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새 거울을 볼때마다 깜짝 놀라는(세월의 무상함에) 말띠 여자입니다.
저는 양자리고요., 지금 9살 7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그냥...요새는 동갑 만나기도 힘들고, 뭔가 많은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들락날락 돌아댕기고,
내 고등학교적 기억은 너무도 생생한데 거울에 보이는 모습은 여사님인지라..제 동갑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글 한번 올려봐요....엄청 길어요...그냥 주저리주저리 쓰는거라..
1. 일에 대하여...
아이 낳기 전까지는 잡지 기자로 일했는데 그 일이 참 가정을 유지하며 잘 하기가 힘든일인지라
결혼하면서 그만두었네요. 작은 아이 3살 되면서 동네에 열평 짜리 파스타 가게를 열었다가
이게 참 나의 이상만으로는 안되는구나라는 걸 절절히 배우고 2년만에 접었구요.
그 후로 운이 좋아,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취직을 해서 한 1년 열심히 다녔는데 아이들이 아직
제 손을 너무도 필요로 해서, 재택근무로 돌아섰네요. 돈 관련한 일, 업체 관리하는 일이라
재택으로도 가능한 일이라서요. 대신 페이는 반으로 뚝...
딱히 하고 싶은 일은 없네요. 돈을 아예 안벌수는 없고 백만원이라도 꾸준히 벌어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제 내 꿈(?)을 펼치기에 좀 늦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현실을 알아가는 거겠죠..별 전문적인 능력도 없고
내세울만한 경력도 없고 이제 도전 정신도 희미해져가는 저 자신을..
2. 건강에 대하여..
한떄 수영 선수였고 체력장 1등급. 오래매달리가 2분, 오래달리기 1등..나름 괜찮은 체력이었는데 이젠
오른쪽 고관절이 잘 펴지지도 않고 버핑테스트 10개 하기도 힘든 저질 체력이 되었네요.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직장만 다니면 호르몬 밸런스가 꺠져 턱에 정말 큰 왕 여드름이 나고요
그래서 피임약 야즈를 먹고 있네요.9개월정도 먹었떠니 의사가 건강검진하고 결과물 갖고 오라네요. 간에
이상이 생겼는지 아닌지 계속 먹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거의 폐경이 온것 같아요. 그 약덕분에 28일 주기로 따박따박 생리를 하긴 하지만 양이 정말 초경마냥 적고요.
참 흰머리 수가 갑자기 늘어나네요..
3. 외모에 대하여.
ㅎㅎㅎ 얼굴이 쳐지죠 뭐. 턱 가장 자리, 입술 양끝으로 근육이 서서히 쳐지는게 보여요. 사진찍으면 더욱 잘 보이고요
팔자주름 깊어지고..뭐 레이저나 따로 시술하는건 없어요. 하고 싶은데 팩 하나 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직구로 레티놀 구해서 그거 일주일에 한번씩 바르는데 효과는 잘 모르겠구요. 물 예전엔 신경
써서 자주 마셨는데 이젠 물 마시는것도 귀찮네요.
아 즐겨하는 메이크업은 레드 립스틱. 빨간 립스틱이 잘 어울려요. 다행히. 종류별 브랜드별로 레드 립스틱 사모으는게
즐거움 중 하나네요.
4. 즐겨보는 유투브
음. 마음이 허해서인지 인문학, 역사, 철학에 관한 유투브를 즐겨 찾아요.
잠도 잘 오고. ㅎㅎ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이집트문명 등 기원전 3천년 정도 되는 문명에 요즘 관심이 많은
상태네요. 내가 왜 이 문명을 좋아하나 생각해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게 너무 비슷하다는 게 신기해서
좋아하네요. 과학은 너무도 발전이 빠른데 인간 머릿속 생각이나 사는 모습은 5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런 생각하면 아둥바둥 살던 내 모습도 반성하게 되고 좀 인생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5. 주로 돈 쓰는 곳.
음. 제가 가계부를 쓴지 두달 밖에 안되었는데요, 어느 분야에 돈을 가장 많이 썼는지 보고 스스로 부끄러웠네요.
제 치장하는 것에 돈을 가장 많이 썼떠랍니다. 하참. 객관화된 지표를 보고나서야 정신이 좀 드네요.
그 후로 옷이나 구두, 화장품 등 구입. 많이 자제하고 있어요.
6. 같이 사는 남편.
남편과 나는 초등학교 동창이고 10여년 연애하고 서른 셋인가.둘인가에 결혼했어요.
그렇게 오래 연애하고 결혼했는데도 결혼전과 결혼후의 남편은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제가 성격이 무뎌서 그런 걸 잘 못알아차리네요. ^^ 뭐 살아보니 무난한 사람이고 크게 사고치는 일 없고
저랑 말이 잘 통하네요. 앞으로도 동반자로 그냥 무난하게 살 것 같아요.
7. 앞으로의 전망..
친구하나가 저더러 그러더라고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부럽다고요.
10년전에 그 말을 들었을때는 사실 기분이 그리 좋진 않더라고요
평범하다는게 특별하지 않다는 의미로 받아들인거죠
근데..지금 제 삶을 보면 여전히 평범하니 무난하게 하루하루 살고 있는데
이게 감사하네요. 아이들이나 남편, 부모님, 저 크게 사고 없고 아프지 않고 밥굶지 않고 사는게
감사한 거네요. 내 인생에 큰 기대 없이 큰 사고 없이 앞으로도 무난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별거 없는 제 현재 상태를 한번 적어보았어요. 저와 동갑인 말띠 친구들도...다들 어디선가 정열적인 말처럼 열심히
평화롭게 살고 있길 바라요. ...늘 건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