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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보 운전자분들께...

... 조회수 : 2,306
작성일 : 2018-03-27 12:38:38
초보 운전 표시를 붙이는게 좋냐, 붙이면 양보 받기 쉬우냐 이런 글들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기도 하고, 광분한 다른 운전자들에게 김여사 소리 들어서 울분을 터트리는 글이 올라와서 써보는 글입니다.

어쩌다보니 운전한지 20년이 훌떡 넘은 40대 후반입니다.
학교 졸업하고 출장이 엄청 많은 직업을 가졌었고, 개인적으로도 여행을 좋아해서 차를 장만하자마자부터 전국이 좁다하고 돌아다녀서 운전경력은 좀 됩니다.
이 경력으로 초보님들께 꼴깝떨려고 쓰는 글은 아니구요.

저희같은 운전자 입장에서 초보분들께 딱 두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어서 쓰는 글이예요.
대개는 올챙이 시절을 기억하기 때문에 양보하고 피해가고 그럽니다.
대개 운전 년차가 좀 되면 앞차 옆차가 하는 움직임을 보면 대충 의도가 보여요.
끼어들어서 차선 바꾸고 싶은데 타이밍을 못맞추는구나, 지금 좌회전인지 직진인지 우회전해야하는지 마음의 결정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구나 다 보입니다.
초보 분들은 그런 경우, 위협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알아서 다 피해가니까 너무 피해의식 갖지 마세요.
물론 일상생활에도 분노조절장애인들이 뜬금없이 소리지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운전자들도 그런 괴팍하고 위협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양보하고 이해해 줄 겁니다.

그러나, 초보운전이면서 초보가 당연히 지켜야하는 운전규칙, 운전매너를 준수하지 않았을 때는 도와주기 싫은 역심이 듭니다. 그런 경우야 다양하게 있지만 단 2가지만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1. 어느 도로든 1차선은 추월차선인 건 면허 따면서 공부하셔서 아시죠?
추월의 기본은 추월하고자 하는 주변 차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는 겁니다.
그래서 추월차선인 1차선은 암묵적으로 일시적인 과속을 용인한다고 봅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1차선에서 규정속도 혹은 규정속도 이하로 관광 유람모드로 운전하면서 내내 가는 건 무매너입니다.
제한속도 70킬로 구간에서 70킬로로 가는게 왜 문제냐라고 하시며 뒤에서 라이트 깜빡거리고 빵빵거리는게 무매너라고 욕하시면 정말 욕먹는 초보 운전자입니다.
제발 1차선은 그 속도를 감당하실 수 있을 때만 들어가세요.
2차선에서는 마음껏 과속하는 난폭운전자들 막 욕하세요. 그들은 욕먹어 싸거든요.
그렇지만 1차선에서 저속으로 다니시면 다른 차들이 다 욕합니다.
그리고 욕이 문제가 아니라 사고를 유발하는 행위입니다. 다른 차들이 2, 3차선으로 추월해야 하거든요
뒷차가 빵빵거리고 라이트 깜빡거리고 대여섯대가 2, 3차선으로 나를 추월해서 내앞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도 계속 1차선에 계시면 진짜 민폐 운전자이고 김여사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는 운전자입니다.

제발 속도를 감당할 수 있고 그런 과속 난폭 운전자들과 맞짱 뜰 수 있을 때만 1차선으로 들어가주세요.
1차선은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곳이려니, 이렇게 생각해 주세요.

2. 예측 가능한 운전을 해 주세요.
위에 말씀드린대로 운전 경력이 좀 되면 다른차가 어떻게 할지, 무슨 상태인지 대충 보입니다.
저는 그 상태를 '도로에서의 대화'라고 보는데요.
졸린지, 술먹었는지, 차 안에서 파티를 하는지, 대충 알아봅니다.
알아야 하는 이유는 내가 그 차 주변에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처하던가, 피해가던가 하는 예상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내 앞으로 옆차가 끼어들 것 같은 눈치, 뒷차가 나를 추월하고 싶은 눈치 다 압니다.
끼워줄건지, 내가 피해줄 건지, 아님 알아서 추월하라고 적당히 가만있던지 뭔가 내가 해야할 조치를 하기 위해서죠.
그래서 자동차에 깜빡이도 있고 라이트도 있고 빵빵 거리라고 경적도 있고 그런 겁니다.
창문 열고 소리치지 않고 대화하라고요.

저 앞차가 도대체 어쩌겠다는 거냐 라고 육성으로 뿜어내는 경우가 있어요.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는 곳에서 브레이크 밟으며 비정상적으로 저속으로 오락가락하는 경우, 끼어들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끼어들겠다고 이상한 상태로 길을 막고 버티는 경우, 피해가려고 하면 피해갈 수도 없게 오락가락하는 경우.
뭐 다양한 경우가 많겠습니다만, 다른 차가 내 의도를 예측가능하게 운전한다는 건, 아주 쉽습니다.
백미러, 룸미러 잘 보고 다른 차들의 속도와 상태를 예의 주시하고 깜빡이 꼬박꼬박 이용하시고 핸들을 급히 돌리지 마시고...
면허 시험볼 때 기본적으로 배우는 사항, 그거 대로 하심, 다들 알아서 피해주고 끼워주고 기다려 줍니다.

길은 흐름입니다.
제발 내가 가고자 하는 그 의도만 집중하지 마시고, 내 의도를 다른 차가 알아봐 주도록 표시도 해주세요.
그럼 경력 운전자들은 알아서 피해주거나 양보해 줄 겁니다.
당장은 아니어도 서너대 지나가면 양보 받을 수 있어요.
조급하지만 않으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의도를 표시하지 않으면 욕만 바가지로 먹습니다. 때로는 창문열고 욕지거리 바로 날아오구요.
면허시험 생각해보시면 어느 차에 우선권이 있는지, 어느 차선에 우선권이 있는지, 양보 해주면 안되는 상황 이런 거 다 기억나실 겁니다. 여러상황이 다 복잡하고 기억도 안나지만, 길위에 나섰다면, 그래서 불안하지만, 다른 차의 배려를 받고 싶다면 정확하게 정중하게 '의사표시' 해주세요
앞뒤 안보고 아무때나 핸들꺽고 급정거 하고 그러지 마시고...

제가 초보분들께 너무 많은 잘난 척을 한 건 아니죠?
최근에 너무 많이 이런 경우를 보다보니 아시겠거니 생각하면서도 한마디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너무 많이 본 저 경우는 일반도로라기 보다는 대개 자동차 전용도로였습니다.
제가 워낙 자동차 전용도로 위주로 다니는 사람이라....

20년 넘게 운전을 하고 있지만, 도로에 올라가면 다른 차들 눈치를 많이 봅니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전을 위해서...

즐거운 운전, 안전을 위해서 처음 운전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당부 드립니다.
반론이나 악플이 줄줄이 달릴 것도 예상이 되지만, 그래도 부탁드립니다.
IP : 220.116.xxx.25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우코
    '18.3.27 12:41 PM (114.205.xxx.20)

    너무 좋은 글이에요! 추천 추천

  • 2. 감사
    '18.3.27 12:44 PM (220.79.xxx.47)

    정말 좋은글 감사드려요. 요즘 초보운전중이거든요. 매일 출퇴근 정해진 차선만 준수하며 다니는 중인데 새겨듣겠습니다

  • 3. ...
    '18.3.27 12:46 PM (223.38.xxx.244)

    동감입니다

  • 4. 수수
    '18.3.27 12:59 PM (106.245.xxx.7)

    넵. 지금 저도 20년차 됐지만 고속도로는 지금 막 시작했어요. 새겨듣겠습니다.^^

  • 5. ..
    '18.3.27 1:00 PM (121.153.xxx.223)

    글 잘 읽었어요.. 초보라 와 닿는 부분이 많네요...새겨듣겠습니다
    .

  • 6. 운전 28년차 오여사
    '18.3.27 1:12 PM (220.118.xxx.238)

    내 속이 다 시원하네요

  • 7. .....
    '18.3.27 1:43 PM (114.204.xxx.226)

    정말 공감100%입니다. 특히 1차선 관광운행 무매너죠. 뒷차 라이트 깜박거려도 모르는건지.룸미러 확인좀 합시다

  • 8. 네..
    '18.3.27 1:52 PM (223.62.xxx.212)

    완전 공감입니다..
    얼마전 운전시작후 24년만에 차사고를 냈습니다.
    제 잘못이 물론 커서 할말은 없었지만..
    앞에 앞의 차가 불법정차로 승객을 내리고 그대로 출발하고, 저는 앞차가 추월하는대로 따라 추월하고 가려다가 사고를 냈어요ㅠㅠ 보통은 큰길에서 불법정차후 출발시 주변교통을 살피고 출발하는것이 정석이건만 그대로 기세좋게 출발...예측불가능한운전이였습이다. 네,물론 제 잘못입니다.불법정차 기다렸어야지요. 모든게 제 잘못이니.. 초보티 팍팍 내시던 김여사님의 운전을 제가 어찌 뭐라할수 있겠습니까...

  • 9.
    '18.3.27 1:53 PM (175.117.xxx.158)

    운전자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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