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부모님과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너무 잘하는 남편

타이홀릭 조회수 : 6,168
작성일 : 2018-03-25 09:07:50
결혼 5년차인데요. 시부모님과 자주 왕래하며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시부모님 상식적이고 자식 존중해주시는 좋은 분들이신데요. 처음에는 단순히 시부모님이 좋으신 분들이라 고부갈등없이 잘 지내는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잘 몰랐으니까요. 근데 결혼 5년이 되어 가니 이제야 물론 시부모님도 상식적인 분들이시지만 남편이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해기땜에 양쪽 모두 있는대로 감정드러내며 감정상하는 일 없이 지내왔구나 새삼 느끼게 되네요.

일단 양가 행사 가령 명절 어버이날 생신 등 행사가 있을때 일단 남편은 시어머니와 저는 친정어머니와 각각 상의해요. 시댁행산데 아들은 나몰라라 하고 며느리만 신경쓰는 이상한 모습이 아니라 아들이 직접 시어머니와 상의하고 정리를 해줘요. 첨엔 몰랐는데 굉장히 편해요.
남편이 시어머니와 통화해서 알려주면(가령 이번 생신때는 언제 어디가서 식사를 하자 등등) 그 내용 따라 준비하면 되고요.

첨엔 제가 어머니랑 얘기해서 정하고 그랬는데 이젠 남편이 시가 행사는 알아서 정리하니 이게 참 편해요. 이젠 시어머니도 당연히 남편에게 전화. 작년에 기다리던 손주태어나고 이성을 잃은듯 아기가 보고 싶어 진짜 내가 알던 어머니 맞나 싶게 자주 오고 싶어하고 자주 집에 오라고 요구도 하시고 하셨는데 이게 좀 많았어요 주 2-3회 방문하거나 저희다 가거나. 일단 제가 뭐라 거절 할 필요없이 남편이 알아서 조정을 해요. 사실 본인이 귀찮고 피곤해서긴 한데요. 시어머니가 밥 먹자 어디가자 하면 남편선에서 잘라요. 그니깐 제가 딱히 거절할 일이 없더라고요. 가령 주말 아침 비싼 식재료로 아침 준비했으니 와서 먹이고 싶으신 경우 종종 있는데 남편에게 전화해 올래? 라 물어봐요. 주말 아침부터 아기챙겨 가기 귀찮잖아요. 근데 남편이 안갈래~ 하고 정리해요. 시어머니도 며느리인 제가 거절하면 맘 상하겠지만 아들이 싫타하니 그래 하고 마셔요.

시어머니가 시외가(시어머니 친정)와 교류가 굉장히 잦은데 저희도 같이참석하시길 많이 바라시거든요.그럼 남편이 안가. 우리도 우리 가족만의 시간 가져야지. 이렇게 거절해요. 항상 거절은 아니고 저희도 할 도리는 하고 자주 만나요. 근데 진짜 많이 자주 보고 싶어하거든요. 어제 시댁가서 지내다 왔는데 그 다음날 가족들 모이면 또 오라고 하는 식.

첨엔 몰랐는데 제가 시댁 불만없이 잘 지낼수 있던게 남편 덕이란걸 깨달았어요. 남편이 만약 시어머니 요구에 무조건 예스 하거나 우리 가족중심이 아니라 시어머니가 시외가 가족들과 수시로 교류하듯 우리도 그렇게 지내길 바랬다면 아마 저는 고부갈등에 스트레스에 힘들었을거 같아요(거의 한가족처럼 지내는 분위기)

근데 남편선에서 딱 자르니 정말가까운 거리에 다 모여 살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잘 살수 있던 듯 하네요. 시외할머니 시외삼촌 시이모님 가족 등등이 다 저희 집에서 10-30분 거리에 살아요 ㅋㅋㅋ 초반에 시외할머니 집에 모이시면 10분거리인 저희에게 오라고 요구도 하셨는데 남편이 정리하니 이젠 수시로 하던 그 요구 없고요 시리모댁에 모이면 오라는 연락도 수시였는데 마찬가지고요. 남편 아니면 정말 저희 생활 없이 그렇게 살았을거에요.

남편이 그렇게 나오니 그리고 남편이 제 의견 존중해주고 배려하는걸 잘 아시니 어머니도 저한테 함부로 대하시지 않으시고요. 그렇다보니 저역시 정말 평균보다자주 시부모님 뵙고 살지만 스트레스 없이 자주 뵙고좋아요 일주일에1회 이상만나거든요.

어머니는 시아버님이 시댁에 잘하라는 요구로 시집 살이 많이 하셨고 시아버지는좋으신 분이시지만 어머니 편이되서 이해해주시거나 하시진 않으신 편이서서 그랬는지 아들이 아내인 저한테 하는걸 보시고(집안일 같이하고 육아 같이 하고 시집 일 정리하고) 은근히 부러워하세요. 아버님과 남편을비교하면서요.



IP : 61.254.xxx.21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
    '18.3.25 10:04 AM (175.209.xxx.57)

    씁쓸하네요. 뼈빠지게 자식 키워놨더니 얼굴 보자고 하면 거절하는 게 칭찬 받는 일이 되다니.
    제 남편은 부모님이 원하시면 가고 자주 찾아뵙습니다. 대신 혼자 가요.
    저도 편하고 부모님께 잘하는 남편 보는 것도 좋아요. 저는 남편이 좋은 사람이라 믿어요.

  • 2. .....
    '18.3.25 11:01 AM (68.96.xxx.113)

    이용할 건 다해먹은 후
    별일 아닌 걸로 꼬투리 잡아 남편이 시어머니랑 대신 싸우게 하고 발길 끊어버린 올케를 본 입장에서

    원글님이나 첫댓글님이나 모두 천사들같으세요.
    효자도 좋지만 지나치면 컷트할수도 있어야죠.
    주1회 이상 만나면 결코 적은 횟수 아니고요

    부럽네요, 이런 마음 고운 며느리분들^^

  • 3. ^^
    '18.3.25 11:55 AM (110.8.xxx.157)

    원글님이 천사네요. 복 받으실 거예요.
    사실 같이 그렇게 시댁 자주 다니는 거 쉬운 일 아닌데
    남편의 배려를 이해하고, 시댁과 잘 지내니 부럽습니다.
    저도 남편 혼자 보내고 있는데..사람이 작아서인지
    넓은 마음 먹기가 쉽지 않네요.
    행복하세요~~^^

  • 4. ..
    '18.3.25 12:25 PM (211.178.xxx.54)

    남편분도 현명하지만.. 그렇게 배려해주는 남편을 알아보는 원글님도 남편입장에선 고마운거죠.
    남편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불만투성아내가있는 반면 그 반대로 아내가 시댁에 대한 최선의 도리를 하지만 더더 요구하는 남편이있기 마련이에요.
    원글님이 현명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아니 가족분들 모두가 행복한거에요^^

  • 5.
    '18.3.25 2:03 PM (58.140.xxx.182)

    남편보다 시부모님이 더 좋은분들이에요
    남편이 안갈래 거절하면 며느리한테 전화해서 가자고 떠보는 시모도 있고 안간다는걸 며느리가 시켜서 그런다고 하는 시모도 있어요.님댁은 시부모님들이 양반인거에요

  • 6. ..
    '18.3.25 2:44 PM (58.140.xxx.203)

    남편이라면 이정도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무언의 교육적 메시지^^

  • 7. ...
    '18.3.25 3:25 PM (121.124.xxx.53)

    거절하면 받아주는 시가이기때문에 그것도 먹히는거라고 봐요..
    거절하면 ㅈㄹ해대는 시가도 많아서 말도 못꺼내고 찌그러져서
    아내만 고생시키며 부모에게 찍소리도 못하는 맹추들도 많거든요.
    너하나 우리집에 맞추면 땡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잘못된 생각도 모르고 ㄷㅅ들이요..
    남편도 잘하는 거고 거절하면 받아주는 시가도 그정도면 나쁜 수준은 아닌듯해요.

  • 8. 원글
    '18.3.25 3:44 PM (61.254.xxx.219)

    사실 평균 이상 많이 가긴해요 주 1회는 기본이고 어쩔때는 이틀에 한번꼴로 얼굴 보는 일도 있거든요 ㅋ 사실 제 친구들은 이 얘기 듣고 기함을 하지만 시부모님이 좋으시니 자주 뵙는거에 스트레스는 안받아요. 대신 친정도 똑같이 자주 가고요. 아기가 태어나니 이게 더하거든요
    댓글 보니 시어머니가 좋으신 분인거 확실하네요. 거절당해도 기분 나쁜 티는 안내시거든요. 근데 거절하는게 좋은가냐는 첫 댓긍님 말씀도 있지만 거절안하면 진짜 매일 보자고 하셔요 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1884 10kg 빠지신 어머님 상복부 초음파보다 복부골반CT를 검사하는.. 2 건강검진시 .. 2018/07/13 4,205
831883 서울에서 가까운 조용한 계곡 추천해주세요. 1 ... 2018/07/13 1,345
831882 필라테스 하시는 분들.... 요새 어떠세요? 7 00 2018/07/13 3,108
831881 호텔 수영장만 이용 가능한 곳 어디? 호텔 2018/07/13 627
831880 메트리스 두 개 포개서 써도 되나요? 1 맑은하늘임 2018/07/13 1,696
831879 2017년 동성애 퀴어 축제의 실상 9 2018/07/13 2,740
831878 선배가 간첩조작하면 후배가 확인도장 꽝~~ 1 ㅇㅇ 2018/07/13 563
831877 중1아들 스마트폰 사줘야 할까요? 7 ... 2018/07/13 1,214
831876 문자메세지 보낼 타이밍을 놓쳤을때 어떻게 하나요? 3 ........ 2018/07/13 1,236
831875 에어쿠션바를때 스킨로션 선크림다음 1 ㅇㅇ 2018/07/13 1,415
831874 靑..14일 퀴어 축제 행사 개최 문제 없다…서울시 심의도 통과.. 7 ........ 2018/07/13 1,074
831873 요즘 커텐 새로 하신분 계신가요? 여름 2018/07/13 713
831872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에 첫 여성..적폐수사 지휘부 유임 1 샬랄라 2018/07/13 559
831871 에어컨 청소 업체 소개 부탁드려요 2 쌀강아지 2018/07/13 508
831870 자전거 타기와 걷기를 각 30분씩 한다면 어떤 거 먼저 하는 게.. 5 효과 2018/07/13 2,473
831869 살림남 승현이네는 14 ㅇㅇ 2018/07/13 7,105
831868 비비는 다 건조한가요? 2 살빼자^^ 2018/07/13 925
831867 30수 190g vs. 40수 170g 6 수건 2018/07/13 1,167
831866 일반고교 전학시 학교 선택 가능할까요? 8 고교전학 2018/07/13 1,859
831865 "한국여성 추행한 예멘인, 환각제 소지···징역 1년.. 3 .. 2018/07/13 1,906
831864 주식 다들 어찌 되고 있나요 12 주식잡담 2018/07/13 5,050
831863 중1 아이 자꾸...포기하고 싶은 마음.정상인가요? ㅠㅠ 22 자연스러운건.. 2018/07/13 4,565
831862 아이들을 사랑하지만...숨이 막혀요 12 라미로 2018/07/13 4,934
831861 혹시 이런 미신? 알고 계신 분 계신가요? 8 시모시름 2018/07/13 2,657
831860 기말고사는 등수가 많이들 바뀌네요 14 중학 2018/07/13 3,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