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뭔가를 사도사도 자꾸만 떨어지는 게 생긴다.
과일도 없고 반찬거리도 없고.. 요즘 도시락을 싸니까 반찬은 만들면 없고 만들면 없고 그런다.
미세먼지에 목이 칼칼하여 오렌지 시식코너에서 발이 멈췄다.
오렌지 한조각을 입에 넣으니.. 달고도 시원하다.
시식직원분이 나하고 비슷한 연배로 보였다. 우리는 아직도 이렇게 열심히 일해야 하는 나이다.
몸은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는 나인데도 말이다.
오렌지는 세가지가 진열되어 있다. 문득 기왕이면 시식 아주머니가 파는 오렌지를 사주고 싶었다.
"어떤 게 담당하시는 오렌지예요?" 물으니
"신경쓰지 마시고 맘에 드는 거 사세요. 고객님 돈내고 사는 건데 뭘 신경을 쓰세요" 하며 웃는다.
"그래도 기왕이면...." 나도 웃었다.
오렌지를 담아들고 다른 장을 보는데...오렌지 아주머니가 다가와 큼직한 오렌지 조각을 입에 넣어준다.
"말씀이 참 고맙고 예쁘세요"
청량한 오렌지 과즙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입이 다물어지지도 않게 커다란 조각이다.
오늘까지도 그 오렌지의 맛이 자꾸 떠오르면서 그 때마다 마음이 따스하고 행복하다.
우리는 힘든 중년의 마음을 서로 어루만져 주었나보다.
우리는 이런 것에 목말랐나보다.
서로 등두드려주며.. 알아주는 눈빛 그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