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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암환자

... 조회수 : 3,443
작성일 : 2018-04-26 01:42:23

아빠가 항암치료했는데 내일 퇴원해요.

연세도 많으니 하지 말라고 주변에서 다 말렸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암치료를 시작했죠. 폐암 3기말.

본인도 싫다고 거부했으니 그냥 치료하지 말고 가시게 할걸 후회가 밀려오네요.

2년은 살수 있다더니만 6개월도 안됐는데 포기상태예요.

2주 전쯤 갑자기 호흡곤란이 와서 응급실로 가서 산소호흡기 꼽고 일주일넘게 중환자실 있다가

일반 병실로 온게 일주일이 넘네요. 매일 노란피,빨간피주사 맞느라 병원비도 장난 아니고

의사는 만날 좋아졌다 좋아졌다 하더니만 이젠 퇴원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하래요. 더이상 해줄게 없나봐요.

음식을 먹으면 기침을 하고 그러면 폐렴으로 오나봐요 폐암환자는. 기침후엔 열이 오르고 호흡곤란이 와요.

본인도 병원 싫다고 하고, 치료도 거부하는데 막상 호흡곤란 와서 거칠게 숨을 쉬면 엄마나 나나

어쩔줄 모르고 119만 찾게 되네요. 그러다 보면 또다시 적극치료로 들어가고 억지로 숨을 붙여놓고.

멀리 살고 있는 동생놈은 그냥 가시게 병원으로 모시지 말라는데 사람이라 헐떡거리며 죽어가는 모습은

차마 못보겠어요. 지난번 응급실에 갔을땐 거의 죽음 문턱까지 갔다고 의사가 그랬어요.

이럴 땐 처갓집 옆으로 이사가자고 꼬인 남편이 너무 미워요. 다들 멀리 떨어져 있어 엄마 대신 이런저런 뒷처리 할 사람은

나밖에 없거든요. 입퇴원 반복에 입원이나 퇴원이면 하루가 다 가고. 엄마는 끝도 없이 불러대고.


작년엔 시어머니 쓰러져 대소변 받아가며 병수발 들다 7개월만에 겨우 보내드렸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거든요.

아이들은 내가 없으면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하고 작년초 어머니 쓰러졌을 때부터 아빠 항암치료이후

오늘까지 아이들의 성적은 바닥이고, 나는 나대로 심난하고 성질나고...수면제 없이는 잠못드는 밤이 계속이네요.

아빠 퇴원해서 집에 계시면 얼마 못견디실거예요. 고통스럽게 가시는거 엄마가 같이 보자고 전화할텐데 엄마도

불쌍하다 싶으면서도 속에서는 나도 우리 어머니때 다 겪었어.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소리가 절로나네요.

아빠 괴로워 하는거 보고싶지 않아요. 엄마는 과정이라고 꾹 참고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본인도 못보면서.


아빠 가시면 엄마 신장이 다 망가져서 누군가의 보살핌이 있어야 하는데 신랑놈은 또 우리집에 모시쟤요. 아들만 셋인

엄마가...난 시엄머니도 모시고 살았단 말이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갈만한 집이 우리집밖에 없으니

착하지도 않은게 악하지도 못해서 욕을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고 끙끙앓게 됩니다. 진짜 우울하네요.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IP : 112.151.xxx.15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4.26 1:49 AM (216.40.xxx.221)

    그래도 친정부모 모시자는 신랑이 고마운걸요.
    보통은 나몰라라 하고 시부모만 모시라고 하는데.
    그리고... 친정부모님께 학대받거나 안좋게 크셨어요?

  • 2. ...
    '18.4.26 1:58 AM (112.151.xxx.154)

    학대는 아니지만 아빠가 놀음으로 엄마가 우울증이 있었던거 같아요.
    엄마는 항상 아팠고 아들아들 하며 사신분이라 나한테만 화풀이를 많이 하셨죠.
    내 기억에는 단 한번도 케어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없어요. 응원하는 말은 단 한번도 들은적이 없어요.
    그래서 내가 스스로가 부끄럽고 자신감이 제로죠.
    신랑은 자기 엄마 보살펴 줬으니 자기가 우리엄마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하겠지만 직장 다니는 사람이 뭘 하겠어요. 어차피 모든 일은 내 차지인걸. 어머니가 그랬듯이.

  • 3. .........
    '18.4.26 2:02 AM (216.40.xxx.221)

    역시 그랬군요.
    보통은... 이런 상황이면..

    동생한테 돈이라도 보태게 하세요.

  • 4. 늑대와치타
    '18.4.26 3:59 AM (42.82.xxx.216)

    남편한테는 우리집 챙겨줘서 고마운데 나도 어머님 모시고 아빠 모시느라 많이 지쳤고 애들도 관리안되고 또 오빠나 남동생있으니까 그들한테 맡기면 될 것 같다하세요..
    굳이 이 상황에서 원글님이 희생을 해야되나 싶네요..

  • 5. .....
    '18.4.26 6:25 AM (39.121.xxx.103)

    산소발생기 대여 한번 알아보세요...
    에휴~~~병원은 왜그리 환자들 힘들게 계속 치료를 권하는지...
    희망없으면 없다고 해주지...
    저도 의사놈들 너무 원망스러워요..

  • 6. 저도
    '18.4.26 6:32 AM (199.66.xxx.95)

    몇년간 병수발하다 이제 겨우 안한지 1년이라 그 마음 짐작갑니다.
    아버님은 하실수 있는 만큼 하시고 그래도 이렇게 도울수 있게 남편이 이해해줘서
    다행이라고 마음 바꾸세요.
    어쩌겠어요.?
    이제와서 안하실수도 없으니 내몫인 업이다..하고 최대한 평안한 마음으로 하시구요

    어머님은 혼자서 다 지지 마시고 오빠분들과 돌아가며 보살피세요.
    안돌보는 집이 일정금액을 각출해서 돌보는 집에 드리는것도 좋구요

    그렇게 최선을 다하고나면 가시고나서 후회는 없더라구요.
    우연인지 모르지만 그러고나니 제 인생도 살살 좀 봄이 오고 있네요.
    농담처럼 쌓은 복 이제오나보네..라고 하고 있어요.
    힘내시구 잘 해결되시길 빌어요

  • 7. ..
    '18.4.26 7:26 AM (125.181.xxx.208) - 삭제된댓글

    노름하던 아빠, 아들 선호 엄마,
    보통은 이런 경우 나몰라라 하는데 너무 애쓰시네요.
    딸이 책임감을 갖고 다 하면 아들은 당연히 아무것도 안해요.
    손을 놓으면 셋 중 누군가가 어쩔 수 없이 나설 거예요.

  • 8. ㅇㅇ
    '18.4.26 7:43 AM (116.41.xxx.209)

    요양병원이나 호스피스병원에 모시고 간병인이 있으니 님은 한숨 돌릴 수 있을거에요
    병원비는 1/n 하시고요

  • 9. ㅇㅇ님 말씀대로 하세요
    '18.4.26 8:25 AM (110.15.xxx.47)

    호스피스입원 간병인 엔분의 일이 답이예요
    원글님 엄마가 원글님에게 하는 태도가 저희집과 너무 똑같아서 맘이 아프네요
    힘들다고 싫다고도 표현하세요
    저는 그저 죽어가는 엄마에게 좋은딸로 남고싶어서 다 희생했는데요
    돌아가시고보니 내가 너무 바보였구나 싶어요
    돌아가신 엄마도 형제들도 다 몰라주더라구요

  • 10. ㅠㅠㅠㅠ
    '18.4.26 8:28 AM (125.177.xxx.47)

    에휴휴. 그 맘 이해되요. 많이 힘 드시죠.

  • 11. 맘 아파요
    '18.4.26 9:05 AM (175.121.xxx.145) - 삭제된댓글

    내자식도 있는데.. 그아이들도 돌봐야하는데... 여기저기 아픈 부모들은..꼼짝못하게 삶을 죄어오고..가까운데사는죄로 곁에있어야하고 냉정하지도못하고 ..안타까움과 스트레스가 겹치지요...힘드니애들한테 짜증이나고 신랑과의관계도 잘안되고요 ..누구를만나도 즐겁지않고 가족여행 이런건 생각도 못하고요...딱 제가 그랬습니다ㅠ 웃긴일이지만
    아픈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제게삶에 평화가 왔다랄까요....님 너무너무 상황이 보여 맘이 아픕니다ㅠ
    폐는 숨쉬기가 어려워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만계시겠군요
    그냥 마약성 패치로 버티셔야하고요ㅠㅠ
    뭐라드릴말씀이 없게 안타깝습니다 님이요....

  • 12. ~~
    '18.4.26 9:31 AM (58.230.xxx.110) - 삭제된댓글

    이게 가족으로서 딜레마에요...
    그렇다고 돌아가시게 손놓을수도 없고
    저희도 항암 15번했어요~~
    이제 면역항암제 쓰시구요...
    자꾸 숨차하셔서 ...
    그렇다고 저리 말하고 눈맞추는 분을 호스피스로
    보낼수도 없고~~
    그냥 너무 할수있는게 없어 속상해요...
    한번이라도 더 뵙고 오는게 다에요~
    우리 힘내요~

  • 13. ...
    '18.4.26 9:32 AM (58.230.xxx.110)

    아무리 자식이지만 내자식에게
    악순환대물림하지않게
    내능력만큼만 하는게 답이에요~
    돈이든 마음이든 시간이든...

  • 14. ..
    '18.4.26 9:39 AM (223.62.xxx.160)

    싫으면 하지 마세요. 내가 희생해야만 계속되는 관계 그만 하셔되 되요. 어머니 전화 안받으셔도 되요.
    지금이라도 멀리 이사가세요. 어머니는 아쉬우면 아들에게 연락하겠죠. 남편 말은 못들은척 하세요.

  • 15. ...
    '18.4.26 10:21 AM (211.243.xxx.244)

    원글님 고생 많으세요. 사실 어머니는 아버지만 돌보면 되지만, 원글님은 가정 살림도 해야 하고, 애들도 케어하고 남편, 시댁식구도 챙겨야 하잖아요.
    할 수 있으신 만큼만 하시고, 힘들 때는 친정에 가지 마세요.

    아버지는 요양병원에 모시는게 제일 좋아요. 어머니께, 나도 우리 애들 공부 시켜야 하고 살림도 엉망이라서 더이상 이렇게 친정에 자주는 못 온다. 어머니도 힘드시니까 아버지는 병원에 모시자고 얘기해 보세요.
    그리고 다른 형제들한테 전화해서 나도 너무 힘드니 주말에는 자주 와서 도우라고 얘기하세요.
    원글님도 친정이나 병원에 가는 날짜를 스스로 정하세요. 주말에는 다른 형제 와있으라고 하시고, 원글님은 일주일에 1~2번 가시고, 꼭 가야 할 일이 있다면 잠깐 1시간만 있다가 오세요(이것도 힘들긴 해요)

    저도 희귀병인 친정 엄마 때문에 힘든 사람이라서 원글님 마음이 이해가 되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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