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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시모님은요,

라푼젤 조회수 : 3,263
작성일 : 2018-03-14 03:19:35
사람이 생긴 것부터가 다 다른데.. 역할에 따라 비슷한 성향이 있는것 같아요. 특히 시자를 못되게 붙인 사람들 이야기 보면 어쩜 그렇게 비슷한거죠? 신기해요
전 결혼 전과 후에 인간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어요. 결혼전엔 성선설을 믿었고 후엔 성악설을 믿어요. 못되게 구는 사람에겐 악한 사람이구나 생각해요. 나한테만 못되게 한다 생각하면 더 기분나빠지니까요. 원래 악한 사람에 기회주의자라 그렇다고..
결혼전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만 주변에 있었어요. 학교친구들, 직장동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서도 마음맞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어울리니 어느정도 사고체계가 비슷했고 합리적이었고 다들 존중하고 존중받고 그랬어요. 못된 사람들은 없었어요. 그러면 애초에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런데 결혼후에는 단지 나는 사람하나 좋아해서 선택했을 뿐인데...이상한 관계가 형성되더라고요. 물론 좋은 시집사람들을 만나는 경우 말고 못된 시집사람들에 국한해서요. 못된 시집 사람들도 각자의 친구가 있는걸 보면 자기역할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거겠죠..그래서 전 성악설을 믿어요. 시자를 붙이고 갑질하고 싶어하는 못된 심보가 원래 그 사람에게 악함이 있었다는 증거같아요.
대통령님도 갑질을 안하시는데...
시자붙은 악한 사람이 상호존중받는 인간관계를 가져본 적이 별로 없을 때 시자갑질이 극대화되는거 같아요.
제 시모는 시집살이를 엄청하시고 시할머니가 정말 무서운분이셨대요, 소리지르고 야단치고 다 휘어잡아야하고 싸움잘하시는 막가파적 성격을 지니신 분이셔서 무서웠대요. 제 시모는 그에 반해 목소리 작고 왜소하세요. 공격받으면 오히려 피하시고 눈마주치면 어려워하시는 분이세요.
그런데 이런 분도 처음에 시모의 시모가 하던 것처럼 해보고 싶었는지 신행다녀와서 첫 마디가 잘못하면 야단 막 칠거라고 하셨어요. 무섭게는 말고 웃으면서 농담처럼요. 전 대충 대답했고 크게 신경 안썼어요. 그리고 이바지음식 준비해서 3시전에 시집에 온 저에게 늦게 왔다는 말을 34번쯤 하셨어요. 그땐 당황했고 뭥미하는 심정으로 못들은척을 했었어요. 첨 한번만 이유를 설명했는데 계속 그러시니 못들은 척을 했지만 계속 저도 뭥미상태였었어요. 같은 얘기 또하고 또하는 건 성격인거 같은데 그 성격이 사위한테는 안그러더라고요.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으면 저한텐 너도 먹어 너도 먹어 너 다 먹어 너 빨리 먹어 너나 먹어란 말을 끊임없이 하는데(너라고 하는건 전 크게 신경 안쓰고요) 사위에겐 지극한 눈길로 보시다가 고기나 잘 먹는 반찬을 조용히 밀어주시죠.
그런 분이 매번 저에게 사랑한대요. 카톡으로 전 보낸적 없는 하트표시도 뿅뿅뿅 잘 보내시고요. 사위보다 절 더 사랑하신다며... 처음엔,,결혼전엔 나도 사랑해드려야지 했다가 결혼한 직후 사랑한다고 믿고 싶으신가 보다로 바꼈어요.
음....제 시모님은요 라푼젤에 나오는 엄마인척 하고 라푼젤을 가둔 고델 같아요.. 오늘은 제 시모님은 고델 같다는 이야기를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제일 사랑한다면서 제 마음은 안중에도 없으신분, 주는거 아까워 하시는분, 야단치고 무섭게 하고 싶으신 분이죠.
그런데요. 전 시모의 시모님과 비슷한 데가 있어요ㅠ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요 하기싫은 일은 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아요. 제게 함부로 하는 사람을 큰 소리 낸다고 무서워하지 않고요. 그냥 제 갈길을 가고 있어요. 상처자국이 있지만 지금은 시모와 시누 에피소드를 웃으며 널리 알리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니 왜 그랬을까 진짜 웃음도 납니다.
얘기가 왜 이렇게 길어진 걸까요?ㅠ 하고 싶은 말이 많나 봅니다.
서서히 바뀌겠죠? 적어도 제 딸이 결혼할 때 쯤에는 달라지겠죠? 그러기 위해 오늘도 저는 제가 생각기에 올바른 길로.. 시집때문에, 다른 이유로든 마음 다치신 분들 힘내시고요..
나라의 역사는 올바른 길로만 가는 날이 되었음 합니다.
늦은 밤 안녕히 주무세요^^

IP : 122.35.xxx.200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3.14 4:57 AM (116.34.xxx.125)

    에고 , 고생 많으셨어요
    담담하게 풀어 썼어도 마음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라도 털어 놓으세요

  • 2. 그래도
    '18.3.14 6:10 AM (175.198.xxx.197)

    원글님이 대차고 강단 있어서 좋네요.

  • 3. ...
    '18.3.14 6:13 AM (58.230.xxx.110)

    원글님 대응 잘하시는거에요...
    전 그저 회피~
    안보는 방법을 선택했죠...

  • 4. 한지혜
    '18.3.14 6:51 AM (116.40.xxx.43)

    여하튼 난 그런 시가라서 안 갔어요. 10년간.
    다시 가는데 더시 부글부글 올라요.
    크게 보고 넓게 마음 먹고 가는 거에요.
    요즘은 그런 시가 쌩 깔 수 있는 며느리들이 많은 시대라는 것.

  • 5. 라푼젤
    '18.3.14 8:39 AM (122.35.xxx.200)

    이른 시간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첫 댓글님 말씀이 위로가 됩니다. 따뜻한 마음 나눠주셔서 감사하고 편안하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 6. 라푼젤
    '18.3.14 8:41 AM (122.35.xxx.200)

    그래도님, 처음엔 참을때도 있었는데 성격은 어디 안가더라구요.. 대차고 강단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즐겁고 밝은 하루 보내세요^^

  • 7. 라푼젤
    '18.3.14 8:44 AM (122.35.xxx.200)

    점 세개님~쉽게 잊혀주지 않죠ㅠ 아니 더 잘 기억되는 듯새요. 저도 주로 회피형이에요ㅠㅠ 그러데 제 자신이 참고 ㅂ덮은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전 더 생각나고 힘들더라구요.
    너무 참지는 마세요ㅠ
    응원해 드릴게요~힘찬 날들 보내세요^^

  • 8. 라푼젤
    '18.3.14 8:50 AM (122.35.xxx.200)

    한지혜님, 맞아요 크게 보고 넓게 마음 먹는 거지요. 쉽지 않으셨을테고 쉽지 않겠지만.. 다시 시가에 가는 용기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제가 댓글을 늘리고 있네요ㅋ따뜻한 댓글글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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