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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안의 갑질-재벌만 갑질하는 건 아니더군요

... 조회수 : 1,071
작성일 : 2018-05-14 16:56:12
최근에 대한항공 갑질을 보면서 저는 생각나는 일이 있어요. 
계속 곱씹으면서 우리 안의 갑질이랄까 갑질을 목격하는 인간의 도덕성이랄까를 생각하게 되네요. 
갑질은 재벌만 하는 일이 아니에요. 
10년쯤 전에 방글라데시에 살았던 대학 동창이 집에서 일하는 현지인 가정부를 쥐잡듯이 잡으며 
온갖 화풀이를 다하는 것을 보고 기함했던 경험이 있지요.
게다가 가정부가 생활하는 곳도 극히 열악했어요.
집에 방이 남아 도는데도 가정부는 부엌에 딸린 헛간 같은,  
화장실이 한가운데 뚫려 있는 공간에서 먹고 자면서 살더라구요. 
해리포터가 사는 계단 아래 창고보다 못해 보이는. 방글라데시는 다 그렇게 한다고ㅠㅠ 

악을 쓰는 동창에게 너 왜 그러냐고 대화를 시도했을 때 
그녀 왈, 이 동네 애들은 게으르고 자존심이 없어서 이렇게 해줘야만 알아듣는다고, 
현지 부잣집에서 일하는 가정부들은 다 강간당하고 맞는다는데 쟤는 그래도 자기 집에 와서 운이 좋은 거라고.  

그때 끝까지 말리지 못하고 그냥 그 집을 떠났던 기억이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 대학 동창의 양심을 내다 판 갑질을 끝내 말리지 못했던 것은 
제 자신부터가 도덕적으로 단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자란 제게 힘 있는 사람이 힘 없는 사람을 괴롭히고 부당하게 대하는 풍경은 
그리 낯설고 이상한 풍경이 아니었고  
또 제가 당하는 것도 아니라서 개입하면 동창과의 사이만 어색하고 불편해진다는 이기적 계산속도 들어서 
말리는 척만 하다가 멈춘 것 같네요.   

대한항공 갑질 사태를 보면서 그때의 일이 떠올라서 괴롭고, 자기반성도 하게 됐습니다.
나는 그때 방관자였다고, 그러면 안 됐다고요.  
그래도 최근 몇 년 동안 이런저런 일을 보고 듣고 겪으면서
- 촛불도 들고 미투 운동도 하고 부당한 것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듣고 겪고 직접 경험하면서 
저는 흐리멍텅했던 윤리 의식이 단단해진 느낌이에요. 
앞으로는 어떤 부당한 일을 대할 때 구경꾼이 아니라 개입하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결심해봅니다. 
인간을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갑질을 내 일이 아니라고 방관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임을  
선명하게 아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여기에라도 끄적여봅니다. 


IP : 14.53.xxx.6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거 뭔지 알 듯
    '18.5.14 5:11 PM (112.161.xxx.40) - 삭제된댓글

    지금도 동남아에 거주하는 분들 중에 현지인들 하녀처럼 부리는게 당연한 사람들 많아요.
    한국에 있을 때는 인권 인권 하지만 가보면 거기 문화가 그러니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거죠.
    여기서도 땅콩네 가족들 욕하면서 사람을 고쳐서 쓰네 마네 하잖아요. 사람이 기계도 아닌데
    어떻게 고쳐서 쓰겠다는 건지...
    이재명이 하는 쌍욕을 생전 처음 들어봤고 너무 놀랐다고 욕 가지고 몹쓸 인간 만드는데
    제가 경험한 어떤 사람들은 세상 고귀한 언어로 사람을 벌레처럼 취급하고
    정신적으로 말라죽게 하더라구요.
    언어가 천박한 것보다 정신이 천박한 게 더 무섭더라는.

  • 2. 음...
    '18.5.14 5:51 PM (1.227.xxx.5) - 삭제된댓글

    동남아의 대부분 주거 시설에는 그와같은 메이드 룸이 따로 있어요. 보통 부엌 뒤로 돌아간 공간에 싱글용 스폰지 요 두개 깔리는 정도의 공간과 화장실 겸 욕실이 있죠.

    근데 한국도 저택이랄 수 있는 집들엔 그와같이 메이드룸 따로 있어요. 지은지 오래된 강남 큰 평수 빌라중에도 있는 곳 있구요. 요즘 짓는 집들 중에도 메이드룸 따로 빼는 집 있고 (2010 년대에 완공된 집 가 봤더니 그래요. 전통 부촌의 저택 중 한 곳이었구요)
    대면형 주방이 대세인 요즘도 대형 평수일수록 주방은 후미진 곳에(안주인이 밥하는 게 아니라서요...)

    글쎄요. 이걸 어쩔수 없는 거 아닌가 하고 받아들이는 건 제 인권 감수성의 부족일까요. ㅠㅠ

  • 3. 음...
    '18.5.14 5:54 PM (1.227.xxx.5) - 삭제된댓글

    아 물론 메이드에게 막말하고 막부리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 생각합니다만...

    입주 가정부가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대체 어떤방을 내주고 어떤 대우를 해야 할지 감이 잘 안오네요.

    짐작하시겠지만... 동남아 살며 입주 가정부 두고 산 경험있고 한국서도 입주 또는 출퇴근 도우미 쓰며 살아요...

  • 4. ...
    '18.5.14 6:11 PM (14.53.xxx.62)

    메이드룸. 말이 룸이지 제가 본 건 룸이라는 이름이 붙어서는 안 될 공간이었습니다. 양팔을 벌리면 벽에 양손이 닿는 공간 한가운데 쭈그리고 앉아서 사용하는 화장실이 있었고 잠은 그 옆에서 간신히 잘 수 있게 되어 있더군요. 그건 화장실이죠 방이 아니라.... 님이 말씀하시는 메이드룸이 어떤 정도의 시설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기회에 자신의 인권감수성을 한번 돌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요.

  • 5. 음...
    '18.5.14 6:28 PM (1.227.xxx.5) - 삭제된댓글

    아, 제가 말한 방은 말 그대로 룸이에요. 그 옆에 화장실 겸 요실 공간은 별도 분리 되어 있구요.
    방글라데시 그 친구 네는 분명 메이드 룸이 따로 있을텐데 그야말로 화장실에서 사람이 잠을 자게 했나보네요. 한가운데 변기가 있음 그건 화장실이죠.

    방 크기는 작아요. 한국의 고시원만하죠. 창이 없다는 공통점도 있구요. 오히려 방문을 열면 부엌 뒤 복도고, 복도 맞은 편은 실외기가 놓인 베란다 공간이라 통풍 문제는 없단 점에서 고시원보단 나을 수도. (개별 사용 욕실도 따로 있네요. 이 또한 고시원보다 낫네요)

    주거 공간 만으로 이야기 하면 그래요. 한국서도 많은 젊은사람들이 고시원 생활을 하죠. 위에 썼듯 한국서도 그와같은 메이드 룸을 따로 뺀 집들이 있어요. 저택만이 아니라 7-80년대 지어진 부촌의 빌라들에도요.

    물론 저의 인권감수성에대해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겠지만요, 정말, 진심 궁금해서 묻는데요, 그럼 어떤 주거 공간을 제공해야 인권 프랜들리 한 걸까요? 동남아 그녀들이 말하길, 자기 집 주거 공간은 그보다 훨씬 열악하대요.
    아파트에 빈 방이 있으니 메이드 전용룸이 아닌 그 방을 쓰게 하고, 게스트용 화장실을 내 주어야 했을까요?
    더 나아가면 20 대 초반, 10대 후반인 그녀들에게 학교를 가라 하고 학비를 대 줬어야 할까요?(실제로 그리 한 한국분을 알아요)

    참 어렵네요. 인권이란 거.

    아, 비꼬는 거 아닙니다.

  • 6. ...
    '18.5.14 6:49 PM (14.53.xxx.62) - 삭제된댓글

    방글라데시, 인도 대도시에는 집이라는 게 아예 없이 길바닥에서 자는 사람도 많죠. 시골에서 대도시로 와서 돈을 버는 현지인들 중에 낮에는 식당이나 호텔에서 일하고 밤에는 호텔 복도나 길바닥 아무데서나 자는 경우도 드물지 않고요. 갑질하던 친구가 계속 하는 얘기가 그거였어요. 그 나라 가난한 여자들은 가정부로 일하면서 집 주인이나 주인아들에게 강간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그러고도 돈도 못 받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데 비하면 쟤는 자기 집에서 팔자 편한 거라고요 ㅎ 아래를 보면서 자기 편한대로 합리화하기 시작하면 이미 인권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거겠죠.
    님이 궁금하시다니 말하자면, 제 기준 적어도 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고, 화장실과 욕실이 따로 있다면 제가 그걸 문제 삼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물론 빈 방을 내주고 학비를 내주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고 비난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말한 건 자기 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대접한 것도 아니라 화장실에서 자게 하고 온갖 화풀이를 다 받아내는 노예 취급을 하면서 그래도 내 덕분에 쟤가 호강한다며 합리화하는 추악한 경우죠. 내가 고용한 사람에게 어디까지 해줘야 하는 문제와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부당한 갑질을 헷갈리시는 걸 보니 이쪽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 7. ...
    '18.5.14 6:52 PM (14.53.xxx.62)

    방글라데시, 인도 대도시에는 집이라는 게 아예 없이 길바닥에서 자는 사람도 많죠. 시골에서 대도시로 와서 돈을 버는 현지인들 중에 낮에는 식당이나 호텔에서 일하고 밤에는 호텔 복도나 길바닥 아무데서나 자는 경우도 드물지 않고요. 갑질하던 친구가 계속 하는 얘기가 그거였어요. 그 나라 가난한 여자들은 가정부로 일하면서 집 주인이나 주인아들에게 강간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그러고도 돈도 못 받는 경우도 많은데 그런 데 비하면 쟤는 자기 집에서 팔자 편한 거라고요 ㅎ 아래를 보면서 자기 편한대로 합리화하기 시작하면 이미 인권은 안드로메다로 가는 거겠죠.
    님이 궁금하시다니 말하자면, 적어도 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고 화장실과 욕실이 따로 있다면 그걸 문제 삼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빈 방을 내주고 학비를 내주는 정도의 훌륭한 사람은 특별히 존경하겠지만, 더 선행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말한 건 자기 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대접한 것도 아니라 화장실에서 자게 하고 온갖 화풀이를 다 받아내는 노예 취급을 하면서 그래도 내 덕분에 쟤가 호강한다며 합리화하는 추악한 경우죠. 내가 고용한 사람에게 어디까지 해줘야 하는 문제와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부당한 갑질을 헷갈리시는 걸 보니 이쪽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선행을 하지 않은 것과 악행은 다른 건데요.

  • 8. 님아 님아
    '18.5.14 9:12 PM (182.230.xxx.199)

    인권 프렌들리?
    짐작 못하시겠지만
    님에게 인권이란게, 인 이란게 누구를 가리키는 지 알긴 하나요?

    전직원 6명인 작은 회사에 다니는데 엄마랑 아들이 사장이고 대표고 그래요. 매출 몇 억 되겠죠. 겨우 그 규모인데도 갑질 쩝니다.
    세상 조씨네 갑질이 다 이해가 될 정도로요.

    누구보다 위에 있다면 자기 밑으론 인 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

    인권 감수성?
    어쿠 황송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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