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슴이라서 재테크 이런 거 못해요.
월급만 갖고 적금, 예금, 풍차돌리기 이런 것만 하다 최근 몇년 사이 너무 금리가 떨어져서 3년 전인가 여유자금 좀 있어서 무슨 귀신이 씌였는지 주식투자를 했어요.
문제는 제가 스마트폰도 잘 모르고, 홈트레이딩 이런 것도 잘 몰랐어요. 투자한 곳이 워낙 작은 곳이지만 지인의 친척이 한다고 하고, 적어도 망하지는 않는다고 해서 순진하게 묻어놨어요.
그걸 나름대로는 예금이라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았는데 작년에 우연히 그 회사 이름이 나오는 거예요. 무슨 일인가 봤더니 최초 투자 금액에서 30%인가 오른 거예요. 진짜 웃기는 건 이걸 매도하려고 해도 어느 증권사에 제가 가입했는지 기억도 안나고, 앱도 없고 해서 매도할 방법이 없다는 거... ㅜㅜ 일주일만에 겨우 앱도 깔고 매도 매수 이런 방법도 하나씩 겨우 배워서 팔려고 했더니 그새 줄어서 수익률이 10%대... 오른 걸 몰랐다면 모를까 보고 나니 욕심이 생겨서 또 몇달 잊어먹고 있다가 보니 다시 30%대. 그래서 겨우 팔았어요.^^
30%대라고 해도 200만원 정도였는데요, 3년 묵힌 이자라고 생각하고 다시 그 담부터 이 돈만 갖고 저렴한 주식 가끔 눈에 띄면 사고 팔고 해봤어요. 하도 모르니까 요령 익힌다 생각하구요.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그냥 생각날 때마다(1주일에 한두번 정도) 대충 시장 상황 보고, 산 것에서 10% 이익이라도 나면 팔고 그랬어요. 새가슴에다 만만디 성격이라 그런가 다행히도 까먹은 것은 없네요. 아무리 모르고 사는 주식이지만 적어도 몇년 간의 주식 그래프도 한번씩 보고 사나흘씩 간도 좀 보고 그랬구요. 뜬다는 주식에 대해 안 본 것은 아닌데 제가 알 정도면 선수들은 이미 다 훑고 지나갔을 테니 너무 급격하게 등락을 보이는 것은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더라구요.
인연이 아닌 주식이다 싶으면 아무리 매수를 해도 안 되니까 그것도 신경 안썼어요. 그래도 제가 유일하게 뉴스 보고 산 주식이 신라젠이네요. 미친듯이 등락 거듭할 때 팔아서 재미본 사람들이 있을텐데 제 성격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한달 정도 묵혔는데 남들처럼 몇백 % 이익은 당연히 없었구요. 200만원 원금 기준에서 한 30% 정도 수익 봤나 봐요.
그리고 잊어 먹고 있다 대북주가 뜬다길래 신라젠에서 본 수익으로 찔끔 며칠 사 봤어요. 두 회사 정도 샀는데 하나는 좀 떨어지고, 하나는 좀 올라가고 그렇네요. 적어도 6월 북미회담까진 갖고 있어 보려구요.
데이트레이딩 하시는 고수들 보기에는 가소롭겠지만 직장 생활하며 금리보단 조금 낫게 수익보고 싶은 수준에서 한 주식이라 저로서는 만족해요. 크게 지르고 크게 먹거나, 쪼르륵 말아먹은 사람들 얘기만 언급되지만 저처럼 찔끔찔끔 하면서 반찬값 정도 버는 이들도 있을 거예요. 심지어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종목내용을 심도깊게 연구하는 것도 아닌데 제가 생각해도 좀 웃기긴 해요.
근데 1년 정도 꾸준하게 납작 엎드려 하다 보니 말로 설명이 안 되는 나름의 감이란 게 생기더라구요. 지금도 거래 프로그램 용어 하나도 이해 못하고, 예수금이란 말도 최근에야 대충 이해 했고, 그외의 복잡한 거 하나도 모르고 있어요. 증권방송 이런 것도 보면 볼수록 골치만 더 아프구요. 그저 내 통장에 현금 제대로 꽂히나 아니냐로 판단할 뿐입니다. 주변에 말아먹었다는 사람들 보면 평소에도 도박꾼 기질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그 반대구요.
주식시장에 희망을 가지는 것은 문대통령 집권 시기에는 건강한 자본주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고, 소심한 속물이지만 남들 눈에 피눈물 나게 하는 것은 싫은 저 같은 사람들이 반찬값이라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요령없는 얘기 하다 보니 내용도 역시 같은 수준.... 마무리는 작년 이맘 때 '한달 후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에 남을 명 칼럼을 써제낀 중앙일보 이정재의 쪽팔리는 칼럼으로 마치겠습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21469370
가당찮은 궁예질 칼럼니스트가 1,000 아래가 될 거라고 저주했던 코스피는 1년 후 2,487.25로 마감됐고, 원화 대비 2,000원을 넘을 거라던 달러는 1,075.20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