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아 생 전 통일을 볼 날이 올 것 같아요
한반도만큼 이념 전쟁이 참혹했던 곳이 또 있을까요
광복직후의 좌우 대립은 차라리 낭만적이었네요
제주 4.3의 대 학살, 6.25, 이승만 정권의 양민학살,
군부독재 정권 하에서 벌어진 인권탄압, 5월의 광주.
망나니 손에 들린 칼 마냥 미친 듯이 휘둘린 반공 이데올로기.
그 칼에 영문도 이유도 모른 채 스러진 영혼들을 생각하면
억울하고 답답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오늘,
그 생사를 갈라놓았던 군사분계선이
그간 아무 일도 없던 듯
넘어도 되는 날이 된답니다.
통일을 고대하며, 빨갱이 누명을 쓰고
물고문 전기고문에 자기 몸을 내 던졌던
그 수많은 꽃 같던 청년들!
아무렇지도 않게 금단의 문이 열린 답니다.
어쩔까요
그 아까운 생명들, 억울한 영혼들을.
전쟁과 이데올로기가 할퀴고 간 상흔을 돌보지 못하고
생존을 위해 그 상처들을 깊이 묻어 두어야 했던
전쟁세대 우리 어버이들.
오늘이 그 분들께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감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