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쇼에 국민들은 환상에 빠지고
- 북핵문제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접근하자
2018.05.02
나는 지난 4월 27일 저녁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간단 촌평을 아래와 같이 한 적이 있다.
요란한 잔치에 먹을 것 없었음.
포장지 뜯고 박스 열어보니 작은 박스가 있어 또 열어 봤더니 꽝이 나왔을 때의 허탈감.
만찬 음식, 리설주 참석여부와 참석시간, 테이블 폭 2018mm, 판문점 분계선 높이 5cm, 평양 냉면, 등 실질적 회담내용과 동떨어진 가십성, 감성적 내용에 더 관심이 많던 회담. 그리고 이를 더 부각시킨 정부.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비핵화 의지 표현, 그것도 공동성명 맨 마지막에 간단 언급, 대신에 우리는 사실상 NLL 포기와 마찬가지인 서해 평화구역 천명.
2005년 9.19 제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이나 2007년 2.13 합의 시의 북핵 포기, 핵 시설 폐기, IAEA 사찰 수용보다 한참 후퇴한 공동성명.
이것 하자고 저런 생쇼를 벌였는지 어이가 없음.
6.13 지선용 정상회담, 이를 위해 김정은에게 정상회담 구걸하고, 김정은은 문재인에게 서비스한 듯. 김정은은 서비스한 댓가를 톡톡히 받으려 할 텐데 걱정됨.
어차피 북핵문제의 키는 미국의 트럼프가 쥐고 있어 문재인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입장이고 단순히 김정은과 트럼프를 연결시켜 주는 중개업자일 뿐이라서 이번 회담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내용이 없어 허탈함.
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한 언론들(특히 양승동의 KBS, 최승호의 MBC)은 속에 아무 것도 없는 찐빵에 팥소가 들었니, 야채가 들었니, 피자가 들었니 하며 문비어천가를 부르고 김정은이 통 큰 결단을 했다고 호들갑을 떨 거라는데 비트코인 하나 걸겠음.
너무 내용이 없어 문재인과 민주당이 6.13 지선에서의 약발이 그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드루킹 게이트를 잠재우기도 힘들 것으로 보임.
역시나 사실에 대한 객관적 보도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왜곡 선동을 일삼고, 자신의 밥그릇을 위해 양심도 팔아먹고 정권에 밀착한 언론들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마치 한반도에 평화가 온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김정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80%에 육박한다느니 하면서 지랄 염병을 떨고 있다.
이런 언론들의 기만극에 선동된 일부 얼치기들은 김정은의 캐리커쳐 옆에서 인증샷을 찍어 올리고, 주사론에 흠뻑 취해 학창시절을 보낸 586 운동권 출신들은 모여서 감격에 겨워 축배를 올렸다고 한다.
이들만 정신줄 놓고 있으면 그나마 나라꼴이 걱정되지 않겠지만, 일반 국민들도 김정은-문재인의 감성 퍼포먼스에 깜박 속아 판문점 선언에 무엇이 담겨 있고, 이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따져보지도 않고, 앞으로 북핵이 폐기되고 북한이 개방되어 북한 인프라 구축에 우리가 참여하게 되면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레미콘 회사, 철로 부설 및 보수 회사가 남북경협주라며 테마주로 뜨고 상종가를 연일 치고 있으며, 개미들을 이에 현혹되어 묻지마 매입에 나서고 있다. 이런 테마주를 산 개미들은 남북정상회담을 이유 불문 칭송하는데 침이 마를 날이 없다. 심지어 보수 성향의 주식 매입자도 이성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분석하여 남북정상회담을 비판하면 잘 되고 있는데 초를 친다고 신경질을 부리며 혹시나 자기가 산 남북경협 테마주 주가가 떨어질까 노심초사한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내 언론들과 달리 해외 언론들이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진보적이라는 뉴욕타임즈의 만평이나 월 스트리트 저널, 워싱턴 포스트, 블룸버거, 파이낸셜 타임즈의 기사만 보더라도 이는 금방 알 수 있지만 국내 언론들은 이를 제대로 전하지 않고 있다.
*NYT 남북정상회담 만평
http://blog.naver.com/jsl1611/221265278027
트럼프가 겉으로 판문점 선언을 칭찬하는 것 같지만, 그 속내는 우리 언론들이 해석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방식대로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설정하고 이를 충실하게 이행해 왔다. 언론들이, 특히 국내 언론들이 트럼프가 김정은을 비난했다 칭찬했다, 한국 정부를 협박했다 만족한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한다고 말하지만 트럼프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이제까지 자신의 원칙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CVID, 완전하고 확인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를 초지일관 고수하고, 북핵 폐기가 확인되기 이전에 북한에 대한 제제를 절대 풀지 않는다는 원칙에 흔들림이 없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선언적으로라도 비핵화를 말한 것에 대해 트럼프가 환영한 것은 어차피 자신의 북핵 폐기 로드맵에 김정은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 1차적 과제는 해결되었다고 생각한 것이고, 김정은이 자신의 말을 되돌릴 수 없게 아예 대못을 박아버리겠다는 의미이다. 김정은이 공언했고, 문재인이 보증 섰으니 북한 비핵화에 대해 둘이 나중에 딴소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환영을 표했을 뿐이다.
이런 트럼프의 진의는 4월 30일, 존 볼턴 안보보좌관의 폭스와 CNN 인터뷰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4/29/0200000000AKR2018042906715207...
존 볼턴은 기존의 트럼프 방침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더 강하게 나오고 있다. 볼턴이 북한은 리비아와 다르다고 말하는 것은 단계적 폐기와 제재 완화라는 이란식을 선택한다는 말이 아니다. 북한의 핵 개발은 리비아보다 시간도 길었고, 핵 개발 수준도 높을 뿐아니라 핵탄두를 보유한 량도 많고, 그 은닉의 수준도 높아 더 확실하고 엄밀하게 조사하고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뜻이다. 볼턴은 북핵 이외에도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미국인 인질, 일본인 납치를 북한에게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연합뉴스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볼턴은 한국인 납북문제도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다.
한국 언론과 문재인 정권의 감성 쇼에 취한 우리 국민들은 장밋빛 환상을 갖고 마치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되어 한반도에 평화가 온 것처럼 들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북핵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어째 입장이 뒤바뀐 느낌이다. 북핵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우리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말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의 가장 큰 문제는 주객이 전도 되었고 선후가 뒤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의 공동선언문이나 합의문은 비핵화를 어떻게 진행할 지에 대해 합의하고, 비핵화 후의 문제를 다루었지만, 이번 판문점 선언은 북핵문제를 군축의 하위 개념으로, 그것도 구체적 실행방안은 없이 먼 장래에 이룰 일로 선언적인 의미만 있을 뿐이고, 이 선언만으로 평화가 정착된 것으로 가정하고 NLL 평화수역, 남북한 경협 등 북한이 필요한 부분을 먼저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비핵화에 합의하고 구체적 실행방안이 진행되거나 완료되어 평화가 왔으니 남북이 교류하고 군축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있지도 않은, 환경이 조성되지도 않은) 평화가 왔으니 북한 제재도 풀고 확성기 철거하고 NLL을 평화수역으로 하면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것이라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합의는 종북적 사고를 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
이번 판문점 선언이 얼마나 허당이며 속 빈 강정이고 앙코 없는 찐빵인지는 과거의 합의나 선언과 비교해 보면 안다. 진전은커녕 오히려 한참을 퇴보한 합의를 한 것이다. 이래 놓고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 같이, 마치 평화가 한반도에 온 것 같이 설레발을 치고 있다.
판문점 선언 이전에 있었던 비핵화 선언과 합의는 아래와 같다.
1. 1992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우선 지난 1992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선언문 자체에 비핵화가 명시됐을 만큼 비핵화가 선언의 핵심 내용. 선언문 1조에는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 한다'고 명시. 비핵화를 명확하게 약속한 것.
2.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
합의문에는 '북한은 핵활동을 즉각 중지하고 관련 시설을 해체한다', '또한 북한은 IAEA의 핵동결감시활동을 위한 모든 협력을 제공해 장래 핵위협을 해소한다'고 나와 있음.
3. 2000년, 6.15 공동선언(김대중-김정일)
반면 6·15 공동선언에는 비핵화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음.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통일을 지향하자'는 내용.
4. 2005년, 제4차 6자회담 9.19 공동성명
9·19 공동성명에는 비핵화에 대한 내용이 명시. 성명서에는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고 돼 있음.
5. 2007년, 2.13 베이징 6자 회담 합의문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내용. 합의문 2조1항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궁극적인 포기를 목적으로 재처리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한다', 'IAEA와의 합의에 따라 모든 필요한 감시 및 검증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IAEA 요원을 복귀토록 초청한다'고 나와 있음.
6. 2007년, 10.3 6자회담 합의문
10·3 베이징 6자회담 합의에도 비핵화 관련 내용이 들어 있음. 합의문에는 북한은 '금년내 모든 현존 핵시설 불능화 및 모든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완료한다'고 돼 있음.
7.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문(노무현-김정일)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문에는 비핵화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선언문에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밝힌 바 있음.
8. 2012년 2.29 미북 합의문
2012년 2·29 미북합의에도 비핵화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음. 당시 합의에는 북한은 대화 분위기를 개선하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핵 실험 및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함한 영변에서의 핵 활동에 대한 모라토리엄 이행에 동의.
6·15공동선엄을 제외하고는 일곱 번에 걸쳐 비핵화를 약속.
2006년부터 6차례 핵실험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진행했고 이어 2차(2009년 5월 25일), 3차(2013년 2월 12일), 4차(2016년 1월 6일), 5차(2016년 9월 9일), 6차(2017년 9월 3일) 핵실험을 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합의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
출처 : http://raythep.mk.co.kr/newsView.php?cc=12000001&no=16517
이렇게 그 동안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와 한 합의를 어겨놓고는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 방명록에 다음과 같이 썼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이 숱하게 약속을 하고도 이행하지 않았던 것은 문제 삼지 말고 새로 시작하자고 꼼수를 부리는 방명록이다. 상당히 의도성이 있는 방명록 내용으로 김정은이 입장에서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문제는 우리측 청와대나 민주당이 이런 방명록 내용에 동조하고 나서는 작태이고 이런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언론들의 한심함이다.
그 동안 7차례에 걸쳐 비핵화에 합의를 해 놓고 합의를 어기고 몰래 6차례의 핵실험을 하고 이제 핵탄두를 보유하고 ICBM마저 완성단계에 있는 북한이다. 고작 비핵화를, 그것도 북핵 폐기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만 하고 구체적 실행방안이나 로드맵은 제시하지도 않은 판문점 선언이 우리에게 당장 평화를 가져다 준 것처럼 나대는 청와대, 민주당, 그리고 언론들의 정치적 선동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감격에 겨워 울먹이거나 장밋빛 환상에 젖어 우리의 (경제적) 삶이 펴일 것이라 기대하는 대중들의 감성적 접근과 순진함에는 걱정만 앞설 뿐이다.
판문점에서의 김정은의 미소 뒤에는 고모부를 고사포로 처형하고 이복 형을 독극물로 암살하는 잔인함이 있다는 사실과 수백만 북한 인민을 아사케 하고, 수십만 인민을 정치수용소에 감금하는 등 인권 침해가 일상화 된 북한의 현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뱀발. 통일이 절대선이며 당위인가?
나는 항상 통일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그리고 통일은 절대적 가치나 목적이 아니라 남북한 국민과 인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통일이 남북한 국민과 인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하거나 오히려 방해가 된다면 통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한 민족이니까 통일이 당위일까? 같은 민족이면 왜 하나의 국가를 형성해야 하는가? 국가는 공동의 이념이나 가치를 공유한 구성원들의 집합체이다.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고 같은 민족이라면 덤일 뿐이지 그것이 필수 요건은 아니다.
저출산으로 해외로부터의 이주가 필요하고 다문화 가정이 늘어 오늘의 우리(대한민국)에게는 오히려 민족은 국가 공동체를 영위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나는 북한식의 사회주의를 선호하는 자는 북한으로 이주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살게 했으면 좋겠다. 굳이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북한을 왜 통일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체제와 이념이 다른데도 통일이 된 예가 있나? 독일은 동독이 스스로 무너져 서독의 자유시장경제로 통일 되었고, 베트남은 월맹에 의해 무력으로 통일되었다. 예맨은 억지로 남북이 통일했지만 그 부작용이 심각하고 내전을 겪고 있다. 대만과 중국은 한반도의 남북한과 다른 성격이라 비교할 수 없고.
이렇게 세계적으로 체제와 이념이 다르면서 통일을 성공적으로 한 예가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연방제니 뭐니 하면서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북한이 통일을 하려고 애쓰는지 모르겠다. 그런 노력으로 각자의 국민들과 인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힘을 쓰는 게 낫지 않겠나?
내가 의아한 것은 통일을 주장하는 사람치고 통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과 심지어 통일은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와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통일은 대한민국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로의 통일 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고 이게 가장 합리적이며, 남북한의 국민과 인민의 삶이 개선되는 길이다. 이 방법 외에 어떤 통일 방안이 있는가? 그런데 586 주사파 운동권이나 현 집권 세력, 그리고 자칭 진보진영 인사들은 이것을 인정하지 않거나 원치 않는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답을 하지 않는다. 이 글을 보는 자칭 진보진영 인사들은 답을 해 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