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스스타트 탱커전략의 시초는 이승훈이 매스스타트
도입 초기에 작전없이 혼자 국제대회 휩쓰니까 유럽에서 고안한 전략. 일본도 종종 씀. 우리나라만의 희생논리가 아님.
2. 같은 나라 2인이상 같은조 출전시 작전쓰는건 쇼트트랙도 늘 하는 것임. 쇼트트랙은 작전이 순간적이라서 시청자들이 눈치를 못 챔. 해설자들도 잘 언급안함. 언급하려해도 이미 다른 작전 들어갔거나 실시간으로 선두 순위바뀌는거 해설해야함. 그도 그럴 것이 남자기준 개인종목 매스스타트는 6400m, 쇼트트랙 최장거리는 1500m. 쇼트트랙은 말 그대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롱트랙 활용.
3. 다른 종목 매스스타트에서도 탱커전략은 계속 씀. 제가 자세히 알고 좋아하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의 경우 노르웨이가 가장 전략적으로 뛰어난 나라인데 마리트 뵈르겐이라는 크로스컨트리 여제가 매스스타트에서 후배를 바람막이로 꾸준히 쓰고 막판에 스퍼트 내면서 메달 따는게 공식임. 개인이 같은 거리 주행했을때 마리트 뵈르겐만한 기록내는 선수가 노르웨이에 아직도 없습니다. 그래서 철의 여인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니까 노르웨이도 메달을 확실히 얻기 위해서 후배 희생시켜 바람막이 전략을 쓰는 것이지요. 국제대회가 엄청난 실력자들이 모이는 곳인데 전략을 이용할 수 있을땐 해야죠. 마리트 뵈르겐은 대신 계주 등에서 눈부신 캐리를 합니다. 때로는 그 노르웨이 선수 두명을 바람막이로 쓰던 3위권 선수가 막판에 우승하기도 합니다. 역이용인거죠. 모든 전략은 다른 나라에게도 다 드러나있고 읽혀있습니다. 크로스컨트리 남자 50km에서도 노르웨이 22살 남자선수가 러시아 선수 뒤에 바짝 붙어 바람막이로 쓰다가 막판에 스퍼트내서 이김.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서도 무슨 이승훈 혼자만 탱커 수혜 누린줄 아는 분들이 계시는데 경기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정재원 뒤에 열 명 이상의 다른나라 선수가 다 떼로 붙어있고 이승훈은 거의 꼴지에서 서너번째로 몇바퀴나 돕니다. 이미 노출된 전략이구요. 심지어 막판 스퍼트는 네덜란드 선수(스벤 크라머 아님)가 먼저 냈고 이승훈은 스퍼트 늦었습니다.
노르웨이는 경기운영 전략뿐만 아니라 스키종목 왁스 사용에서 다른 국가는 비교도 안되는 노하우를 가진 코치들이 즐비함. 왁싱 종류와 특성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한 경기 출전위해 왁싱만 몇시간을 합니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을 없애야한다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음. 스키점프, 또는 알파인스키같은 슬로프 종목도 왁스 사용이 무척 중요합니다. 왁싱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이 종목들 다 장비빨이니 스포츠 정신과는 안맞는건가요?
4. 국민들은 메달을 못따면 부진하다고 왜 전략 안썼냐고 메달 맡겨놓은듯이 난리를 침. 최민정 심석희 부딪혀 넘어지니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안되냐면서 불화설 만들고, 개인전 종목에서 서이라가 임효준 길막았다고 우기며 마치 임효준 금을 서이라가 막은양 표현하는 분들도 있음. 다종목 몇관왕이 쉬운게 아닙니다. 경기운영과 스퍼트 체력 등, 미터 좀 늘어나고 줄어드니 당연히 금딴 선수가 금을 또 따는게 아니라 훈련 방식 자체가 달라요. 어느 종목에나 펠프스가 있는게 아닙니다. 펠프스조차도 수영 전 종목 석권을 하지 않습니다. 진종오가 권총을 잘쏘고 영점잡는게 남다르니 클레이 사격도 잘하는게 아니듯이요. 타고난 신체조건으로 긴 직선 트랙을 질주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에 비해 아시아국가들의 불모지에 가깝습니다. 서양 선수들과 체격이 다르니까요. 이번에도 메달따기위한 어떤 전략도 사용하지않고 노메달이었으면 4년에 한번씩 올림픽 메달 맡겨놓은듯이 선수들에게 가혹하게 구는 국민들이 무슨 소리를 했겠습니까.
5. 희생이요? 테니스,배드민턴,탁구같은 구기종목조차도 파트너가 희생합니다.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 옆엔 상비군 선수가 있고 함께 올림픽 대비 경기해줄 아마추어 선수들이 있습니다.
하다못해 야구팀 3군도 대학 야구팀과 경기하며 기량을 끌어올립니다. 모든 야구팀엔 불펜에서 공만 받아주는 불펜포수도 존재합니다. 국가대표들은 선수촌에서 세금 밥먹고 국민들 눈에 안보이는 모든 준비 과정조차도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뤄지고 수혜 선수들은 기량을 쌓으니 그 자체가 적폐이겠군요.
정재원 선수는 매스스타트 끝나고 본인의 입으로 이승훈을 위한 희생이라고 생각안하고 자기도 팀추월에서 형들 도움받아 메달땄으니 함께 팀플레이로 이뤄낸거라고 인터뷰 했습니다. 그런 희생에도 본인 역시 8위를 차지하며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고요. 연맹은 대한민국의 성적으로 기록될 메달을 확실히 하기위해 선택을 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스피드스케이팅 통틀어 금메달 종목 하나가 남자 매스스타트 단 하나였습니다.
정재원 선수 본인이 희생했다고 반발한 것도 아닌데 이승훈한테 깨끗하게 경기하라, 매스스타트 종목을 없애거나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일갈놓는 분들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같은 종목 은,동메달 딴 다른 나라 선수들도 정재원 탱커 수혜본 선수들입니다. 마치 이승훈이 그런 전략없으면 금메달은 택도 없다는듯이 묘사하시는데 애초에 매스스타트의 쇼트적인 요소(코너링, 선수추월 타이밍 선택 등)에 강해 국제대회에서 1위 휩쓸던 이승훈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에서 1년만에 만들어진 전략이 2그룹 선두 페이스 메이커 전략(탱커 전략) 입니다.
그리고 정재원 선수가 희생만 하고 아무것도 못 얻었다는 분들 계시는데 어떻게 그렇게 단언하시나요? 정재원 선수는 노선영 선수처럼 언론에 서러움 호소한 적이 없어요. 선수가 입 열기 전엔 나머지는 다 궁예인 겁니다. 심지어 본인 입으로 팀추월에서 형들 도움 많이 받고 메달땄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나온 악의적이고 팩트 체크없는 기사에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또 한 번 상처를 받을 것 같네요. 특히 5천m 5위, 1만m 4위한 이승훈 선수는 두고두고 본인을 자책할 것 같습니다. 왜 개인종목에서 메달을 못따서 깨끗하게 경기하란 소리를 들어야했나 하고 말이죠. 1만m 달리고나면 몸살나서 이틀간은 몸에 힘이 쭉
빠져서 후들거린다는 선수인데 이승훈 이을, 이승훈에 준하는 장거리 선수가 아직도 발굴되지 않고있죠. 게다가 갑자기 등장한다해도 국제대회 경험치가 이승훈 우위라 신예 선택이 쉬울까요?
박태환 첫 올림픽 실격 사건처럼 아쉬운 상황이 연출된다면요? 아무튼 이제 저런 악의적인 기사가 났으니 이승훈을 꿈꾸고 이승훈을 이을 어린 인재가 더 줄어들겠군요. 모든 종목에서, 어느나라에나 있는 후보 선수들의 희생, 그리고 두 선수 모두 뛰어나나 팀코리아로 수렴될 메달 확보를 위한 어려운 선택을 해야했던 연맹. 어느것이 최선인지는 아무도 모르나 결과는 금메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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