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지만 내신 치열해요.
그 치열함... 축에도 못 들게 공부 잘 못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동네 특성상, 중학교 때 공부 안하고 정신 못차리던 아들 친구들 하나 둘... 정신차리고 공부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고2 들어와서 중간고사 준비를 열심히 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공부 못하는 자식 둔 부모님들 아시려나요...
중학교 때 공부해놓은 게 하나도 없어서, 모든 걸 한꺼번에 다하려니 너무 버겁고,
효율적인 방법 자체를 모르고,
체력도 약해요..
그러니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지요.
다른 애들도 다 열심히 하니까요.
그런 과정에서 꾸역꾸역 가고 있는데,
시험이 월/화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제 낮 친구들과 노래방에 갔다 하고, 밥도 안 먹고 왔어요.
밥을 안 먹고 게임을 하는 일은 있어도 밥을 안 먹고 노래를 부르는 애는 아닌데.. 거짓말을 하더군요.
넘어갔어요.
라면 끓여달래서 먹고 독서실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PC방에 있는 걸 알았습니다.
여동생 같은 학년 남학생들이 "니네 오빠 PC방에 있다"고 이른 거죠.
마음이 무너졌는데
저녁에 들어와 지가 잘못한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PC방에 있는 걸 알았냐, 독서실에 전화했냐 그걸로 지랄을 하네요.
남과 비교를 한다는 둥...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요.
밤 9시 이후 목욕 하고 정신 차리고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만, 전 지금도 용서가 안되어요.
남은 세 과목. 준비된 거 거의 없고, 그중 역사는 모의고사 50점 만점에 16점 맞을 정도로 아는 거 아무 것도 없어요.
자기 상황 모르고 이번에 공부 좀 했다고 유세 떠는 것도 분노가 일고.
객관적으로 여동생 친구들에게까지 한심스럽게 보일 만큼 행동하고 있다는 것도 화가 치밀어요.
그냥 내려놔야 하는지.. 억울해 미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