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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힘들게 논문 쓰셨던 경험 있으셨던 82님들. 한 마디씩만 해 주세요.

무기력 조회수 : 2,295
작성일 : 2018-05-10 18:44:21
대학원 입학 직후부터 원생에게 빨대 꽂으려던 많고 많은 교수들 중 하나가 제 지도교수가 되어서 고생이 적잖았어요.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아무런 지원없이 학위 논문을 써야 하는 시간이 됐는데 제가 너무 지쳐버렸나봐요.

빨리 쓰자고 작정하면 허접하게라도 쓸 수 있다는 걸 알면서 자꾸 도망치고 싶어지고, 책상 앞에 앉아서 눈물만 흘리곤 합니다.

논문 마무리 하는 기간까지는 일도 제껴놓겠다고 다짐하고 일정표도 다 작성해 뒀는데 오늘은 잠시만 눈 붙이고 일어나겠다고 자리에 누웠다가 12 시간도 넘게 자 버렸어요. 일어나고 싶지 않더라구요. 
대학원에 들어올 시기에 저도 모르게 자살시도를 할 만큼 안 좋은 일을 겪었었거든요. 그 땐 살기 위해서 신께 매달렸는데 지금은 그 때 그냥 떠났으면 좀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되요.

남들이 '그 정도면 그냥 포기해...'라고 하는 상황에서 병원에 가서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고 기도하면서 버텼었는데, 지금은 그 어떤 것에도 제 마음이 움직여지질 않네요.


이걸 못 끝낸 상태로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어마어마한 자기혐오에 빠지게 될 걸 아는데도 왜 자꾸 도망가고 싶을까요.
IP : 175.211.xxx.8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분야가
    '18.5.10 6:48 PM (125.142.xxx.145)

    인문계인가요, 이공계인가요?
    논문은 석사 논문인지,, 박사 논문인지..

  • 2.
    '18.5.10 6:54 PM (175.211.xxx.84)

    사회과학입니다.
    현재 써야 하는 논문은 석사에요.
    석박통합 과정이라서 박사에 준한 연구를 하다 갑작스럽게 석사 논문을 쓰게 되어서...
    연구 배경, 문헌연구 등은 거의 그대로 유지해도 되지만, 실증조사는 단기간에 조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꾸어야 하는데 머리도 몸도 움직여지지 않네요.

  • 3. ..............................
    '18.5.10 7:01 PM (165.132.xxx.241) - 삭제된댓글

    종교 생활 하는 분이라니 기도 해 보면 어떤 답이 나오던가요?

  • 4. ㅇㅇ
    '18.5.10 7:05 PM (182.216.xxx.132) - 삭제된댓글

    기한을 정해서 노력해보고
    그때까지 안되면 나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만두세요
    그래도 세상 망하지 않습니다. 탈출할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릅니다.

  • 5. ..
    '18.5.10 7:07 PM (175.223.xxx.11)

    허접하게라도 논문쓰는 아이디어가 없는건지 지도교수님탓인지 냉철하게 분석하셔요. 논문 안써도 인생 괜찮습니다. 좀 쉬어도 되고요 ^^ 논문이 허접하게 단기실증 연구만 바꾸는게 생각만큼 그리 쉽지않습니다. 우선 데이터도 모으고 쓰셔야 진도가 나갑니다. 몸도 마음도 정상이라도 빨리 쓰자고 작정해도 허접하게 잘 안오는게 논문입니다. 자책하지 마셔요!

  • 6. ..
    '18.5.10 7:12 PM (223.62.xxx.116)

    저 사회과학으로 석사하면서 해외에서 이중적인 교수 만나
    시간버리고 보람도 없고 유효기간 직전에 수료로 마치겠다 했는데 무슨 맘인지 통과시켜줬어요
    인생을 배운다 생각하세요
    교수 잘 만나는 것도 배우자 만나는 것처럼 운빨이에요

  • 7. 원래 그래요
    '18.5.10 7:17 PM (110.70.xxx.93)

    그냥 뭐라도 쓰세요 도망갈 기회만들지 마시고 12시간 이상씩
    기저귀차고 하겠다는 각오로 그냥 하세요.
    고민하지말고 무조건 그냥 쓰세요
    안그러면 소득없이 시간만 다지나갈겁니다.

  • 8. 깜찍이
    '18.5.10 7:21 PM (203.232.xxx.22)

    제가 지도교수라면 말립니다. 건강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 논문 잘 써질 때는 꿈속에서도 씁니다. 잠에서 깨면 꿈속에서 썼던 내용 잊을까 싶어, 머리맡에 메모지 두고 자고요. 논문, 학위 없어도 인생 살아져요. 논문은 잘 쓰는 분들 쓰게 두시고 님은 쉬고 건강 돌보시는 게 나을 듯합니다.

  • 9. 그러다가
    '18.5.10 7:32 PM (14.39.xxx.130)

    그러다가 졸업하는거지요. 저도 논문이 주는 좌절이 그 정도인줄 알았으면 공부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고 막막하실지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요. 일단 뭐라도 한장이라도 만들어 보세요. 일단 논문모양으로 만들어서 심사만 받는걸 목표로 두어보세요. 건투를 빕니다!!

  • 10. ....
    '18.5.10 7:55 PM (175.211.xxx.84)

    답글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이 안 좋긴 하지만 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애시당초 학생을 조금이라도 배려해 줄 마음이 있는 교수가 제 지도교수였다면 그간의 마음 고생도 없었겠죠.

    "쉬운거 아니다." 라고 얘기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간 속한 곳들에서 괜찮은 성과들을 내다 계속해서 벽에 부딛히는 상황을 몇 년 겪고나니 '이런일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자신감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나봐요.
    힘내서 마무리 하렵니다. 고맙습니다.

  • 11. ..........
    '18.5.10 9:02 PM (182.212.xxx.62)

    너무 자신을 힘들게 채찍질하지 마세요.

    충분히 힘든 고비 잘 이겨 오신 분 같고
    언제든지 마음 먹으면 잘 감당하실 분 같은데요.
    신체적인 에너지가 많이 고갈 된 상태에서
    충분한 수면 만큼 쉼을 얻는 것도 없을거에요.

  • 12. 추천
    '18.5.10 10:16 PM (211.41.xxx.16)

    불광출판사에서 나온
    스님의 논문법이란 책 사보세요
    국내 최다 박사학위(4개라고),
    논문 140편 쓰신 경험으로 쓴 책인데 대박이에요
    군더더기없이 핵심만 단문으로 쓰셔서
    읽히기도 완전 잘 읽혀요
    저도 선물받았는데
    동기들은 안보여주고픈 책ㅎㅎㅎㅎ

  • 13. 그저 힘내세요
    '18.5.10 10:19 PM (211.59.xxx.104)

    저도 1년후에 써야 하는데 원글님보니 더 걱정됩니다
    그러나 힘내세요 좋은결과 있을거예요

  • 14. ㅡㅡ
    '18.5.10 11:04 PM (138.19.xxx.110)

    저도 해외에서 석사할때 죽고싶었던 적 많았어요.
    우울증도 있었고 열등감 자괴감 거기다 잘하고싶은 욕심으로인한 무기력감으로..
    그 후 공황감을 동반한 우울증이 한차례 더 왔었고요
    우울증 잘 걸리는 기질이 있어요

    지금 작년에 쌍둥이 낳고 육아하면서 해외에서 박사 논문쓰는 중입니다ㅎㅎ 그것도 학제적 분야라 공부할거 너무 많고 영어로 써야해서 미칠지경...절보고 희망을 가지시길...

    전 애둘 동시에 낳고 몸아파서 몇달 죽을뻔해보니 왜 죽어?싶더라구요. 얼마 남지도 않은 인생 해볼거 다해보고 죽자 싶구요.
    그러니 논문이 왜케 잘 써지는지..애낳고 4개월 쉬다가 공부시작할때 정말 초스피드로 논문 구조 다 짰네요..
    매일 오전은 육아하고 점심먹고 1시부터 7시까지는 엉덩이 꼭 붙이고 화장실도 최소한으로 갑니다. 이게 논문 쓰기위한 최소한의 공부양이라고 생각해요.(하루 5시간정도)
    비타민(특히 면역력이랑 눈에 좋은거) 잘 챙겨먹고 일주일에 최소 2번 헬스 빡세게 합니다. 이것도 최소한의 운동량이라 생각...
    저도 요즘 매너리즘 와서 다운돼있었는데 운동 1시간하니 다시 업되더라고요..
    최대 일탈은 너무 심란할때 마시는 맥주 2캔...잠시라도 머리가 리셋돼서 좋더군요.
    힘드시겠지만 인생 뭐 있어? 걍 나 하고싶은대로 대충 쓸거야..말리지마...라는 무대포 정신으로 일단 덤비시기를 권합니다. 위에 어떤분 말처럼 대충하려고해도 하다보면 대충이 안되잖아요. 일단은 좀 가볍게 접근하세요.

  • 15. ..
    '18.5.10 11:19 PM (61.77.xxx.164)

    내 논문은 아무도 안 볼 것이다. 고작해야 라면 냄비 받침으로 쓰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기 암시를 걸어도 논문 쓰는 게 정말 쉽지 않더군요.
    저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몇 번 울었어요.
    다른 동기들도 다 그렇게 말했어요. 남들은 후루룩 잘 써내는데 나는 왜 이 모양인가 많이 울었다고요.
    욕심을 버리고 그냥 통과에 의의를 두겠다고 생각하고 쓰세요.

    우리 지도 교수님이 준 팁이 있는데
    추리소설을 쓰듯 논문을 쓰라고 했어요.
    마지막에 범인을 밝히듯 결론을 남겨두라고요.
    그 말씀을 생각하면서 쓰려니 더 어렵긴 했어요ㅠ.

  • 16. ....
    '18.5.10 11:29 PM (175.211.xxx.84)

    따뜻한 이야기들과 동기에게도 안 보여주고 싶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마감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힘들때 추천해 주신 책이랑 여기 답글들 읽으면서 조금만 더 힘내자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논문 마무리 잘 하고 다시 글 올렸음 싶네요. 감사합니다.

  • 17. 화이팅
    '18.5.11 1:56 AM (116.39.xxx.218)

    일단 시작하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정말 맞아요.
    개발새발 쓰다가 보면 점점 정리가 되고 살이 붙어 논문같은 논문이 될거에요.
    평소에 안오던 잠도 논문 쓰거나 공부 하려고 하면 왜그리 쏟아지는지... 저는 이공계인데 '내가 뭐 노벨상 받을 것도 아니고 누가 이 논문 보겠어?' 하고 생각하니 맘이 좀 더 편하더라구요.
    힘 내셔서 조금이라도 시작해보시면 곧 탄력 붙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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