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생입니다. 가난한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나왔구요
어릴때 어쩌다 초코파이를 학교에 가져가면 아이들이 "한입만! 한입만!!" 하면서 달려 들었습니다.
그러면 전 한입 줘요.
다른 친구가 또 옵니다. 한입 줍니다.
또 다른 친구가 와요. 또 한입 줍니다.
더러는 한입을 정말 입이 찢어질만큼 벌려서 거의 반쪽을 다 먹어치우는 친구도 있었어요
그렇게 세네명의 친구가 와서 먹고 나면 저에겐 정말 조그만 조각 하나가 남았는데
전 그때 그걸 먹지 않고 그냥 "나 안먹어. 너네 다 먹어" 하고 줘버렸습니다. 먹기 싫다기 보단 기분이 상한거지요.
그럼 누군가는 게의치 않고 그 조각을 게눈 감추듯이 입에 털어 넣어 버립니다.
어린시절 기억이지만
요즘 전 자주 그 초코파이에 대한 기억이 납니다.
누구는 상대가 싫어하든 말든.. 나를 이상하게 보든 말든..
한입만 한입만 하고 달려 들어서 꼭 챙겨 먹고 가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누구는 입이 찢어질만큼 벌려서 거의 반쪽을 입에 넣는 친구가 있고
누구는 이제 거의 남지도 않은 조각마져 달라고 해서 정작 초코파이의 주인은 한입도 못 먹을 처지가 되도
내 입에 털어 넣는 친구도 있는데..
왜 나는
누가 맛있는걸 들고와도 달란 말 한번 해 본적이 없으며
한입만 하고 달려오면 거절하지 않았으며
중간에 끊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남은 작은 조각마져 기분이 상한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줘버렸을까...
지금 저는 착하고 안 착하고의 문제를 얘기하려는게 아니라
도대체 저는 뭐가 문제였길래 어릴적에도.. 다 큰 지금도 이렇게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왜 저에겐 친구들같은 뻔뻔함이 없었는지.. 왜 악착같이 굴지 못하는지..
가난하고, 없이 살고, 궁한건 매한가지 였는데 왜 나를 그 친구들과 달랐는지..
그 남은 한조각 내 입에 털어넣었음 어쨋든 결과적으론
나도 조금은 먹게 되어 이익인건데 왜 그걸 " 너네 다 먹어" 하고 줘버린건지..
그리고 왜 어른이 된 나는 그때의 나와 별로 변한것이 없는건지..
그때도 지금도 난 뭐가 문제인건지...
그런 생각들이 참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