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까지 시터가 키운 딸이라 아직도 어른에 대한 경계가 있어 한참을 인사하는게 힘들었던 아이였어요..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도 참 힘든..
9살인 지금도 담임선생님이 인형같이 앉아만 있는 아이라고,, 집에서 말은 하냐고 할 정도...
그런아이가 안쓰럽고 미안해서 잘 못혼냈어요.. 사실 혼낼일도 많지 않았지요.. 인사하자~ 하는거 말곤..
양가에서 늘 저에게 애를 그렇게 받아주기만해서 어쩔려고 하냐, 나중에 너가 재 감당못한다.. 라는 말씀들
많이 들었고 양육방식에 대해 늘 저는 을(?)의 입장이었지요..
1학년 올라가면서 쉬게 되어 같이 있어보니 아이의 몰랐던 점들이 많이 보였고 그동안 공부에 자유롭게 생각하던
제 마음도 좀 조급해 지기 시작했어요.. 다그치기 시작했고 아이에게 전 늘 재밌고 장난꾸러기 엄마였는데 어느순간
화도 많이 내고, 소리지르기도 하는 엄마로 변해있더라구요..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예전처럼 아이를 편안하게 바라봐주기가
어려웠어요.. 윗집, 옆집, 앞집 아이들 하는게 눈에 보이고,, 소심하고 조용한 저희 아이가 뒤쳐지는 것 같은 ,,,
그동안 정말 많은 곳들로 여행다니면서 수다떨던 시간들이 좀 아쉽게 느껴지고,,,,
책보라고 다그치고,, 반성하고의 반복..
그동안 노심초사하면서 아이를 키운게 왜 그랬나 싶은 마음도 들고...
2학년이 되었고 제가 다시 일하게 되면서 아이가 혼자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저랑 그동안 통화를 하는데요,,
오늘 친구랑 같이 놀기로 했다고 하면서 허락을 맡는다고 전화해선,,
자기가 미리 생각한 동선을 시간대별로 알려주더라구요..
그러다 갑자기 저에게 엄마 지금 몇시예요? 하길래 시간을 알려줬더니,,
엄마, 나에게 이렇게 늘 알려줘서 고마워요.. 엄마는 오늘 별일 없었어요? 하고 묻는데,,
아무것도 아닌 말에,, 마음이 뭉클..
이번 연휴에 부산 시누이 댁에 여행을 다 같이 갔었는데,,
갔다와서 감사일기 쓴걸 가지고 저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남동생이 ,, 자긴 너무 ~~ 멀어서 힘들었다고 하니,, 자기는 먼것도 너무 좋은 추억이되었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났는데, 고모가 어떻게하라, 저렇게 하라, 계속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하셔서 순간속으로 너무 지루하다,
언제끝내실려나,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도 너무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부산 여행하면서 고모와 오빠들에게 고마운 것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자기가 커서 꼭 되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아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구나. 싶었거든요..
오늘 통화하는데 유독 딸아이가 어른처럼 이야기를 하네요..
웃으면서 너 오늘 말하는게 너무 어른같아서 엄마 딸 아닌 것 같아.. 그랬더니,,
나 어른 아니야,, 어른되기 싫어..
난 엄마딸인게 좋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