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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넘겨준 길냥이 밥주기.. 긴장백배..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조회수 : 2,155
작성일 : 2018-03-25 22:48:50

남편이 2년 쉬는 동안 길냥이 밥아재가 되었어요..

당배피우느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에 몇번씩 나가다가 길냥이랑 눈이 맞아서^^

밥 챙겨준지 넉달정도 되었어요..

정말 무뚝뚝하고 말없는 사람인데, 고양이 밥주고 오면 이녀석은 이렇고   저녀석은 저렇고, 누가 2-3일 안보이더라고

걱정도 하고 그랬지요..

근데 남편이 다시 일하기 시작했어요.. 집에서 일찍 나가야해서..

출근이 늦는 제가 자연스레 밥당번을 하게 되었네요..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남편과 달리 저는 일단 사람자체가 종잡을 수 없는 추상화거든요.

직장도 매일매일 가는 게 아니구 재택도 있구요.. 필받으면 밤새 딴짓하고 늦잠자고 그런 사람인데.

지난 금요일 아침 출근길에 주차장 입구에서 목빼고 기다리는 얼룩고양이와 마주치고서 다시 뛰어들어와 물이랑 사료

들고 나가 주고 출근했어요.

주말 늦잠 자다가도 기다리고 있을 그녀석 생각에 자는건지 마는 건지 하다가 일어나 나가서 밥주고.. ㅠㅠ

애들 학교 보내는 거 끝나서 저 생겨먹은대로 멋대로 사느라 좋았었는데...

에구... 참.. 힘들어요.

근데....한편으로 제가 기다리는 건 힘이 든데 저를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는 건 참 든든하고 위로가 되네요..

부담돼! 귀찮어!  불평하다가도 오도마니 앉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석을 보면 또 그리 좋으네요.

어제까지는 제가 밥주고 멀어지면 와서 먹더니, 이제 상황파악이 됐는지, 오늘은 저를 보더니 냉큼 다가오더라구요.

눈 꼭 감았다 떠서 인사하니 인사도 받아주고...ㅎㅎ 연예인하고 인사한 것처럼 뿌듯뿌듯하더라구요.

많이 먹어라.. 오늘 우리집 강아지 밥도 안주고 너부터 밥주러 튀어나온거다...

우리 남편도 답답했던 시간을 저녀석들의 기다림으로 위로받았겠지요?


아!  나도 좀 따박따박 살아가는 인간이고 싶다...



IP : 175.194.xxx.21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자유인
    '18.3.25 10:52 PM (121.167.xxx.84)

    예쁘삼...

  • 2. ....
    '18.3.25 10:53 PM (223.62.xxx.34)

    아름다움... 두 분 다.

  • 3. 표현 좋네요
    '18.3.25 10:55 PM (218.39.xxx.149)

    우리 남편도 답답했던 시간을 저녀석들의 기다림으로 위로받았겠지요?

    길냥이들이 반가워하고 맛나게 먹는게
    위로의 시간 맞아요.
    그래서
    중독되나봅니다.
    길냥이 밥주기.

  • 4. ㅂㅅㅈㅇ
    '18.3.25 11:13 PM (114.204.xxx.21)

    님같이 사는 부부가 되고 싶은데..

  • 5. ㅇㅇㅇ
    '18.3.25 11:14 PM (211.208.xxx.92)

    엄지척ㅋㅋ
    저도 그맘 알아요
    결혼하고 남편이 고양이를 넘 좋아해서
    같이 길냥이 밥주기 시작했는데
    눈이오나 비가 오나 그 녀석들 걱정
    밥 부어주면 비어있는 그릇보며
    뿌듯해다가 밥먹는 냥이 만나면
    연예인 만난거처럼 속으로 꺅꺅거리고 ㅋㅋ

  • 6. ..
    '18.3.25 11:19 PM (59.6.xxx.219) - 삭제된댓글

    두분다 사랑이 많은 분들이라 그래요..너무 감사하네요..

  • 7. 그죠.
    '18.3.25 11:22 PM (124.53.xxx.240) - 삭제된댓글

    저도 가끔 왜 이걸 시작했을까 후회도 하는데,
    퇴근길 저희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노랑이 세마리를 보면 마음이 짠해요.
    회식이 있어도 이녀석들땜에 후다닥 밥만 먹고 옵니다.

  • 8. ㅣㅣ
    '18.3.25 11:29 PM (114.201.xxx.22)

    ㅎㅎ저는 누가 먹는지도 모른채 아파트화단 안보이는데다가 종이컵7개와 물 줘요 우렁각시처럼 밥주는거도 힐링되고좋습니다^^ 가끔 동앞에서 냥이가 지나가면 내밥을 먹는냥이갑다 생각하면 흐뭇하고요♡

  • 9. 쓸개코
    '18.3.26 12:07 AM (175.194.xxx.46)

    저 오늘 길냥이들 밥 못줬어요..;
    작년에 제가 열심히 밥주던 욕심쟁이 카오스 한마리.. 한동안 안보이길래 저세상 갔구나 생각했는데
    저번달인가 똭 마주쳤는데 어찌나 반갑던지요.ㅎ
    근데 그녀석도 반가웠나봐요. 가던길 멈추고 밥 받아먹을 위치를 잡길래 황태 듬뿍 줬더니 허겁지겁.
    어제 저녁때도 작년 가을 예쁜 턱시도 아기고양이었던 애를 오랜만에 봤는데
    털도 푸석.. 기운이 없는지 느릿느릿 하더군요.
    얼릉 편의점 달려가 습식 사다주니 아주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요.
    내일은 저녁때 꼭 밥주러 갈겁니다.

  • 10. 어머 넘 이쁜
    '18.3.26 12:44 AM (180.67.xxx.177)

    글이시네요 사람도 다 이쁘고~
    오늘 먼지땜시 못나가서 야옹이 실망한 표정이 아른거려 죄책감에 시달리다
    이 이쁜 원글님을 대신 봅니당~
    냥이들아 낼 많이 줄께~~

  • 11. ..
    '18.3.26 2:11 AM (1.227.xxx.227)

    복 지으시네요 저는 자유로운엉혼, 늦잠도 잘자고 아침 꾸준히는 정말 부담되시겠어요 ^^

  • 12. ...
    '18.3.26 3:09 AM (175.194.xxx.89)

    복 받으세요.^^

    얼결에 캣맘된 사람인데 냥이들 빈 밥그릇 보는 낙이 크네요. 단지에 캣맘이 저 빼고 최소 두분은 되는 것 같아요.
    설날에 시가에 가느라 사료 넉넉히 주고 다녀왔는데 물이 어는 계절이라 걱정이 컸어요.
    하루 자고 귀가 후 서둘러 나가니 누군가가 택배박스에 꼼꼼꼼하게 비닐 씌워 물을 주셨더라고요.
    그 순간의 감동이란...^^

    제가 이전에 준 물은 당연히 얼어 있고 그분이 준 물은 살얼음이 끼어 있었어요. 물그릇 대용으로 사용한 택배박스를 치우며 그분 복 받으시라고 빌었네요.

    마주친 적 없는 캣맘과 캣대디들.
    감사해요.^^

  • 13. 감동
    '18.3.26 10:26 AM (1.243.xxx.113)

    어찌 이리 아름다운 커플이^^ 고맙습니다..가여운 길냥이들 대신해서 인사드립니다

  • 14. phua
    '18.3.26 11:21 AM (211.209.xxx.24)

    고맙습니다^^
    20마리 정도 되는 울 아파트 길냥이 대부가 제 남편^^
    고놈들 먹이 챙기느라 82 떡번개도 참석 못 햇답니다.

  • 15. 아울렛
    '18.3.26 12:00 PM (119.196.xxx.112)

    우리 아파트에도 길양이가 있던데 원래있던자리에 길양이집이 있었는데
    없어져서 놀랬는데 잘안보이는 쪽으로 옮겨 놓아서 들여다보니
    한마리밖에 없어요 지난겨울 너무추워거 담요도 넣어주고 했는데
    얼룩이가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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