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저희 엄마 음식이 입에 안 맞아요

다른 입맛 조회수 : 1,265
작성일 : 2018-04-11 15:16:39

엄마가 맞벌이셔서 집에서 요리 다양하게 안하셨어요.

삼시세끼와 도시락을 해주시긴 했는데 메뉴가 거의 10가지 내에서

돌아가며 나오는 식이었어요.

국은 미역국, 토장국, 무국, 오뎅국.

찌개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김치, 멸치볶음, 달걀말이, 김, 나물 몇 종류.

생선은 정말 어떠다가 한 번 갈치 조림이나 고등어 조림 해주셨어요.

엄마가 생선 자체를 싫어하셔서 일년에 서너번 먹었나봐요.

고기는 좋아하셨는데 사와서 양념하고, 보관했다가 꺼내서 볶고 하는 과정을 싫어하셔서

고기요리는 언제나 불고기랑 삼겹살 구이만 먹었고요.

도시락 반찬은 김치와 참치캔, 김치와 달걀말이, 김치와 소세지부침.


불만은 없었어요.

엄마 바쁜 것도 알고 있었고, 제가 먹는 것 자체에 별 관심이 없어서요.

김치도 엄마가 하신 것이 아니라 고모 3분이 서로 시간되는 날을 잡아서

하루 저희 집에 오셔서 엄마 일나가시고 없는 빈집에서 김장 잔뜩 하시고,

수육도 만들어놓으시고, 밑반찬 만들어놓고 가셨어요.

절기에 맞춰서 먹는 찰밥이니 만두, 송편 등도 외갓집에서 얻어오셔서 주셨고요.


그런 환경에서 살다가 대학교는 기숙사로 가게 되었고,

주말마다 알바하느라 집에서는 잠만 자거나 그나마도 못 갔어요.

취직 하자마자 아침 한 끼만 집에서 먹고 점심, 저녁은 구내식당,

주말에도 출근하는 직업이었던지라 다 사먹는 경우가 허다했어요.


이제 저는 결혼 10년차, 요리나 반찬은 스스로 다 해먹고, 사먹어요.

그리고 엄마는 정년퇴임을 하셨는데 워낙 요리를 안하셨기 때문에

이제 집에서 뭘 만드셔도 제 입에 안 맞아요.

전 고모들이랑 외숙모들 음식이 입에 맞는 소울푸드고,

아플 때도 먹고싶다고 떠오르는 엄마 음식이 없어요.

당연하지 않나요?


그런데 엄마가 가끔 화를 내셔요. 내 자식 아닌 것 같다고.

너는 어떻게 엄마 음식 중에 먹고 싶은게 하나도 없냐고 뭐라하시고,

왜 친정이라고 오면 해달라고 조르는 음식도 없냐고요.

이제와서 해주시는 음식은 양념도, 간도 저에게 안 맞습니다.

그래도 집안 시끄러워지는거 싫으니 어.. 그럼 달걀말이 해줘...

그러면 또 화내세요. 기껏 달걀말이냐고요.

제가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하면 맛있다고 어떻게 양념했냐고 물으시고

얻어가세요. 다음에 오시면 전에 그거 또 해달라고 하시고요.

어째 엄마랑 딸이 바뀐 것 같기도 하고

그간 엄마의 요리에 대한 추억이 없었고, 그것에 불만 전혀 없는데

이제와서 본인과의 연결고리가 될 요리를 말하라고 하시니 당황스러워요.



IP : 175.204.xxx.24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4.11 4:47 PM (125.176.xxx.139) - 삭제된댓글

    완전 공감요.^^
    엄마가 싫은건 절대 아니고, 감사하고, 좋아하는데... 엄마의 요리에 대한 추억이 없다고 추궁하시면, 당황스럽죠. 없는 추억을 거짓으로 만들어내라는건지...
    그냥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어때요? 엄마에게 불만없고, 엄마를 좋아한다. 그런데, 엄마의 요리에 대한 추억은 없다고요.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귀찮은것도 없애고요.^^
    저는 원글님과 정반대에요. 제 엄마는 요리를 정말정말 잘 하세요. 그냥 한식이 아니라, 궁중요리를 한 상 떡 하니 차려내시고, 양식, 중식 가릴거없이! 음식솜씨가 대단하세요. 집에서 송편, 김치, 만두, 찐빵, 피자 다 만드셨어요. 저도 정말 감사해요. 가족을 잘 챙겨먹이셨어요. 그 수고 대단하셨어요. 그런데, 그 심부름은 다 제가 했거든요. 전 그래서 지금은 음식만드는거 정말 싫어해요. 김치, 만두, 송편 등은 제겐 즐거운 추억이 아니라, 힘들었던 유년시절을 상기시킬 뿐이에요. 집에서 다 펼쳐놓고, 음식 바리바리 만들어서, 이집저입 나눠주고, 힘들다고 피로회복제 사 마시고, 그런거 진짜 싫어요. 엄마가 지금도 김치를 종류별로 담궈주시려고해요. 저는 처음엔 좋게 사양하다가, 안 먹혀서, 올해부터는 대놓고 필요없다고 말해요. 냉장고에 김치를 꽉 채워놓는거 자체가 싫다고 거절해요. 사양하는게아니라, 싫다고 해요. 엄마에게 고맙지만, 난 그런거 싫어한다고 솔직하게 말해요. 엄마는 서운해 하시지만, 이젠 제가 부모님댁에서 지내는것도아니고, 제집에서는 제 마음대로 살고싶어요. 물론 부모님께 용돈은 꼬박꼬박 드리고 ,여행도 같이 다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2758 주차장입구 막고 있던 유치원차 피하다 차를 긁었네요 1 젠장 2018/05/21 1,716
812757 공주도 얼굴 이뻐야 듣는 소리겠죠 4 2018/05/21 1,894
812756 뻑하면 목이 붓고 찢어지게 아파요 3 목이 2018/05/21 910
812755 퇴근 1시간전... 3 .... 2018/05/21 1,006
812754 정의장·여야 원내대표 고별회동…야3당 ˝정부개헌안 철회요청˝ 10 세우실 2018/05/21 792
812753 더민주..는.. 1 그나마 2018/05/21 469
812752 뜬금없는 실리프팅 이야기 10 또릿또릿 2018/05/21 4,676
812751 평촌 어깨 수술이요.....? 3 .. 2018/05/21 1,088
812750 159에 63인데 66입는데요 16 ㅇㅇ 2018/05/21 4,057
812749 수원 왕갈비집 추천해주세요 16 ... 2018/05/21 2,027
812748 알바 조건 괜찮은가 좀 봐주세요~~ 4 알바처음 2018/05/21 1,246
812747 동유럽 로밍 안해도 될까요? 패키지 7 셀러브리티 2018/05/21 2,155
812746 매물이 계속 쌓이는데.... 지켜봐야 하는거죠? 9 이사 2018/05/21 3,768
812745 KT 멤버쉽 포인트 다들 어디에 쓰세요 16 궁금 2018/05/21 4,640
812744 반포 소형 평수 이사 고민입니다. 8 결정 2018/05/21 2,815
812743 초 6..일룸책상 추천해주세요 2 hiteni.. 2018/05/21 1,002
812742 외국어는 어떻게 하는거예요? 2 고3 2018/05/21 1,185
812741 아파트에서 초등학생이 아령을 던져 사람이 다쳤대요 37 세상에 2018/05/21 8,910
812740 남친과의 말다툼 23 음식에 대한.. 2018/05/21 5,084
812739 장신영강경준 결혼하네요 12 2018/05/21 6,625
812738 항암치료 기간을 대강 병원에서 알려주나요? 4 슬픔 2018/05/21 1,460
812737 샐러드 vs. 나물 - 뭐가 더 몸에 좋을까요? 16 성인병정복 2018/05/21 3,700
812736 서촌근처에 좋은 호텔 추천 부탁드려요^^ 9 ㅇㅇ 2018/05/21 1,124
812735 김민식 PD“그때 이재명 시장이 격려금을 주셨는데 매우 큰 금액.. 19 아수라 2018/05/21 3,488
812734 교사 능력도 제대로 평하자는 청원이 떴어요 14 .... 2018/05/21 2,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