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부모님과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너무 잘하는 남편

타이홀릭 조회수 : 6,137
작성일 : 2018-03-25 09:07:50
결혼 5년차인데요. 시부모님과 자주 왕래하며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시부모님 상식적이고 자식 존중해주시는 좋은 분들이신데요. 처음에는 단순히 시부모님이 좋으신 분들이라 고부갈등없이 잘 지내는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잘 몰랐으니까요. 근데 결혼 5년이 되어 가니 이제야 물론 시부모님도 상식적인 분들이시지만 남편이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해기땜에 양쪽 모두 있는대로 감정드러내며 감정상하는 일 없이 지내왔구나 새삼 느끼게 되네요.

일단 양가 행사 가령 명절 어버이날 생신 등 행사가 있을때 일단 남편은 시어머니와 저는 친정어머니와 각각 상의해요. 시댁행산데 아들은 나몰라라 하고 며느리만 신경쓰는 이상한 모습이 아니라 아들이 직접 시어머니와 상의하고 정리를 해줘요. 첨엔 몰랐는데 굉장히 편해요.
남편이 시어머니와 통화해서 알려주면(가령 이번 생신때는 언제 어디가서 식사를 하자 등등) 그 내용 따라 준비하면 되고요.

첨엔 제가 어머니랑 얘기해서 정하고 그랬는데 이젠 남편이 시가 행사는 알아서 정리하니 이게 참 편해요. 이젠 시어머니도 당연히 남편에게 전화. 작년에 기다리던 손주태어나고 이성을 잃은듯 아기가 보고 싶어 진짜 내가 알던 어머니 맞나 싶게 자주 오고 싶어하고 자주 집에 오라고 요구도 하시고 하셨는데 이게 좀 많았어요 주 2-3회 방문하거나 저희다 가거나. 일단 제가 뭐라 거절 할 필요없이 남편이 알아서 조정을 해요. 사실 본인이 귀찮고 피곤해서긴 한데요. 시어머니가 밥 먹자 어디가자 하면 남편선에서 잘라요. 그니깐 제가 딱히 거절할 일이 없더라고요. 가령 주말 아침 비싼 식재료로 아침 준비했으니 와서 먹이고 싶으신 경우 종종 있는데 남편에게 전화해 올래? 라 물어봐요. 주말 아침부터 아기챙겨 가기 귀찮잖아요. 근데 남편이 안갈래~ 하고 정리해요. 시어머니도 며느리인 제가 거절하면 맘 상하겠지만 아들이 싫타하니 그래 하고 마셔요.

시어머니가 시외가(시어머니 친정)와 교류가 굉장히 잦은데 저희도 같이참석하시길 많이 바라시거든요.그럼 남편이 안가. 우리도 우리 가족만의 시간 가져야지. 이렇게 거절해요. 항상 거절은 아니고 저희도 할 도리는 하고 자주 만나요. 근데 진짜 많이 자주 보고 싶어하거든요. 어제 시댁가서 지내다 왔는데 그 다음날 가족들 모이면 또 오라고 하는 식.

첨엔 몰랐는데 제가 시댁 불만없이 잘 지낼수 있던게 남편 덕이란걸 깨달았어요. 남편이 만약 시어머니 요구에 무조건 예스 하거나 우리 가족중심이 아니라 시어머니가 시외가 가족들과 수시로 교류하듯 우리도 그렇게 지내길 바랬다면 아마 저는 고부갈등에 스트레스에 힘들었을거 같아요(거의 한가족처럼 지내는 분위기)

근데 남편선에서 딱 자르니 정말가까운 거리에 다 모여 살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잘 살수 있던 듯 하네요. 시외할머니 시외삼촌 시이모님 가족 등등이 다 저희 집에서 10-30분 거리에 살아요 ㅋㅋㅋ 초반에 시외할머니 집에 모이시면 10분거리인 저희에게 오라고 요구도 하셨는데 남편이 정리하니 이젠 수시로 하던 그 요구 없고요 시리모댁에 모이면 오라는 연락도 수시였는데 마찬가지고요. 남편 아니면 정말 저희 생활 없이 그렇게 살았을거에요.

남편이 그렇게 나오니 그리고 남편이 제 의견 존중해주고 배려하는걸 잘 아시니 어머니도 저한테 함부로 대하시지 않으시고요. 그렇다보니 저역시 정말 평균보다자주 시부모님 뵙고 살지만 스트레스 없이 자주 뵙고좋아요 일주일에1회 이상만나거든요.

어머니는 시아버님이 시댁에 잘하라는 요구로 시집 살이 많이 하셨고 시아버지는좋으신 분이시지만 어머니 편이되서 이해해주시거나 하시진 않으신 편이서서 그랬는지 아들이 아내인 저한테 하는걸 보시고(집안일 같이하고 육아 같이 하고 시집 일 정리하고) 은근히 부러워하세요. 아버님과 남편을비교하면서요.



IP : 61.254.xxx.21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18.3.25 10:04 AM (175.209.xxx.57)

    씁쓸하네요. 뼈빠지게 자식 키워놨더니 얼굴 보자고 하면 거절하는 게 칭찬 받는 일이 되다니.
    제 남편은 부모님이 원하시면 가고 자주 찾아뵙습니다. 대신 혼자 가요.
    저도 편하고 부모님께 잘하는 남편 보는 것도 좋아요. 저는 남편이 좋은 사람이라 믿어요.

  • 2. .....
    '18.3.25 11:01 AM (68.96.xxx.113)

    이용할 건 다해먹은 후
    별일 아닌 걸로 꼬투리 잡아 남편이 시어머니랑 대신 싸우게 하고 발길 끊어버린 올케를 본 입장에서

    원글님이나 첫댓글님이나 모두 천사들같으세요.
    효자도 좋지만 지나치면 컷트할수도 있어야죠.
    주1회 이상 만나면 결코 적은 횟수 아니고요

    부럽네요, 이런 마음 고운 며느리분들^^

  • 3. ^^
    '18.3.25 11:55 AM (110.8.xxx.157)

    원글님이 천사네요. 복 받으실 거예요.
    사실 같이 그렇게 시댁 자주 다니는 거 쉬운 일 아닌데
    남편의 배려를 이해하고, 시댁과 잘 지내니 부럽습니다.
    저도 남편 혼자 보내고 있는데..사람이 작아서인지
    넓은 마음 먹기가 쉽지 않네요.
    행복하세요~~^^

  • 4. ..
    '18.3.25 12:25 PM (211.178.xxx.54)

    남편분도 현명하지만.. 그렇게 배려해주는 남편을 알아보는 원글님도 남편입장에선 고마운거죠.
    남편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불만투성아내가있는 반면 그 반대로 아내가 시댁에 대한 최선의 도리를 하지만 더더 요구하는 남편이있기 마련이에요.
    원글님이 현명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아니 가족분들 모두가 행복한거에요^^

  • 5.
    '18.3.25 2:03 PM (58.140.xxx.182)

    남편보다 시부모님이 더 좋은분들이에요
    남편이 안갈래 거절하면 며느리한테 전화해서 가자고 떠보는 시모도 있고 안간다는걸 며느리가 시켜서 그런다고 하는 시모도 있어요.님댁은 시부모님들이 양반인거에요

  • 6. ..
    '18.3.25 2:44 PM (58.140.xxx.203)

    남편이라면 이정도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무언의 교육적 메시지^^

  • 7. ...
    '18.3.25 3:25 PM (121.124.xxx.53)

    거절하면 받아주는 시가이기때문에 그것도 먹히는거라고 봐요..
    거절하면 ㅈㄹ해대는 시가도 많아서 말도 못꺼내고 찌그러져서
    아내만 고생시키며 부모에게 찍소리도 못하는 맹추들도 많거든요.
    너하나 우리집에 맞추면 땡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잘못된 생각도 모르고 ㄷㅅ들이요..
    남편도 잘하는 거고 거절하면 받아주는 시가도 그정도면 나쁜 수준은 아닌듯해요.

  • 8. 원글
    '18.3.25 3:44 PM (61.254.xxx.219)

    사실 평균 이상 많이 가긴해요 주 1회는 기본이고 어쩔때는 이틀에 한번꼴로 얼굴 보는 일도 있거든요 ㅋ 사실 제 친구들은 이 얘기 듣고 기함을 하지만 시부모님이 좋으시니 자주 뵙는거에 스트레스는 안받아요. 대신 친정도 똑같이 자주 가고요. 아기가 태어나니 이게 더하거든요
    댓글 보니 시어머니가 좋으신 분인거 확실하네요. 거절당해도 기분 나쁜 티는 안내시거든요. 근데 거절하는게 좋은가냐는 첫 댓긍님 말씀도 있지만 거절안하면 진짜 매일 보자고 하셔요 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6111 시아버지께서 직장암이 간으로 전이 되셨대요 12 어떤 도움이.. 2018/06/26 4,129
826110 왜 비오는데 미세먼지가 계속 안좋을까요 ㅜㅜ 4 2018/06/26 1,813
826109 선택장애 아줌마 전기레인지 구입하려 합니다 15 정 인 2018/06/26 2,266
826108 비가 많이 오는데도 초미세가 안좋내요 3 .. 2018/06/26 1,067
826107 유명한 사람이랑 친척인 척하는 사람... 10 궁금 2018/06/26 2,088
826106 안매운 고추로 장아찌 담아야 하는데 너무 늦었나요? 1 ... 2018/06/26 562
826105 복숭아 지금 많이 사둬두 될까요 10 Mm 2018/06/26 4,043
826104 충주 경찰학교 졸업식~ 경찰 2018/06/26 946
826103 가스오븐 200% 활용방법 공유부탁드려요~ 5 요알못~ 2018/06/26 1,002
826102 우리강아지는 왜이리 고양이같죠? 14 ㅇㅇ 2018/06/26 2,440
826101 비가 오는데도 산에 가고 싶어 미치겠어요 26 나가고싶다 2018/06/26 3,651
826100 아이가 우울증땜에 병원가고 싶다고 했던 엄마인데요 35 ... 2018/06/26 5,165
826099 바나나갈아서 6 한끼 2018/06/26 2,046
826098 간절하던일에 재능이 없다는걸 알았을때 7 .. 2018/06/26 1,903
826097 아나운서 정지영 넘 능력있고 예쁘고 부럽네요 20 2018/06/26 6,805
826096 자유당 신보라.. 3 ㅇㅅ 2018/06/26 1,148
826095 족발먹고 토사곽란했는데요 15 족발 2018/06/26 4,366
826094 남자 아이들 무력충돌 어떻게 해결하나요? 4 고민 2018/06/26 1,113
826093 역시 여행은 가족이랑... 2 2018/06/26 1,927
826092 싸가지 없는 동료 직장인 2018/06/26 1,381
826091 서울대가 자소서를 특별히 중요시 하는 이유는 뭔가요? 4 자소서 2018/06/26 2,192
826090 목동이마트 지하 스포짐 여자 트래이너들 괜찮나요? ./ 2018/06/26 910
826089 해인시 백련암 가는길 여쭈어오ㅡ. 5 . . 2018/06/26 709
826088 황매실로 청을 담고 저어주다가~ 7 질문요 2018/06/26 1,870
826087 삼성은 왜 항상 삼성스럽지? 4 공공의 적 2018/06/26 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