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대한
구미 은영지 선생님의 글입니다.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제막식 - 한국의 어느 방송에도 보도하지 않고 있네요
구미지역 청소년들의 노력으로 세워진 뜻깊은 일이었는데...
반전 평화의 몸짓....
구미 평화의 소녀상
싸릿골 사는 열여섯 순녀
나물 캐러 들녘에 나왔다가
무장군인한테 납치당했다.
건너마을 사는 젖먹이 딸린
옥이 담장 밖을 넘어간 아기
울음소리에 달려온 군인에게
끌려가 군용트럭에 태워졌다.
아내이름 부르며 달려나온 신랑 군홧발과 총부리에 짓이겨지고 피투성이 되었다
지독시리 가난한 김학순
취직자리 있다는 이장의 말에
속아 군위안소로 넘겨졌다
한 평도 안 되는 허름한 방 수십
개 다닥다닥 붙여있는 군막사에서
나이어린 소녀들 계급 높은
장교 먹잇감으로 던져지고
조선 여성들 매일 30명의 군인에게 강간당하는 생지옥 단달마의 비명으로 이어졌다
생리 중이라도 아랑곳 없다
성병 걸리거나 임신하면 구덩이 파서 생매장하거나 총살시켜 불태워지고 도망가다 붙잡히면 빽빽하게 박힌 못판에 던져져
살점 뜯겨나가고 창자
튀어나오는 고통을 당했다
평화의 소녀상 아니라 한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제 순결
이데올로기 덫칠된 소녀라는
용어 대신 서울 이어 일찌감치 세워진 통영엔 정의비 창원엔
인권자주평화 다짐비라 부른다
그 진정성 천만 번 공감한다
해방 후 돌아온 이 가엾은
여성들 어떤 취급 받았는가
더럽혀진 몸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순결이데올로기에
희생되고 위안부 합의한다고
도장 꾹 찍고 돈 받아 날름 삼켜버린 독재자 박정희의 배신행위에
통한의 세월을 보냈다
오늘 수구의 땅 구미에서
아직 솜털 가시지 않은 앳띤 우리
10대 청소년들 성노예 피해
할머니 고통 잊지 말자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자며
이용수 할머니 닮은 평화의 소녀상
세웠다 구미역 뒤편 소공원
평화의 공원으로 새로 태어났다
야만의 총칼과 폭력앞
쓰러지긴 했어도 결코 굴복하진 않았다는 결연함마저 돋보이는
지금 다 돌아가시고 30명 밖에 계시지 않는 90줄 넘긴 성노예 피해할머니들 원통함 수난의 역사 눈물겨워 서러워 통곡하다 속 썩어 문드러진 가슴이어서 구릿빛 청동으로 환생했는가
꽃다운 나이 일본군에 끌려가
인간의 존엄성 짓밟히고 평생
지옥 같은 삶 살아온 할머니들
요즘 뿔다구 많이 나셨다
사과는 커녕 자발적인 매춘 헛소리 하는가 하면 알량한 돈 몇 푼 입막음 하려는 제국주의 일본과
그 장단에 춤춘 박근혜의 밀실합의 <한일 위안부 합의서> 당장 불쏘시개로 쓰고
다신 더럽고 추악한 역사 되풀이하지 말라고 호통치신다
소녀상 둘러쳐진 하얀 보자기
거둬내는 역사적인 순간 구미시민 집단으로 눈시울 붉혔다
목 메여 통곡했다 평화 상징하는 파란 치마저고리 차림의 곱디고운 이용수 성노예 피해 할머니
켜켜이 쌓인 샛노란 분노의 세월 민족의 눈물로 범람한다
다신 인간이 인간 수탈하는
야만의 세상 안된다고 절규하는 최초의 미투운동 끌어낸 여성인권 운동가 할머니 정신 이어받아
인류의 마지막 식민지 이 땅의 여성들 미투 외치러 맨주먹 맨발로 또다시 광장으로 나선다
시민기자가 오마이뉴스에 편집당해 블로그에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