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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수에서 온 생선 녀석들....

... 조회수 : 2,886
작성일 : 2018-05-08 18:25:00
장 구경을 좋아해서 여행을 가도 빼놓지 않는 곳이 시장입니다.
벼룩시장은 좋아하지 않아도 재래 시장, 반짝 시장 이런 곳을 좋아해요.
제주도를 비롯하여 남쪽 해안 도시들은 어시장이 저를 아주 흥분하게 하죠.
갈치, 고등어, 삼치, 오징어가 아니면 별볼일 없는 서울 어물전만 보다가, 서울에는 절대 올라오지 않는 신기한 생선들도 많고, 크기와 가격에 흥분하면서 장구경을 합니다.

작년 포항 여행에서 죽도시장에서 어마어마한 크기의 반건조 가자미와 빨간 고기(? ㅎㅎㅎ)를 친구랑 둘이 나눠 샀고, 올 겨울 속초 시장에서 반건조 열기를 한무데기 사와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

지난 연휴에 금오도 비렁길을 걸으러 1박 2일로 여수에 갔는데요
돌아오는 길에 저녁 기차시간을 기다리며 어슬렁 거리다보니 여수 최초의 어판장이 있었다는 중앙 선어 시장이 눈에 보여서 들어갔습니다.
연휴에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문을 연 가게는 몇군데 없고 그나마 떨이로 팔고 계시더라구요.

처음 눈에 띈 것은 자잘한 병어들.
나무궤짝 한상자 가득 2만원밖에 안하는데 얼마나 많은지, 탐은 났으나, 다 먹을 재주가 없어서 패스...

그 옆 잡어 궤짝에 섞여 누워있는 달고기가 제 눈에 띄었습니다.
쟁반만큼 큰 놈 한마리, 파전 접시 만한 놈 한마리, 보통 한마리, 이렇게 세마리.
얼마냐 물으니 5천원에 가져가랍니다.
얼씨구나 하고 배낭에 쓸어 담습니다. 헐렁하던 배낭이 갑자기 묵직해졌습니다.
그 옆에 엄청 큰 삼치 한마리, 조금 작은 삼치 한마리, 작은 고등어만한 삼치 2마리에 2만 5천원이라는데 2만원에 흥정하다 결렬되어 삐져서 옆집으로 옮겼습니다.

슬렁슬렁 걷다보니 건너편 가게에 잡어 무더기에 누워있던 참돔이 제 눈에 띄었습니다.
참돔 구이 너무 좋아하거든요.
얼마냐 물으니 다섯마리 골라내어 2만 5천원이랍니다. 
애교로 봐주지도 않겠지만 코맹맹이 소리를 조금 섞어서, 2만원에 주시면 당장 다 살텐데, 헤헤헤... 이랬더니 2천원 깍아서 2만 3천원에 가져가라시네요. 
속으로 이게 웬떡이냐 싶었어요.
다섯마리 중에서 가장 큰 놈은 서울에서 그거 한마리만해도 2만 5천원에 못사는 대빵 큰 놈이었으니까요... ㅎㅎㅎ

뒤돌아 서니, 서대 한궤짝 놓고 마지막 손님을 기다리는 가게가 보였습니다.
서대 얼마냐 하니, 채반 하나에 큰거 두마리 더 놓아줄께 2만원에 가져가 하시더라구요.
사실 서울에서는 서대 별로 없어서 가격이 얼마인지 잘 몰라요.
일단 마릿수가 많으니, 대충 한마리 1천원꼴이면 비싼 건 아니겠다 싶어서 굵은 놈 골라서 한채반 쓸어 담았습니다.

밤 늦게 집에 도착해서 생선 손질 대충해서 한마리씩 비닐에 소분해서 일단 냉동실에 던져두었습니다.
살 때보다 훨씬 묵직하고 큰 놈들이라 피곤한 중에도 무척 뿌듯했습니다.
이 서대라는 놈이 무려 17마리나 되더군요.... ㅎㅎㅎ

오늘 퇴근하고 어느 놈부터 잡아줄까, 어떻게 잡아줄까 즐거운 상상 중입니다.
의외로 서대와 달고기는 양식으로도 많이 요리되는 요리라네요.
솔 뫼니에르라고 프랑스 가정식으로 많이 해먹는 요리가 바로 이 서대로 만든 요리랍니다.
우리나라 프랑스 식당에서 가끔 취급한다고 해요. 
보통은 가자미로 한다는데, 원래 '솔'은 프랑스어로 서대, 박대를 뜻한다고 하는군요.
레시피가 가지가지지만 제일 간단한 레시피 하나 베껴서 오늘은 서대 놈을 잡아 프랑스식으로 솔 뫼니에르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달고기는 생선전이나 생선까스로 많이 해먹는다는데, 서양에서 존도리라는 이름으로 고든 램지도 TV 쇼에서 선보인 적이 있나봅니다. 
그래서 저도 달고기를 가지고 존도리 요리로 한번 해먹어 볼까 합니다. 크하하...

그리고 참돔, 너!
효리네 집에서 윤아랑 보검이가 도미 조림 못해먹고 우럭 조림으로 대신했지만, 윤아랑 보검이 대신 내가 먹어주겠어.
기다려라~

IP : 220.116.xxx.25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8.5.8 6:28 PM (121.168.xxx.41)

    아 서대 먹고 싶어라

  • 2. ㆍㆍㆍ
    '18.5.8 6:29 PM (122.35.xxx.170)

    82가 요리사이트임을 상기시켜주는 글이네요ㅎㅎ
    재미나게 잘 읽었어요. 저녁에 생선요리 먹어야겠네요.

  • 3. ㅇㅇ
    '18.5.8 6:32 PM (211.36.xxx.165)

    귀엽네 ㅋ

  • 4. Deepforest
    '18.5.8 6:37 PM (61.101.xxx.49)

    아... 저는 생선요리를 참 못하는데, 막 군침 도네요.
    마침 남편이 사온 프로방스산 화이트 와인 있는데,
    참돔구이나 달고기 요리해서 같이 먹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ㅠㅠ
    원글님 맛있는 저녁 드세요~

  • 5. 아휴
    '18.5.8 6:47 PM (211.48.xxx.170)

    맛난 거 먹으려면 아는 것도 많아야 하겠어요
    전 고등어랑 삼치도 헷갈릴 정도로 요리 까막눈이라
    눈 앞에 생선이 많아도 몰라서 못 사거든요.
    달고기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생선인데
    원글님 대단하시네요.

  • 6.
    '18.5.8 6:47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원글님 쓰신글 보니 장터 풍경이 생생하게 원격지원되요
    저도 재래시장만 가면 흥분하는 사람인데요
    특히 생선 너무 좋아해요
    여수시장... 음 꼭가야지.... 나두 생선 꼭 쓸어담아 와야지 다짐하게 됨니다 아줌마 굳게 다짐합니다

  • 7.
    '18.5.8 7:06 PM (115.139.xxx.56)

    생선을 무지 좋아해요.
    시장 이름이 여수시장인가요?
    가보려구요~

  • 8. ㅎㅎ
    '18.5.8 7:50 PM (121.180.xxx.97)

    최근에 여수로 이사왔어요. 바다 보면서 살고싶어 이사왔는데 재래시장 장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당
    중앙선어시장이 지금 집에서 가까워요. 매일 아침 설렁설렁 가서 싱싱한 거 사다가 구워가지고 살 도톰한 부문을 숟가락으로 쓱~ 파서 먹으면 진짜 죽음이에용 ^^

  • 9. ...
    '18.5.8 9:10 PM (125.186.xxx.152)

    달고기가 정상회담 만찬에 나온 고기 아닌가요??
    서대인지 박대인지 딱 한번 먹어봤는데..맛있었는데...그게 한번이라 시도해 볼 엄두가 안나네요..

  • 10. 중앙선어시장
    '18.5.8 10:16 PM (39.7.xxx.205)

    담에 꼭 가보령니다
    서대

  • 11. 중앙선어시장
    '18.5.8 10:16 PM (39.7.xxx.205)

    달고기는 전으로 해드세요

  • 12. .....
    '18.5.9 7:09 AM (42.29.xxx.202)

    싸게 푸짐하니 사셨네요~~ 요즘 서대가 비싸서 안사고있어요.2마리에 만원이래서~ 잘 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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