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이해가 안되네요."라는 글을 읽고...
(아래 원문)
남자들은 다 범죄자가 되네요.
여자들 말한마디에..신빙성없고 납득안가요.
곽도원만 보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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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라니?
피해자들이 몇 년동안 몇 십년동안 속으로 곪고, 상처입고, 그러다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까지 자신을 드러내면서 하는 폭로를 말한마디라고 퉁치는 정신세계가 놀랍다.
피해자가 나서서 사실관계 내용 세세히 설명하고, 얼굴 까고 실명 까고 말해야 겨우 겨우 납득되고 있는 사실들인데,
어디서 말 한마디라고 퉁을 치는건지.
처음에 이윤택도 기자회견까지 했지.
조민기는 아니었나? 아니라고 했지.
신빙성이 없다는 게 왜 없다는 건지 곽도은 이름 하나로 퉁치려고 하지 마.
곽도원?
곽도원 검색하니 사실무근이라는 기사만 쫙 깔렸구만.
대한민국 여자들 90%는 살면서 성희롱 한 번 안 당해본 사람없을거야.
당신은 그 10%중 하나거나 남자거나 둘 중에 하나겠지.
여자라면 친구에게 한번 물어나 봐.
너 살면서 성희롱 당해본 적있어?
나는 성폭력 피해라고 말할 만큼의 상황이 없었지만,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 보면
까야 될 놈이 한두 놈이 아니야.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여학생 아이들에게 등목을 시켰어.
왜 남자애들 놔두고 여자애들에게 등목을 시켰을까?
그 선생이 특별히 성희롱을 한 건 아니야.
하지만 그 찜찜함이 평생가. 그때 생각하면 점점 더 기분이 더러워.
고등학교 때 인가 시험보고 있으면 선생들이 돌아 다니는데
뒤쪽에서 브래지어 끈을 잡았다가 놓는 선생도 있었어. 고무줄처럼.
그게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때는
지금 생각하면 내가 격은 것은 아주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더 많은 일들을
격은 아이들이 있었지.
소문들, 추문들. 선생은 방학이 지나서 아주 피폐해져서 돌아왔어.
한 학기 내내 책만 보고 수업을 했어. 나는 그 일들이 사실이라고 생각해.
그렇지 않다면, 절대 사람이 그렇게 바뀔 수가 없으니까.
직장은 성희롱 지뢰밭이야.
oo가 술을 따라 주니 술 맛이 좋다는 둥. oo이 부장님 한 잔 따라 주라는 둥
회식가면 부르스 추자고 잡아당기고. 어깨 잡고 끌어안고....
물론 말려주는 좋은 놈도 있었어.
직장 여성들 중 성희롱 한 번, 또는 여성혐오 한 번 안 격은 여자는 없어.
100%야.
당시 회사에서 성폭력 사건이 있었지.
남자는 다른 부서로 발령나고 여자는 그만뒀어.
왜 피해자가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데?
가해자는 멀쩡히 회사를 다니는데?
이게 정의야?
나, 길가다가 성추행을 당했던 적도 있어.
마주오던 남자였어. 50대쯤으로 보였고 키가 작은 사람이었지.
그냥 길을 걸어가는데, 나를 스쳐지나갈 때 갑자가 내 가슴을 움켜 쥐고 지나갔어.
내가 어땠을 것 같아?
순간 멍하고, 뒤를 돌아보니 그 놈은 벌써 저만치 가고 있었어.
미친새끼
그때라도 욕을 하며 달려가서 그 놈 뒤통수를 갈려줬어야 하는건데.
약간 한적한 오후 시간이었지만, 거기는 아파트 상가앞이었어.
내가 병신같이 그냥 집에 왔어.
그리고 10년도 넘은 지금까지 트라우마가 있어.
앞쪽에서 남자들이 오면 몸을 움츠리고 걸어. 경계하면서, 싸울준비를 하면서.
그리고 계속 그때 나 자신을 책망하지.
왜 내가 그때 병신같이 당하고만 있었을까?
단 몇 초도 안되는 순간이었지만, 아직도 나는 두렵고, 후회해.
네가 이런 심정을 알아?
아이가 스크린골프장 알바를 하려고 알아봤어.
그러다 안한대.
친구들이 거기서 알바를 하는데, 성희롱 당한 이야기를 들었대
어떤 미친 놈이 이제 갖 스물이 된 아이 친구한테,
잠자리는 어른과 하는 게 좋다고 치근덕거렸대.
미친놈
미친새끼
그놈이 내 앞에 있다면 면상을 후려쳐 주고 싶어.
그게 그놈 만의 문제일까?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웃으면서 같이 있는 놈들도 마찬가지야.
남자들을 다 범죄자 취급한다고 느꼈다면, 너도 한패거나, 동조하거나 하기 때문이겠지.
스크린 골프장에서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놈한테,
야 !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이렇게 제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저 웃고 있었다면, 이 미투운동 분위기가 나를 범죄자로 모는 구나
그렇게 느껴지겠지.
저 위에서부터 이야기 한 놈들이 다 미친놈들일까?
천만에
다 멀쩡하고 사회생활 잘하고 좋은 사람 소리 듣는 인간들이 대부분이야.
미투 운동이
남자를 다 범죄자 만든다고 말하기 전에
나는 나도 모르게 그런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는지
혹시 나도 모르게 그런 행위나 말을 하지 않았는지
주변에 그런 일이 있을 때 제지하지 못하고 지나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고, 반성하고
피해자가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지 공감해주고
드러나지 않은 더 많은 피해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보다 낮은 강도의 성희롱, 성폭력 피해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지
함께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생각을 해야하는 것 아니야?
그 수많은 사람들의 피 눈물에도
저따위 소리를 싸 질러댄다면
너는 개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