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범한 것조차 거룩하게 느껴지는 이유

어제 조회수 : 1,593
작성일 : 2018-05-12 13:30:02
어제 제가 여러가지로 힘든 날이었어요.
친정에 복잡한 일이 있어서 제가 가야 하는데 남편이 하루 휴가내고 저랑 같이 갔다 왔어요.
남편도 바쁜데 제가 친정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니까 저를 위해서 시간 내준거죠.

아침에 남편이 저녁시간에 해설이 있는 오페라 티켓을 받았다고 이따 가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오페라 중에 각 장에 아리아 하나 정도씩만 공연하고 해설로 설명하는, 
오페라 입문하는 사람 대상인 공연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겠다고 했어요. 

어제 제 친정 일 보느라고 아침부터 이른 오후까지 시간 쓰고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일찍 끝났어요)
저도 남편도 늦게 출근해서
저녁에 오페라 보러 서둘러 가느라고 저는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공연 끝나고 제가 남편에게 집에 가서든 이 근처든 얼른 저녁먹자고 하니까 
남편이 공연 보러오기 전에 자기는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대요.
그래서 그럼 그냥 나는 집에 가서 차려 먹겠다 하니까 
남편이 그러지 말고 이 근처 식당 안다고 나 저녁 먹게 가자 하더라고요.

저는 간단한 일품요리겠거니 했는데 
가서보니 꽤나 괜찮은 파스타집이었어요.
파스타 말고도 이탈리안 요리 여럿 있었는데 저 혼자 비프샐러드를 시켜서 먹었어요.
제가 원래 식성이 좋은데 잘 먹으니까 남편이 보기 좋다 하더라고요.

집에 와서 머리도 복잡하니 산보하자고 하니까 남편이 따라나서더라고요.
남편 손 잡고 아파트 근처 산보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했는데
뭐 딱이 남편이 저를 위로하는 말을 한건 없는데도 친정 일로 속상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여태 사는게 너무너무 힘들었고 아직도 이겨내야 할 일들 많은데
남편이 나를 위해 하루 시간 내준거
저녁 사준거, 남편이랑 산보하는거 이런 평범한 것이 너무너무 고맙게 느껴지고
이런 것 덕분에 살아갈 힘을 내는거다 싶더라고요.

내가 위로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서
평범하고 사소한 것도 거룩하게 느껴지는 가보다 했어요.
내가 남편 때문에도 고생스러운거 많았는데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아닌가 하면서 힘내서 살아보려고요.
IP : 220.83.xxx.1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5.12 1:34 PM (58.141.xxx.60)

    맞아요..
    작고 평범한 일상에서의 배려와 사랑이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거..

  • 2. ..
    '18.5.12 1:46 PM (183.98.xxx.13)

    이런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고생 속에서도 기쁨을 가져다 주지요.

  • 3. ...
    '18.5.12 1:52 PM (1.224.xxx.86)

    전 그런게 삶의 낙인거고 크게 더 바라는거 없어요
    그냥 그렇게 소소하게 사는게 좋아요
    평범한거 같아도 부부들이 다 그렇게 사는것도 아니에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요

  • 4. 그래요..
    '18.5.12 1:55 PM (220.83.xxx.189)

    평범한 것도 쉬운 게 아니라는 말 공감해요.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드네요.

  • 5. 와...
    '18.5.12 2:50 PM (211.186.xxx.141)

    남편분 정말 다정하네요.............

  • 6. ,,
    '18.5.12 3:58 PM (211.44.xxx.57)

    남편 하는 행동이 사소하고 일상적인거 아닌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0644 어른들이 좋아하는 상이 뭘까요..? 8 Doti 2018/05/12 3,857
810643 꿈을 꾸고 다차원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5 ... 2018/05/12 673
810642 선관위 공문 원주맘 2018/05/12 4,077
810641 상대방 음성파일을 이제야 들었는데 깊은 고민에 빠졌다네요 ㅋㅋ 8 갱필이 트윗.. 2018/05/12 5,119
810640 민주당은 대책이 있는거겠죠? 12 ㅇㅇㅇ 2018/05/12 4,633
810639 한살림 처음 가입했는데요~ 28 2018/05/12 7,750
810638 이이제이 이박사의 모욕죄로. 닥표간장과 별개로 이작가가 21 사월의눈동자.. 2018/05/12 6,240
810637 작명소에서 이름짓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5 이름 2018/05/12 5,253
810636 여행영어 배울수있는 앱 5 여행영어 2018/05/12 5,557
810635 남편한테 화낸게 잘못일까요? 30 .. 2018/05/12 8,637
810634 과외교사가 중학교 문제도 모르고 이게뭔지.. 3 .. 2018/05/12 5,883
810633 워마드, 메갈 전혀 관심 없었는데, 이번 홍대 몰카 사건보고.... 35 ... 2018/05/12 6,917
810632 전해철 양기대 결국 선대위원장 맡았네요. 33 이읍읍 46.. 2018/05/12 6,195
810631 청와대 작은음악회, 초여름의 상큼함이 느껴지네요. ㅇㅇ 2018/05/12 552
810630 30대에 골프 치는 건 시간낭비? 12 ... 2018/05/12 3,615
810629 혜경궁 김씨 집회 27 이읍읍 제명.. 2018/05/12 1,969
810628 조직생활이 적성에 맞는 사람이 있을까요 4 ㅇㅇ 2018/05/12 2,666
810627 나물 캐는 아저씨(kbs) 재미 있네요~ 4 나물 2018/05/12 2,293
810626 그날바다 백만 못가나봐요.ㅠㅠ 5 dd 2018/05/12 1,379
810625 대학생 학원 알바인데요 12 알바 2018/05/12 3,057
810624 주말에 놓치지 않는 방송프로그램 추천좀 3 Acd 2018/05/12 1,056
810623 신점ㅡ상복입을운 6 신점 2018/05/12 3,389
810622 보통 친정이 잘산다고 하는경우 재산이 얼마정도여야 잘사는건가요?.. 12 기준 2018/05/12 5,281
810621 미우새 쉰건모 안보고 싶어요 11 어휴 2018/05/12 5,664
810620 불후명곡 소향 또 나왓내요 ㅠ 17 .. 2018/05/12 6,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