxx.151)

    감동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1590 스스로 건강지키고싶은게 그렇게 이상한건가요.. 9 음.. 2018/05/16 2,653
811589 트레이너들 눈썰미 대단하네요 3 2018/05/16 6,070
811588 군 입대월 3 의무 2018/05/16 755
811587 비오는데 뭐하고 계세요 22 소나기 2018/05/16 3,452
811586 무기도 없는 민간인들 수천명 사망 2 악의 축은 .. 2018/05/16 1,049
811585 자기 전공분야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9 2018/05/16 1,879
811584 집에서 6세 3세 아이들과 할만한 보드게임류가 있을까요? 6 보드게임 2018/05/16 962
811583 북한도 열받을만 하네요 44 2018/05/16 6,490
811582 필라테스 기구, 매트 시작전에 개인이 닦고 하시나요? 5 필라테스 2018/05/16 2,247
811581 특목고에서 중간 정도 하는 애들도 연고대 들어가나요? 9 보통 2018/05/16 3,010
811580 완전히 해동된 다진 마늘을 다시 냉동해도 될까요? 2 11 2018/05/16 1,546
811579 미용실에서 쓰는 샴푸는 다른가요? 4 궁금해요 2018/05/16 3,145
811578 경기도 선거감시활동 많이 해야겠어요 3 런재명 2018/05/16 523
811577 아침 김제동 라디오 아쉽네요 24 아쉽 2018/05/16 6,541
811576 차라리 남후보가 우리 둘 같이 그만두자 하면.. 4 기가찬다 2018/05/16 639
811575 남편이 돈관리를 하는데, 좀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20 00 2018/05/16 5,094
811574 보이스피싱 무더기 검거 도운 경찰 준비생 2 대단하다 2018/05/16 772
811573 못참고.. 에어컨 첫 가동했네요... 11 습기 2018/05/16 2,145
811572 직장인인데 인생바지 추천 좀 해주세요. 4 고민 2018/05/16 1,899
811571 행동하는 양심) 혜경궁 신고합시다! 신고방법 골라보세요. 4 런재명 2018/05/16 649
811570 전 가끔 아침에 일어났을때 남편이 예전에 한말이 떠올라요 4 앙심 2018/05/16 2,095
811569 동물병원의 재미있는 풍경 하나 8 2018/05/16 2,174
811568 서울 초등6학년 수련회 23만원? 18 오로라리 2018/05/16 2,129
811567 민변, 민주당 - 당신들 입으로 인권을 말하지 말라 11 길벗1 2018/05/16 1,003
811566 성수기 콘도 예약 방법 2 방학준비 2018/05/16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