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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드니 남편뿐

노년 조회수 : 4,080
작성일 : 2018-03-01 20:15:58
54세예요. 언제 이리 나이를 먹었나. 마음은 청춘인데.
40대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어요.
아이들이 진학, 취업으로 떠나가고 둘만 남은지 몇 년 됐네요.
사실 젊은 시절에 남편과는 지독히도 싸웠었어요.
절대로 용서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는데...
이제 미워할 힘도 없네요.
기름끼 빠져서 둘이 모여야 겨우 한 명 몫할 신세
둘이 체력도, 머리도 합쳐야 한사람 몫을 할 나이가 되니, 의지할 사람은 배우자밖에 없네요.
속으로는 가끔 욕도 하지만 겉으로는 생글생글 웃어가며 비위 맞춰줍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롭고 불쌍한 존재. 가끔은 이 지구상에 우리 둘만 남은 거 같은 느낌도 있어요.
서로 기대어 남은 생 잘 살아내는 수밖에....

IP : 223.62.xxx.12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18.3.1 8:23 PM (223.62.xxx.112)

    어제 3월의 눈이라는 연극을봤어요.
    부부가 함께한다는건
    젊을적보담 나이들어 같이해야하더라구요.
    배우자가 가장 큰 힘이될거같아요.
    건강하자구요.

  • 2. 아이고
    '18.3.1 8:30 PM (183.98.xxx.142)

    원글님 맘이 제 맘이네요
    글도 참 간결하면서 적확하게
    잘 쓰시고..전 원글님보다 한살 적고
    애들 아직 독립시키기엔 어리지만
    남편에 대한 감정은 정말 또옥같네요
    젊어서 참 치열하게 미워도 했었고
    용서라는거 상상도 못했는데...ㅎ
    이제 측은지심만 남은것도 같구요
    서로...기대야겠죠? 알면서도 참
    인정하기가 힘드니 원 ㅎㅎㅎ

  • 3. 그런듯
    '18.3.1 8:31 PM (218.232.xxx.51)

    저도 40대 후반.
    아직 애들 중고등이고요
    3~4년 전까지만도 꼴도보기 싫고
    양말도 손가락 끝으로 잡고 세탁기 넣을 정도였는데.
    이젠 싸울 기도 없고 자존심 세워 뭐 이겨보고 싶지도 않고 그러네요
    주말에 아이들 혼자 있는거 좋아하니
    그냥 산이나 가고 수영이나 하러 다니고 하려고요

  • 4. ㅇㅇ
    '18.3.1 8:38 PM (1.102.xxx.129) - 삭제된댓글

    그러게요.젊은 날 치열하게 싸우고 고민도 많이 했는데 이젠 자식도 다 떠나가고 남편뿐이네요.
    오래 건강하게 함께했으면 해요.
    예전에 친한이웃이랑 너랑나랑은 둘이 합해야 하나된다며 웃었는데 그도 이젠 멀어지고 남편과 오늘 이곳 저곳 다니면서 빠뜨리고 다시 찾아오고 하다 둘을 보태야 하나되네 해서 막 웃었네요.

  • 5. 그죠?
    '18.3.1 8:40 PM (183.98.xxx.142)

    그 부분이 특히 왕공감돼요
    둘이 합해야 한사람 몫...
    안그래도 요즘 부쩍 둘이 그소리
    자주했거든요
    참 웃프네요 ㅎㅎㅎ

  • 6. **
    '18.3.1 8:59 PM (121.141.xxx.8)

    맞는 말씀이네요.
    저는 딱 50대 중반이네요.

    아이들 다 컷고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몇년후에는
    짝 찾아 다 떠날테고 남편과 둘만 남겠지요.

    무지 예쁜 남편은 아니지만
    가끔 이야기 합니다.
    건강하게 살면서 서로 등긁어주자구요.
    같은 시대를 살아와서
    애기 통하고 공감해주고 그러네요

  • 7. 46788
    '18.3.1 9:13 PM (116.33.xxx.68)

    나이드니 서로의지하고 아플까 걱정되고
    고생하는거 알아주고 아직도 눈에 콩깍지 씌어있는듯 매일 사랑한다 말하고 건강해서 백년해로하고싶머요

  • 8.
    '18.3.1 9:36 PM (58.227.xxx.77)

    내년이면 막내까지 대학진학으로 집을 떠나는데
    저희부부가 꼭 님부부처럼 둘이 살아가야겠죠
    지금도 남편이 없다면 무서워 살기힘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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