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체 어쩌자고 이 많은 짐들을 이고 지고 살았을까요

에휴.. 조회수 : 3,071
작성일 : 2018-03-29 15:15:01
평소 물욕이 영 없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물욕을 발휘하는 품목이 딱 정해져 있어요.
그릇과 책.
그리고 나름대로 혼자 자위해왔죠.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책의 질이나 수준에 관계없이, 책 읽는 양만 계량한다면 아마 대한민국 상위 1% 안에 충분히 들고도 남을 겁니다-그 관련된 일로 돈도 벌고 있고
그릇은, 홈파티도 좋아하고 손님 접대도 좋아하고, 모든 그릇을 고루고루 돌려가며 쓰고 있으니 큰 문제 없다.

흔히들 과소비-라기 보다는 쓰지도 않을 물건을 샀다고 한탄하는- 품목에 들어가는 옷이나 화장품은 정말 안 사요. 

결혼 15년차동안 이사 네번 했어요. 그 중 두번은 한국에서 해외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이사도 포함이구요.
컨테이너 이사 진행하면서 한국에서 나갈때도 엄청나게 버리고 나눠줬다 생각하고, 5년 살고 귀국할 때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주변에 나눠주고 돌아왔어요. (만약 이 두번의 과정이 없었다면 저도 잔짐 엄청났을 겁니다.)
그리고 이 집에서 4년 살고 이제 또 이사를 갈 계획이라 짐을 좀 정리해 보는데요

대체 쓰지도 않을 것들을 뭐하러 그렇게 이고지고 살면서, 이 집은 수납공간이 너무 부족해... 라고 한탄 했을까요. 

1. 욕실
욕실장을 열어보니 제가 직접 사지는 않았고 여기저기서 사은품 비슷한 걸로 받은 비닐 파우치(수영 또는 목욕용)가 4개나 있어요. 언젠가는 필요할거야... 라고 쟁여놓은 것들. 이번에 싹 꺼내서 원래 쓰던 파우치들하고 교체할 건 하고 새것들은 버렸어요. 
구매 실패한 양치컵이랑 물비누통... 사진만 보고 구매를 했는데 막상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마침 더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 사용 한번도 안하고 역시 욕실 장에 방치... 새 집 간다해도 쓸 거 같지 않아 버렸어요. 
비누 사면 딸려오던 비누곽... 세개나 있네요. 버렸어요. 
선물받은 수제비누... 상자째 방치되어 있네요. 이건 버릴까 말까 고민중... 딱히 샴푸나 린스 고집하는 브랜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쓰던 게 있으니 늘 쓰던 것만 써서요. 
이것 말고도 수십가지가 더 있어요. 욕실장 안에... -_-

2. 부엌
아아... 부엌이요. 아마 모든 주부님들에게 비밀의 던전일 것이 분명한 그 부엌이요. 
일단 대형 김치통이요. 귀국 직후 친정 엄마와 언니가 김치 담아 보내준 것... 그 통 비워서 싹 씻어놓고는, -_- 4년째 어딘가 쳐박아 뒀었네요.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라...) 버려야죠, 뭐.
버튼이 고장난 조지루시 보온병. 버려야죠. 
임아트에서 수박사니 사은품으로 딸려왔던 수박용기. 버려야죠. (저흰 수박 사면 바로 해체 작업 끝내서 대형 글라스락통에 넣어버립니다)
역시나 구매 실패한 양념병. 사진보고 구매하고 맘에 안들어 쓰지 않고 치워둔 것... 버려야죠. 
유리 밀폐 병... 이것 모으는 취미는 없다고 생각했는데(온갖 유리로 된 잼병이나 양념병, 쓰고 나면 가차없이 버려왔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직접 구매해서 한두번 쓰고 2-3년 방치된 것들이 선반 저 위에 쌓여있네요. 
여기저기서 챙겨 온 목기로 된 쟁반... 한참 녹차 마실 때 이건 2인 쟁반, 이건 3인 쟁반 이러면서 사온 것들. 커피로 취향이 완전 이동하면서 3년째 꺼내보지도 않았어요. 
냉장고 살때 받은 사은품 칼블럭. 사은품이 오죽하겠나요. 상자째 방치상태인데 버려야죠. 
한창 마이보틀 유행하던 시절부터 이런 저런 자잘한 행사장 가면 선물로 주는 트라이탄 소재 물병들. 나눠줄만큼 줬다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열개 정도 있고, 아이들 학교 갈때 물병으로 쓸 예정이었으나 정작 아이들은 보온병을 선호. 
짝 안맞는, 서너 피스씩 그릇들...... 
물론 이것말고도 저 위 손 안닿는 선반이나 서랍, 베란다 선반에도 엄청날 겁니다. 

이번에 다 싸그리 버리려고 일차로 꺼내서 부엌바닥에 늘어놓으니 정말 제가 다 한심할 지경. 
제가 직접 산 것들은 별로 없으니 구매한 비용에 대한 생각보다는, 쓰지도 않을 것들을 왜 이렇게 쟁여두고 살았나 싶어서 그야말로 한심한심한심 합니다. 

다들 그러신 거 맞죠? ㅠ.ㅠ 저만 이런 거 아니죠?

1,2가 부엌일 뿐, 베란다, 애들 방, 장난감 상자... 열어보기도 두렵네요. 
IP : 1.227.xxx.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18.3.29 3:25 PM (70.68.xxx.195)

    네.., 저도 던젼을 두어개 숨기고 살고 있어요.
    게을러서 눈감고 외면중. ㅜㅜ

  • 2. ***
    '18.3.29 3:29 PM (182.219.xxx.11)

    저도 이고지고 살았던 짐들~~
    대대적으로 집정리 들어갑니다...
    플라스틱 찬통이니 물병이니 모아둔 유리병 등등 버렸고
    오늘 자이글, 제빵기, 밥솥 장터에 내다 팔았고
    내일은 또 뭘 끄집어내야할 지~~
    책도 버릴려고 고르고 골라 쌓아놓고 노끈 사러갑니다~~~^^;;
    이제 시작이라 갈 길이 머네요~~

  • 3. 이런 글
    '18.3.29 4:16 PM (219.248.xxx.25)

    좋아요 자극되요

  • 4. ...읽기만 해도
    '18.3.29 4:24 PM (1.241.xxx.219)

    자극 팍팍 옵니다.
    서재도 제발 올려주세요.
    책 때문에 사람이 거주할 공간이 없어요.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96738 지루성 염증, 건선, 백선 등등에는... 13 우엉이놀라워.. 2018/04/04 4,504
796737 팝송제목 부탁드려요 3 2018/04/04 706
796736 3식구인데 방3개짜리 집 어떻게 배분하면 좋을까요? 18 이사준비 2018/04/04 4,662
796735 반찬 도우미 이용해보신 분 계신가요 26 오늘은 뭐 .. 2018/04/04 5,046
796734 주택담보대출 잘아시는 분이나 은행원들 계심 알려주세요~ 6 새로운세상 2018/04/04 1,643
796733 스위치6회 3 tree1 2018/04/04 764
796732 소개팅 남자 조건 봐주세요 36 Zisung.. 2018/04/04 9,187
796731 내일 비오면 벚꽃 거의 다 떨어질까요?? 6 .. 2018/04/04 2,515
796730 아들딸운운하는사람들 무식해보여요 16 Dd 2018/04/04 3,061
796729 우리가 만난 기적 보신 분들 꼭 좀 부탁드려요 4 드라마 2018/04/04 1,792
796728 KBS2 추적60분 시작했어요 10 기레기아웃 2018/04/04 2,518
796727 부산광안리살다 서울출장왔는데 활력이 샘솟네요 11 ㅇㅇ 2018/04/04 3,652
796726 일본 문학작품에 나오는 여성을 뭐라고 했는지..ㅠㅠ 9 문학 2018/04/04 1,589
796725 울 냥이가 화났어요 14 낭만고양이 2018/04/04 4,322
796724 안철수는 도대체 왜 이런데요? 19 인간이 되어.. 2018/04/04 5,052
796723 썬스틱좀 추천해주세요~~~ 2 2018/04/04 1,672
796722 통넓은 슬랙스바지나 청바지에 두루 어울릴 운동화 뭐 있을까요? 8 패션고자 2018/04/04 5,144
796721 키크는주사 맞춰보신 분 9 땀방울 2018/04/04 2,583
796720 수원에 괜찮은 뷔페 추천 부탁드려요. 12 .... 2018/04/04 2,879
796719 요즘 오렌지 너무 맛있지 않나요? 15 ... 2018/04/04 5,422
796718 도우미가 삶은 행주 6 질문 2018/04/04 5,670
796717 호스피스 병동 계시다가 좋아지기도 하나요? 4 2018/04/04 2,937
796716 이건 정말 힘을 합쳐 막아야 해요 9 청원 2018/04/04 2,455
796715 미국 1년 살다 이제 한국가는데 뭐 사갈까요? 23 팔랑귀 2018/04/04 5,504
796714 급질)초4남아 야한단어 검색해봤는데 어떻게 해야하죠? 16 동그리 2018/04/04 3,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