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삐 꽃 피우고
씨 맺어 들에 흩날리려고
애써 피워올렸을텐데
있잖아.
니가 너무너무 예쁜거야.
진짜야.
안개꽃처럼 예쁘더라
퇴근하던 어느날에는
여기저기 피여있는 너를 보고
씀바귀 꽃도 참 이쁘구나. 했는데
어느날은 나도 모르게
손에 한웅큼 꺾어들고 즐겁게
집으로 걸어왔더랬어.
실은
손에 들고
아~예쁘다. 하면서도
너에게 참 미안한거야
누가 봐주지 않아도
누가 널 예쁘다 하지 않아도
너는 아무 상관없이
피고지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텐데
내가 그만 욕심을 부렸어.
집에 씻어놓은 작은 음료 유리병에
물을 받아담고 너를 꽂아줬지
첫날의 너는 다 지고
다음날의 새로운 너는 또 말갛게 피어났어
아. 예쁘다.
어쩜 이리 예쁠까.
그전에도 늘 예뻤을텐데
왜 몰랐을까.
코를 대고 킁킁 향기도 맡아봤지.
우와. 그 작은 씀바귀 꽃에서
가을 국화향이 나는거야.
아...네 향기는 국화향을 닮았구나.
너한테는 참 미안한데
나는 요며칠 참 행복했어.
진짜에요.
제가 평소 들꽃에 관심도 많고 그렇긴한데
씀바귀꽃은 평소에도
씀바귀꽃이 피었네. 정도였지
참 이쁘단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저기 소담하게 피어있는 씀바귀 꽃이
너무 예쁜거에요.
게다가 향기도...
그 작은 꽃잎에서 꽤 강한 국화향 비슷한 향기가 나요.
오동나무 꽃 향기도 좋아하는데..
때죽나무 꽃도 막 피어날텐데.
올해 봄맞이꽃은 좀 늦되게 피어났었고
꽃다지는 파란 점같은 꽃을 피워냈던데.
이제 곧 만첩빈도리의 꽃이 구름처럼 피어날텐데...
봄은 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