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힘들때 오히려 독한 소리를 해줬던 선생님

... 조회수 : 3,832
작성일 : 2018-05-14 22:41:16
제가 중학교 2학년때
친구들과도 사이가 소원해져서 소위 말하는 '은따'를 당하고 있었고
집에서는 매일매일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부싸움 으로 집안 분위기는 최악이었어요.
덕분에 중간고사에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어요.
기말고사 날짜가 다가오는데도 중심을 많이 못잡고 너무나 방황을 하느라 공부가 너무 손에 안잡혀서
이러다가 기말고사도 망할것 같아서
고민고민하다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어요
담임선생님은 20대 후반의 젊은 분이라서
왠지 제 고민을 말하면 잘 들어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가서 눈물 까지 흘리면서 고민을 다 말하니까
담임선생님은 의외로 너무나 단호하면서도 카랑카랑한 말투로
그래서 너가 공부를 안하는거하고 대체 지금 니 상황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너를 은따 시키는 애들이 너가 공부를 못하게 책을 없애버리기라도 한거냐고.
아니면 공부한다고 집에서 널 쫓아내기라도 하느냐는 거에요.
그 냉정한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정신이 드는거에요.
정말 내가 공부를 안하는게 정말 그거 때문인가 하고요.
원래 부터 공부라는건 하기 싫었던건데
내가 괜한 핑계를 대는건 아닌가 하고요.
그 선생님은 또 그러더군요.
너가 그 지독한 온갖 세상의 번뇌를 잊는건
오히려 공부로 도피할때 가능한거라고.
너의 본연의 일로 도피하라고. 공부가 너의 도피처가 되어줄거라고.
토닥토닥 하는 감정적인 위로가 아닌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독한 조언에 오히려 위로 아닌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나요.
전 그 조언때문인지 정말로 그때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근데
오히려 그렇게 기말고사를 보고 나니 제가 했던 고민거리는 별거 아닌걸로 , 시시하게 생각되는거 있죠.
오히려 절 은따시키는 무리가 와해되서 그 중 한명이 완전히 왕따가 되어버렸더군요. 
이게 벌써 15년전 일이네요.
저는 올해 서른..전 사회생활 하면서도 힘들때마다 그 선생님의 그 카랑카랑하면서도 너무나도 쿨한 조언을 항상 생각해요.
힘들땐 너의 본연의 일로 도피하라는 그 말이요.

IP : 45.77.xxx.183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5.14 10:45 PM (223.39.xxx.196) - 삭제된댓글

    소설같은 얘기네요.
    엄마아빠 매일 칼들고 싸우고
    학교에선 은따당하는데
    공부안된게 당연한거지
    공부하기싫은 핑계냐니

  • 2. oo
    '18.5.14 10:49 PM (218.38.xxx.15)

    전 원글님 그 상황 뭔지 알것같아요
    어린 마음에도 아..이 선생님이 지금 나에게 애정을 갖고 하는 말인지 아님 나를 책망하려 하는 말인지..느껴진다는거죠
    아이들도 다 알거든요. 혼을 내도 정말 나를 걱정하고 바로 잡아 줄 맘으로 그러는건지.. 김정적으로 정말 화를 내는 건지요

    그 때의 원글님과 쌤의 만남이 참으로 다행이었다...싶네요

  • 3. ㅇㅇㅇ
    '18.5.14 10:50 PM (211.36.xxx.14)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 사춘기소녀에게 냉철함을 가장한 냉담한 조언을
    하고, 원글님은 그말을 듣고 정신을 차려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하고...그 말에상처입지않고 스스로를 추스린 님이 더 대단~

  • 4. ㅇㅇ
    '18.5.14 10:53 PM (116.121.xxx.18)

    공감이 최선이라고들 하지만
    원글님께는 어른다운 조언이 필요했나봐요
    다행이네요^^

  • 5. ㅇㅇㅇ
    '18.5.14 10:56 PM (211.36.xxx.14)

    원글님이 냉철하고 똑똑한 분이신가봐요.
    저 같으면 상처받고 원망하고 있을거예요.
    일로 몰입같은거 안되니 공감해달라고 징징거리면서요ㅜ

  • 6. ..
    '18.5.14 11:11 PM (211.204.xxx.23)

    원글님의 절박함이 모든 조언을 다 수용한 것 같아요
    어떤 조언이라도 다 받아들였을 상태였네요

  • 7. 원글님
    '18.5.14 11:12 PM (223.52.xxx.109)

    원글님도 그릇이 참 넓고 마음이 굳은분같아요.
    저라면 그 선생님 평생 미워할듯요 ㅋ

  • 8. 원글님 짱
    '18.5.14 11:20 PM (121.167.xxx.243)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9. 근데
    '18.5.14 11:35 PM (222.109.xxx.71)

    교사중에 저런스타일이 유독 많단 말이죠.
    피도 눈물도 없고 공감능력도 없는 스타일.
    보통 여자들은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하는데 여교사들은 예외같아요. 왕따같은 일에도 되게 냉정하고 무심한.
    저런 독설이 보통 아이들에겐 상처가 될수도 있을것 같아요.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라면 다행이겠지만요.

  • 10. 담임샘 워딩이 훌륭.ㅋㅋ 본연의 일로 도피하라
    '18.5.14 11:52 PM (218.154.xxx.140)

    공감보단 독설이 오히려 득이 되었네요.
    세상살이가 원래 역설적이예요.
    이 우주가 단순하지가 않지요.ㅎ

  • 11. 와우 쿨!
    '18.5.15 12:08 AM (66.249.xxx.179)

    아니 20대분이 저런말을 하다니..
    멋지시네요

    근데선생님보다 더멋지신건
    날카로운조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원글님이세요

    아마 저라면 저를 위로안해주는 샘이미워서
    더더 방황했을지 모르겠네요

    저까지 정신이 번쩍 납니다 ^^;

  • 12. 와우 쿨!
    '18.5.15 12:10 AM (66.249.xxx.179)

    번뇌를 잊는건 공부에 몰입했을때나 가능하다니..
    제가 반한 문구는 이거예요
    정말 기억하고픈 문구네요

  • 13. 헉..
    '18.5.15 12:32 AM (46.101.xxx.8) - 삭제된댓글

    쿨하고 현명한 독설이긴 한데..

    저걸 일반적인 평범한 중2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가 얼마나 될지..;;;;

  • 14. 헉...
    '18.5.15 12:35 AM (104.156.xxx.215) - 삭제된댓글

    저 독설이 분명 맞는 말이긴 한데요..

    저걸 일반적인 중2 아이들 중에 소화시킬 수 있는 아이가
    몇명이나 될까요;;

    어른도 받아들이기 힘들듯...

  • 15. 헉...
    '18.5.15 12:44 AM (104.156.xxx.215) - 삭제된댓글

    저 독설이 분명 맞는 말이긴 한데요..

    저걸 일반적인 중2 아이들 중에 소화시킬 수 있는 아이가
    몇명이나 될까요;; 어른도 받아들이기 힘들거 같은데...

    죄송하지만 저 분은 좋은 선생님 같지는 않아요......

  • 16. ..
    '18.5.15 1:25 AM (210.179.xxx.146)

    저 독설이 맞는 말이네요.

  • 17. 사람
    '18.5.15 2:22 AM (125.177.xxx.106)

    은 누구나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어하죠.
    하지만 때로는 현실을 바로 직시할 이야기를 들어야할 때가 있어요.아프지만..
    대책없는 위로보다는 가장 현실적인 답안을 제시해준 것같아요.
    또 원글도 다행히 금방 깨우치고 정신차렸구요.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한 것을 주고 또한 그것을 나를 위한 깨달음으로 아는 것.
    말처럼 쉬운 것같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한데 두 사람이 좋은 인연이었네요.

  • 18.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18.5.15 5:26 AM (59.6.xxx.151)

    원글님도 그릇이 큰 아이였고요
    들어주는 거 물론 좋죠
    하지만 상대에게 정말 필요한 걸 파악하는 건 그냥 맞장구 쳐주는 것보다 훨씬 상대 입장과 이야기에 집중할때 가능하죠

  • 19. 멋지네요
    '18.5.15 8:09 AM (101.188.xxx.37)

    원글님도 멋지시고요.

  • 20. 저도요
    '18.5.15 9:38 AM (223.38.xxx.96) - 삭제된댓글

    원글님이 멋져요.
    중2 였는데.

  • 21. ...
    '18.5.15 11:03 AM (222.239.xxx.231)

    상대의 강인함을 이끌어내려 직설적으로 애정을 가지고 말해준거면 좋은 선생님 같아요
    님도 그런 그릇이 되어서겠죠

  • 22. 힘들 땐
    '18.5.15 11:39 AM (14.138.xxx.61)

    너의 본연의 일로 도피를하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2661 김찬식 죽어라 털어봐라. 먼지나 나오나 5 ㅇㅇ 2018/05/19 1,191
812660 특성화고라도 내신1등급에 수능최저 맞추면 16 ㅇㅇ 2018/05/19 5,452
812659 떠난 강아지가 너무 보고싶어요 13 그리워 2018/05/19 7,659
812658 애가 개한테 물렸는데 견주가 그냥 가버렸대요 14 아니 2018/05/19 3,259
812657 얼마전 ..예약메일만90통 받은분 1 2018/05/19 1,033
812656 여중생과 성관계라니.. 4 흠흠흠 2018/05/19 7,374
812655 얼굴에 땀이많이나는데 화장 안 지워지게하고파 3 여름아 2018/05/19 1,887
812654 분당에서 길상사가는길 9 000 2018/05/19 1,256
812653 두번의 이별 후엔 늙은 나만 남아있네요 2 .... 2018/05/19 3,974
812652 해지는 시간은 해지기 시작하는 시간인가요? 2 날날 2018/05/19 1,333
812651 드루킹특검 통과하자마자 네이버 먹통 2 푸하 2018/05/19 1,266
812650 식욕과 성욕은 정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11 아침부터 2018/05/19 9,284
812649 남자형제들이 자기 부인이야기 시누이인 82쿡님들한테..?? 4 ... 2018/05/19 1,729
812648 시사타파TV-눈물겹게 엮으려는 '드루킹 옥중서신' 부끄러운 언론.. 1 ㅇㅇㅇ 2018/05/19 913
812647 나의 아저씨 짜투리 인물분석 (사채업자편) 34 쑥과마눌 2018/05/19 6,332
812646 기사"서거 며칠 전 처음 전화한 장인, 우리 딸 부탁한.. 6 달토끼 2018/05/19 2,765
812645 유용한 메이크업 / 화장팁 추가요~ 7 샤방 2018/05/19 3,727
812644 北, 핵실험장 폐기 우리 측 취재진 명단 수령 거부 6 ........ 2018/05/19 1,181
812643 엄마가 만들어준 떡을 밥할때 넣고 데웠더니.. 5 2018/05/19 3,806
812642 혼자 국내여행하려면 어딜가야 할까요 22 혼영 2018/05/19 3,848
812641 경기도민 유권자여러분, 이재명을 제대로 보십시오 12 ㅇㅇ 2018/05/19 1,186
812640 제발 전두환 xx 좀 잡아 쳐넣었으면 좋겠어요ㅜㅜ 13 그알 2018/05/19 1,232
812639 선택 한 외로움 1 ... 2018/05/19 1,600
812638 이병헌 14 감동 2018/05/19 3,807
812637 조조영화도 못보겠네요 너무 비싸요 ㅠ 33 ... 2018/05/19 6,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