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범한 것조차 거룩하게 느껴지는 이유

어제 조회수 : 1,647
작성일 : 2018-05-12 13:30:02
어제 제가 여러가지로 힘든 날이었어요.
친정에 복잡한 일이 있어서 제가 가야 하는데 남편이 하루 휴가내고 저랑 같이 갔다 왔어요.
남편도 바쁜데 제가 친정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니까 저를 위해서 시간 내준거죠.

아침에 남편이 저녁시간에 해설이 있는 오페라 티켓을 받았다고 이따 가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오페라 중에 각 장에 아리아 하나 정도씩만 공연하고 해설로 설명하는, 
오페라 입문하는 사람 대상인 공연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겠다고 했어요. 

어제 제 친정 일 보느라고 아침부터 이른 오후까지 시간 쓰고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일찍 끝났어요)
저도 남편도 늦게 출근해서
저녁에 오페라 보러 서둘러 가느라고 저는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공연 끝나고 제가 남편에게 집에 가서든 이 근처든 얼른 저녁먹자고 하니까 
남편이 공연 보러오기 전에 자기는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대요.
그래서 그럼 그냥 나는 집에 가서 차려 먹겠다 하니까 
남편이 그러지 말고 이 근처 식당 안다고 나 저녁 먹게 가자 하더라고요.

저는 간단한 일품요리겠거니 했는데 
가서보니 꽤나 괜찮은 파스타집이었어요.
파스타 말고도 이탈리안 요리 여럿 있었는데 저 혼자 비프샐러드를 시켜서 먹었어요.
제가 원래 식성이 좋은데 잘 먹으니까 남편이 보기 좋다 하더라고요.

집에 와서 머리도 복잡하니 산보하자고 하니까 남편이 따라나서더라고요.
남편 손 잡고 아파트 근처 산보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했는데
뭐 딱이 남편이 저를 위로하는 말을 한건 없는데도 친정 일로 속상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여태 사는게 너무너무 힘들었고 아직도 이겨내야 할 일들 많은데
남편이 나를 위해 하루 시간 내준거
저녁 사준거, 남편이랑 산보하는거 이런 평범한 것이 너무너무 고맙게 느껴지고
이런 것 덕분에 살아갈 힘을 내는거다 싶더라고요.

내가 위로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서
평범하고 사소한 것도 거룩하게 느껴지는 가보다 했어요.
내가 남편 때문에도 고생스러운거 많았는데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아닌가 하면서 힘내서 살아보려고요.
IP : 220.83.xxx.1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5.12 1:34 PM (58.141.xxx.60)

    맞아요..
    작고 평범한 일상에서의 배려와 사랑이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거..

  • 2. ..
    '18.5.12 1:46 PM (183.98.xxx.13)

    이런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고생 속에서도 기쁨을 가져다 주지요.

  • 3. ...
    '18.5.12 1:52 PM (1.224.xxx.86)

    전 그런게 삶의 낙인거고 크게 더 바라는거 없어요
    그냥 그렇게 소소하게 사는게 좋아요
    평범한거 같아도 부부들이 다 그렇게 사는것도 아니에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요

  • 4. 그래요..
    '18.5.12 1:55 PM (220.83.xxx.189)

    평범한 것도 쉬운 게 아니라는 말 공감해요.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드네요.

  • 5. 와...
    '18.5.12 2:50 PM (211.186.xxx.141)

    남편분 정말 다정하네요.............

  • 6. ,,
    '18.5.12 3:58 PM (211.44.xxx.57)

    남편 하는 행동이 사소하고 일상적인거 아닌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9434 오늘 밤엔 27도까지 내려가네요 오호~~ 12 .. 2018/08/04 4,517
839433 그럼 여러 물품 중 하나가 맘에 안드는데 보통 바꾸러 가시나요?.. 4 그럼 2018/08/04 831
839432 버스안에 소란스러움 3 버스안 2018/08/04 1,086
839431 안녕하세요, 40대 중반입니다. 고견 부탁드립니다. 12 백만년에 차.. 2018/08/04 6,675
839430 모히또바랑 레몬콜라맛 캔디바 맛있어요~ 5 ㅇㅇ 2018/08/04 986
839429 환경호르몬이라는게 참 무서운 거였네요. 22 ..... 2018/08/04 8,546
839428 어제 본 깜놀 패션 ㅠㅠ 28 흐음 2018/08/04 20,666
839427 화장하고 안경 벗으니 아기가 우네요;; 19 2018/08/04 5,593
839426 현대곡 소나타 중에 좋아하시는 곡 있나요? 2 혹시 2018/08/04 506
839425 헐..... 3 .... 2018/08/04 1,053
839424 우와..김어준 영향력 대단!!!! 6 dddd 2018/08/04 2,470
839423 기한 결혼 어떨까요? 3 그레이트켈리.. 2018/08/04 1,578
839422 어디 나가려다 종일 집에 있던 날 3 슈크림 2018/08/04 1,190
839421 남해로 여행왔다가 부부싸움 했어요 74 ... 2018/08/04 27,044
839420 돈벌었네요~김냉고쳤어요 10 해피 2018/08/04 2,239
839419 생리통인데 핫찜질해야할까요? ㅠ 18 삼복더위 2018/08/04 1,580
839418 화장하기전에 바를 썬스틱 추천좀 해주세요 3 잘될꺼야! 2018/08/04 1,096
839417 사진으로 요약하는 지금 김어준의 상황 37 ㅇㅇ 2018/08/04 3,345
839416 나는 이재명이 왜 이리 당하는지 알아요 51 .. 2018/08/04 5,407
839415 어머낫 폭염에 온갖게 녹았었네요 7 이럴수가 2018/08/04 3,890
839414 자연별곡 가보신분 3 요리조리보고.. 2018/08/04 1,678
839413 올 여름 어떻게든 이겨낸 우리 자신들에게 상을 줍시다. 6 셀럽 2018/08/04 886
839412 에어컨 펑펑 써보자…한·미·일 전기료 비교 3 ........ 2018/08/04 1,406
839411 식당과 유흥주점 매출 6년만에 최대폭 감소 4 ㅋㅋ 2018/08/04 1,217
839410 고3인데 면허증땄는데 학교가멀어요 운전하고다니네요 28 ar 2018/08/04 6,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