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시골로 이사 왔는데 가끔 길고양이 한마리가 집에 들어오곤 했어요.
하지만 너무 순식간에 일이라 긴가 민가 하고 지냈는데 ...
지난 2월 너무나 추운 겨울날, 심하게 여위고 고단한 모습의 고양이를 우리집 바깥쪽 울타리 밑에서
딱 마주쳤어요. 곧 죽어버릴 것 같았어요.
그날은 일단 키우던 강아지 사료를 그 아이 만났던 위치에 놔 주었습니다.
한참 지나 가보니 깨끗히 먹어 치웠더라고요.
다음 날부터는 고양이 사료와 따뜻한 물을 오후 2시쯤 같은 곳에 놓아 주었어요.
고양이는 3kg이 채 못되어 보이고 어린 고양이인지 나이 든 고양이인지 암컷인지 수컷인지도 아직 몰라요.
사람과 너무 친해지만 오히려 길냥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고 읽어서 사료 주고는 멀리 떨어져서 보곤 했어요.
매일 사료는 150g (종이컵 1컵) 정도 줬는데 다음날 보면 깨끗히 먹었더라고요.
그리고 1주도 안되어 2시 가량 되면 미리 와서 밥을 기다리고 제가 2-3 미터 까지 접근해도 가만히 기다리는
영리한 아이예요. 그보다 더 가까이 접근하는 건 허락치 않더라고요.
그렇게 한 2달이 됐어요. 그런데 한 5일 전부터 사료를 1/2 정도 남기기 시작하더니 어떤 날은 거의 안 먹어요.
2시가 되어도 밥 먹으로 와서 기다리지도 않고요.
걱정이 되어 오늘은 찾아 나섰는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길바닥에 엎드려 있는 거예요.
혹 차에 치었나 놀라서 가봤더니 한 2미터 정도 다가가니까 후다닥 도망가서 좀 떨어진 곳에 또 엎드리네요.
사료 그릇을 가져다 주었더니 다가와서 먹지는 않고 쳐다보고 있어요.
혹 저 때문인가 싶어 멀리가서 몰래 봤지만 먹지를 않고 엎드려서 가만히 있어요.
사료에 질려서 그런가 싶어 집에서 삶은 계란 노른자 1/2개를 줘봤지만
오물 거리면서 어렵게 한참을 걸려 먹더라고요. 나중에 보니 그나마 남겼고요.
어디가 아픈 거 같아요. 증상을 정리하면...
1. 1주 전보다 눈에 띄게 야윈것 같아요. 힘이 없고 자꾸 엎드리는데
그래도 제법 경계도 하고 전보다 많이 느리고 약하지만 이동도 하고 한 1미터 정도 높이의 축대는 가볍게 올라 가요.
2. 전에는 딩굴딩굴하면서 잘 놀았는데 그냥 축 늘어져 엎드려 있어요.
3. 전과 다르게 오다 가다 저를 만나면 야옹야용하면서 많이 울어요.
아프니까 도와달라는 거 같은데 가까이 다가가면 후다닥 3미터 정도 멀리 도망가요.
4. 눈꼽도 없고 입 주변도 깨끗해요. 그런데 전과 다르게 힘없는 모습이 너무 걱정되요.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양이를 키우는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길고양이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임신한 거 같다고 하긴 하네요.
일단 캔사료를 섞어 주던가 영양제를 투여할까 생각 중인데 경럼 많은 캣맘님의 조언이 시급합니다.
제가 구조하는 건 불가능해요. 좀체로 옆에 다가갈 수가 없어서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