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드라마 마더...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조회수 : 2,107
작성일 : 2018-03-21 14:44:41
마더라는 단어가 무겁고 부담스러워 안보고 있다가 용기 내어 봤어요.
저도 어릴때 울면 맞았어요.
그래서 잘못해서 맞건 아니건, 일단 맞아도 울면 안됐어요. 
더 맞는 상황을 만드는것보단 울음을 필사적으로 참는게 최선이었어요.
아파서 눈물이 나는데... 눈물을 보이면 안되는거
서럽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는데 눈물을 흘리면 더 가혹한 응징이 가해지는거
정말 싫었네요.
사랑 받고 싶었어요.
엄마한테 사랑 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하고 참고 별짓을 다해도 엄마의 사랑은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이 50을 바라보네요.
소풍 간다고 하면 김밥 싸야 하는거냐고 신경질 내던 엄마한테 그냥 평소 싸던대로 김치에 맨밥을 싸달라 했지만
돈 달라고 할때마다 싫어하니 몇 년간 10원도 달란 말을 안했지만
덕분에 차비도 없으니 왕복 3시간씩 걸려 중학교를 걸어다녀도
또 빨래 내놓는거냐고 소리 지르니 속옷는 내가 빨고 겉옷은 빨래감으로 안내놓고 몇 년 동안 입고 헤지면 버렸어도
동생과 둘이서 목욕탕 가서 동생몸을 깨끗히 씻기고 왔어도
뭐가 먹고 싶어도 참고
뭐가 갖고 싶어도 참고
뭐가 하고 싶어도 참고
다 참았지만 결국엔 사랑 받지 못했고 성인이 되니 돈만 뜯기는 신세가 됐네요.

단 한 마디의 위로의 말, 격려의 말을 해준 적 없고, 단 한 번도 손 잡아주거나 안아주지 않았던 엄마.
전 며칠 전에 엄마를 저세상으로 보냈어요.
엄마는 죽었다. 이 세상에 없다. 
이리 생각해야 겨우 내가 살겠더군요.
그 분노감.... 상실감...을 치유 받을 방법은 엄마를 내 맘속에서 죽이는게 유일한 방법이었네요.
그리곤 이 드라마를 봤어요.
자기가 낳지 않은 아이를 데려다 품어주고 사랑으로 안아주고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고 가족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는 사람.
제가 윤복이가 되어 드라마에 몰입해서 봤어요.
그리고 이보영이 되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학대 받았지만 엄마가 될 수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대사...
엄마. 
위대한 존재.
목숨보다 소중한 내 아이들..
저도 노력하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IP : 59.63.xxx.4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유한존재
    '18.3.21 2:55 PM (1.242.xxx.197)

    힘드셨을텐데.....그것을 극복하시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존경스럽습니다.
    늘 행복하셔요.....
    생판 얼굴 모르는 분이지만...응원해요..

  • 2. 마더는 안봤지만
    '18.3.21 2:57 PM (39.116.xxx.164)

    글만 읽어도 눈물이 나네요ㅠㅠ

  • 3. ....
    '18.3.21 3:12 PM (59.63.xxx.47)

    드라마 보는 내내 울어 며칠동안 밖을 못나가고 있어요. ㅠㅜ
    사랑 많이 주는 남편 만나 저도 사랑을 주고 받는것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으니 참 다행이지요.
    어제 아이 친구가 놀러와서 최선을 다해 맛있는 밥 해주고 재밌게 놀게 해주니 아이도 좋아하고 고맙다 하네요.
    어떻게 하면 더 좋아할까.. 더 행복해할까.

    제가 사랑해주니 애들은 저한테 사랑을 더 많이 주네요.
    이럴줄 알았음 좀 일찍 낳을껄...
    엄마 될 자격이 없는줄 알고 안낳으려고 했었어요.

  • 4. .....
    '18.3.21 3:17 PM (59.63.xxx.47)

    응원 감사합니다.
    글에서도 맘이 느껴지니 뭉클하네요.

  • 5. ..
    '18.3.21 3:52 PM (39.117.xxx.196)

    원글님 너무 훌륭합니다.
    상처와 아픔속에서 삶에 대한 그 아름다운 태도 감동됩니다.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 6. 사랑
    '18.3.21 4:21 PM (118.221.xxx.50)

    좋은 남편 만나셨다니 다행이네요
    어릴적 양육시기에 받은 상처는 좋은 배우자로 치유됩니다.
    심리학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에요
    아이들 키우면서 얻는 행복과 배우자에게 받는 신뢰로 어릴적 상처 극복해내실수 있을거에요
    행복하세요

  • 7. ....
    '18.3.21 4:28 PM (118.32.xxx.70)

    힘드셨겠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어릴때 내자신도 함께 키워보세요. 내가 내 엄마가 되어 어릴때 나를 더 사랑해주면 될거예요.

  • 8. ....
    '18.3.21 5:30 PM (59.63.xxx.47)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요.
    위로와 격려 .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 9. 잘 읽었습니다
    '18.3.22 12:03 AM (180.224.xxx.155)

    원글님은 그 자체로 빛나는 보석같은 분인것 같아요
    좋은 남편도 님이 스스로 빛나고 있으니 만날수 있었을테구요
    님글에 저도 용기를 얻고 갑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하시고자 하는일 다 대박나세요

  • 10. ...
    '20.6.9 11:15 PM (121.144.xxx.34)

    마더 복습하다 검색해보고 님 글 읽게 되었네요. 참 깊고 좋은 드라마죠? 저 위의 자녀분 키우며 님 안의 어린 아이도 키우라는 구절이 참 와닿네요. 행복하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7782 옆집이 복도에 자꾸 음식물쓰레기 내놔요 4 ㅇㅇ 2018/06/30 3,341
827781 난임일까요? 3 걱정 2018/06/30 2,122
827780 기분 좋아지는 경상남도 도청 사진.jpg ㄷㄷㄷㄷㄷㄷ 10 너무좋네요 2018/06/30 6,471
827779 가요좀 찾아주세요~~ 2 2018/06/30 563
827778 질좋고, 색감 선명한 립스틱이네요. 18 립스틱 2018/06/30 7,636
827777 평소느끼는 이런기분과 증상은 무엇일까요? 8 ㄹㄹ 2018/06/30 1,871
827776 수제비먹고픈데 귀찮아서 만두피로하게 사오랬더니. 11 ..... 2018/06/30 5,583
827775 심리적인 문제인지. Adhd 성향인지 궁금해요. 11 2018/06/30 3,593
827774 월세집 다른사람한테 재임대놓는거 1 dd 2018/06/30 1,937
827773 저렴한 건조기 쓰시는 분 계세요? 6 .. 2018/06/30 2,704
827772 (댓글펌)이슬람 난민을 반대해야하는 이유 62 .. 2018/06/30 3,935
827771 유작가님과 탁현민 행정관님.. 8 여름비 2018/06/30 3,618
827770 치과의사들 90프로는 도둑같아요 61 어휴 2018/06/30 23,585
827769 탱자 냄새나는 말코님을 위한 이재명 홍보 42 .... 2018/06/30 1,667
827768 공부 힘드네요.. 4 2018/06/30 2,502
827767 밥잘사주는 누나 끝났어요? 어떻게 끝났어요? 4 .. 2018/06/30 2,541
827766 마지막수업때 컴선생님께 드릴 간단한 선물이나 간단한 먹을꺼리 선.. 8 ........ 2018/06/30 1,410
827765 가재가 갑자기 탈출시도하는거 왜일까요? 3 가재 2018/06/30 1,215
827764 인종차별 별로 신경안써요 12 2018/06/30 2,561
827763 월드컵 축구 심판 편파판정 넘 심하네요 2 2018/06/30 1,804
827762 김부선의 2009년 다음 아고라 글에서 49 2018/06/30 6,681
827761 관계 후 그 사람에 대한 애착이 심해진다는데 남자들도 그런가요?.. 15 ... 2018/06/30 16,707
827760 친정아빠...와 잘 안 맞는 분들,, 어떻게 관계유지 하시나요?.. 11 .... 2018/06/30 3,436
827759 오늘 축구 언제 하나요 5 스포츠 2018/06/30 1,685
827758 유튜브 가 들어가지지 않네요 2 ,,,, 2018/06/30 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