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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린시절.. 초코파이에 대한 기억...

초코파이에 대한 기억 조회수 : 1,402
작성일 : 2018-04-01 12:40:36

75년생입니다. 가난한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나왔구요

어릴때 어쩌다 초코파이를 학교에 가져가면 아이들이 "한입만! 한입만!!" 하면서 달려 들었습니다.

그러면 전 한입 줘요.

다른 친구가 또 옵니다. 한입 줍니다.

또 다른 친구가 와요. 또 한입 줍니다.

더러는 한입을 정말 입이 찢어질만큼 벌려서 거의 반쪽을 다 먹어치우는 친구도 있었어요

그렇게 세네명의 친구가 와서 먹고 나면 저에겐 정말 조그만 조각 하나가 남았는데

전 그때 그걸 먹지 않고 그냥 "나 안먹어. 너네 다 먹어" 하고 줘버렸습니다. 먹기 싫다기 보단 기분이 상한거지요.

그럼 누군가는 게의치 않고 그 조각을 게눈 감추듯이 입에 털어 넣어 버립니다.



어린시절 기억이지만

요즘 전 자주 그 초코파이에 대한 기억이 납니다.

누구는 상대가 싫어하든 말든.. 나를 이상하게 보든 말든..

한입만 한입만 하고 달려 들어서 꼭 챙겨 먹고 가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누구는 입이  찢어질만큼 벌려서 거의 반쪽을 입에 넣는 친구가 있고

누구는  이제 거의 남지도 않은 조각마져 달라고 해서 정작 초코파이의 주인은 한입도 못 먹을 처지가 되도

내 입에 털어 넣는 친구도 있는데..

왜 나는

누가 맛있는걸 들고와도 달란 말 한번 해 본적이 없으며

한입만 하고 달려오면 거절하지 않았으며

중간에 끊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남은 작은 조각마져 기분이 상한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줘버렸을까...



지금 저는 착하고 안 착하고의 문제를 얘기하려는게 아니라

도대체 저는 뭐가 문제였길래 어릴적에도.. 다 큰 지금도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왜 저에겐 친구들같은 뻔뻔함이 없었는지.. 왜 악착같이 굴지 못하는지..

가난하고, 없이 살고, 궁한건 매한가지 였는데 왜 나를 그 친구들과 달랐는지..

그 남은 한조각 내 입에 털어넣었음 어쨋든 결과적으론

나도 조금은 먹게 되어 이익인건데 왜 그걸 " 너네 다 먹어" 하고 줘버린건지..

그리고 왜 어른이 된 나는 그때의 나와 별로 변한것이 없는건지..



그때도 지금도 난 뭐가 문제인건지...

그런 생각들이 참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IP : 123.254.xxx.1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8.4.1 12:48 PM (14.34.xxx.200)

    원글님이 많이 여리네요
    저도 그런적 많아요
    달라고 달려드는 아이들..어려서 그런거죠
    그들은 남을 위한 배려가 아이들에겐 없던거고..
    그 조그만 초코파이를 몇명이 나눠먹겠어요
    방법은 아예 안갖고 가거나
    다같이 나눠먹도록 많이 가져가거나..
    그냥 초코파이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2. ...
    '18.4.1 12:58 PM (119.67.xxx.194)

    성격이죠 뭐
    넘 깊게 생각말아요
    고치고 싶은 거라면 몰라도...

  • 3. 치사한게 싫을뿐이고
    '18.4.1 1:02 PM (211.245.xxx.178) - 삭제된댓글

    남에게 손벌리는게 싫을뿐이고요.
    저 어렸을때 통지표에 협동성 자주성 뭐 이런거 가나다로 쌤이 판단하는 란이 있었어요.
    자주성만 늘 가인거예요.협동성은 나..ㅎ
    이게 뭘까..어린 맘에도 참으로 궁금터라구요.
    이게 뭔데 가일까.협동성은 알겠는데 말이예요.
    살아오면서보니 제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더라구요.
    남에게 부탁 잘 안하고 뭐가 됐든 혼자서 알아서..
    타인과 부대끼는거 안좋아하고(이건 애 키우고 살면서 많이 나아져서 이제는 이웃과 둥글게 지냅니다만, 역시 속 깊게 친해지는건 시일이 오래걸리네요)
    남들에게 먹는걸로 손벌리느니 굶고 말고,치사하게 조금 남은거 버리고 말지 구차하고싶지않고..
    저 시골출신이라서 어렸을때 숙제가 잔디씨 뽑아오기, 잔디떼 잘라오기 이런게 숙제였거든요.
    중학교 다닐땐데 제가 이 잔디떼를 좀 큼직하게 가져갔는데 안 가져온 아이가 있어서 제걸 떼어준적이 있어요.
    댓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지만, 암튼 그날 아이가 사탕을 한 봉지 꺼내서 먹길래 나 사탕 한개만..했더니 바로 싫어..하대요.ㅎㅎ
    그날의 어이없음이라니...저애는 고마움이란걸 모르는구나..아니 사람들은 받는것만 아는구나..하는걸 처음 느낀날이예요.
    내 입장에서는 치사한거고, 그 아이는 염치없음이고..
    시골에서 살면서 군것질거리 없음에도 다른애들이 먹는걸 보면서 먹고파서 침을 혼자 꿀꺽 삼킬지언정 나 한입만..못해본 입장에서..
    저는 원글님과 저보다
    한입만...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더 궁금하네요.ㅎㅎ

  • 4. 나이많은 할머니
    '18.4.1 1:18 PM (220.86.xxx.153)

    평생을 살고도 남은 세상 살이를했는데도 인간들의 특징을 몰라요 작년에도 그작년에도
    집에뭐든 넉넉하면 내가족이 안좋아하는것이면 남들에게 다주는데 충분히받고 한마디쯤
    잘받았다 고맙다 한마디 안하는 사람들이 잇어요 많아요 그런사람이
    다시는 공짜를주지 않을꺼라고 생각해서 자선단체에 전화를 햇어요 그자선 단체에서는
    현금만 받는다고 햇어요 두번다시는 헌옷도 모아서 동네고물상에 갔다 팔기로 했어요
    이나이까지도 다내맘같지 않아요 맘 다칠필요 없어요 냉정하게 생각해야지

  • 5. 아줌마
    '18.4.1 4:29 PM (175.126.xxx.46) - 삭제된댓글

    좋은분. 착하세요

  • 6. 덕 쌓았다 생각하고
    '18.4.2 12:52 AM (173.35.xxx.25)

    잊어버리세요.
    성격을 바꿀게 아니라면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게 님에게 좋아요.

    안그러고 그걸 억울해하면 그만큼 또 마이너스 나잖아요.
    길게보니 그렇게 작은게 부가 쌓이는데 별 의미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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