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평범한 것조차 거룩하게 느껴지는 이유

어제 조회수 : 1,651
작성일 : 2018-05-12 13:30:02
어제 제가 여러가지로 힘든 날이었어요.
친정에 복잡한 일이 있어서 제가 가야 하는데 남편이 하루 휴가내고 저랑 같이 갔다 왔어요.
남편도 바쁜데 제가 친정일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니까 저를 위해서 시간 내준거죠.

아침에 남편이 저녁시간에 해설이 있는 오페라 티켓을 받았다고 이따 가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오페라 중에 각 장에 아리아 하나 정도씩만 공연하고 해설로 설명하는, 
오페라 입문하는 사람 대상인 공연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겠다고 했어요. 

어제 제 친정 일 보느라고 아침부터 이른 오후까지 시간 쓰고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일찍 끝났어요)
저도 남편도 늦게 출근해서
저녁에 오페라 보러 서둘러 가느라고 저는 저녁 먹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공연 끝나고 제가 남편에게 집에 가서든 이 근처든 얼른 저녁먹자고 하니까 
남편이 공연 보러오기 전에 자기는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대요.
그래서 그럼 그냥 나는 집에 가서 차려 먹겠다 하니까 
남편이 그러지 말고 이 근처 식당 안다고 나 저녁 먹게 가자 하더라고요.

저는 간단한 일품요리겠거니 했는데 
가서보니 꽤나 괜찮은 파스타집이었어요.
파스타 말고도 이탈리안 요리 여럿 있었는데 저 혼자 비프샐러드를 시켜서 먹었어요.
제가 원래 식성이 좋은데 잘 먹으니까 남편이 보기 좋다 하더라고요.

집에 와서 머리도 복잡하니 산보하자고 하니까 남편이 따라나서더라고요.
남편 손 잡고 아파트 근처 산보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했는데
뭐 딱이 남편이 저를 위로하는 말을 한건 없는데도 친정 일로 속상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여태 사는게 너무너무 힘들었고 아직도 이겨내야 할 일들 많은데
남편이 나를 위해 하루 시간 내준거
저녁 사준거, 남편이랑 산보하는거 이런 평범한 것이 너무너무 고맙게 느껴지고
이런 것 덕분에 살아갈 힘을 내는거다 싶더라고요.

내가 위로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서
평범하고 사소한 것도 거룩하게 느껴지는 가보다 했어요.
내가 남편 때문에도 고생스러운거 많았는데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아닌가 하면서 힘내서 살아보려고요.
IP : 220.83.xxx.1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5.12 1:34 PM (58.141.xxx.60)

    맞아요..
    작고 평범한 일상에서의 배려와 사랑이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거..

  • 2. ..
    '18.5.12 1:46 PM (183.98.xxx.13)

    이런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고생 속에서도 기쁨을 가져다 주지요.

  • 3. ...
    '18.5.12 1:52 PM (1.224.xxx.86)

    전 그런게 삶의 낙인거고 크게 더 바라는거 없어요
    그냥 그렇게 소소하게 사는게 좋아요
    평범한거 같아도 부부들이 다 그렇게 사는것도 아니에요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아요

  • 4. 그래요..
    '18.5.12 1:55 PM (220.83.xxx.189)

    평범한 것도 쉬운 게 아니라는 말 공감해요.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드네요.

  • 5. 와...
    '18.5.12 2:50 PM (211.186.xxx.141)

    남편분 정말 다정하네요.............

  • 6. ,,
    '18.5.12 3:58 PM (211.44.xxx.57)

    남편 하는 행동이 사소하고 일상적인거 아닌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2093 몇년전 아이들과 2개월 미국에 있었을때가 5 2018/10/08 2,915
862092 ㅎㅎ이번 추석때 시엄니께서.. 6 실실 2018/10/08 2,842
862091 저 이조끼한번만봐주세요 3 ........ 2018/10/08 1,855
862090 라라랜드 서동주 썸남 6 . . 2018/10/08 5,821
862089 뉴욕에서 5 뉴욕 2018/10/08 1,609
862088 한의원 약침 맞아 보신분 있나요? 8 토토 2018/10/08 2,207
862087 산북성당 쌍화차 주문하려면 4 쌍화차 2018/10/08 3,728
862086 우리도 핵폭탄 있다.^^ 3 ^^ 2018/10/08 2,098
862085 시터 겪어보신 분들... 8 .. 2018/10/08 2,624
862084 암과 가족력 12 2018/10/08 4,382
862083 문대통령과 함께 새시대가오는거같아요 9 벅차다! 2018/10/08 1,580
862082 남편은 항상 정신이 딴데 가있어요 9 반자동 2018/10/08 3,879
862081 암치료에 정말 도움이되나요 9 문의 2018/10/08 2,969
862080 박인수교수와 향수 부르던 7 향수 2018/10/08 2,334
862079 정신과약이 생리와 관계있을까요? 7 걱정 2018/10/08 6,648
862078 이 음악 찾아주세요. 신나네요 ^^ 3 ........ 2018/10/08 1,191
862077 어제 미성숙한 어른에 대한글 4 000 2018/10/08 2,126
862076 서울 궁궐 나들이? 추천해주세요 10 아아아아 2018/10/08 2,328
862075 전 친정보다 시댁에 더 잘하는 며느리입니다 11 ... 2018/10/08 5,878
862074 돈이라도 못벌면 어쩌고 살아야 하나 싶은 인간 = 나 7 돈이라도 2018/10/08 2,322
862073 남편이 취직하라할때 대응 12 cmyk 2018/10/08 5,869
862072 김부선씨가 노사모군요 7 ㄴㄷ 2018/10/08 2,018
862071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진료 받으라고 전화 오나요? 1 보건소 2018/10/08 1,442
862070 벌어도 부족할 판에…국민연금, 주식 투자서 10조 손실 5 ........ 2018/10/08 1,324
862069 탐폰 ... 편하긴 한데 약간 멘붕 상태 19 디지털 탐폰.. 2018/10/08 1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