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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년전 저희 외삼촌이 엄마에게 4000만원을 빌려주셨죠. 집사는데 보태라고...

조카딸 조회수 : 8,989
작성일 : 2018-02-23 23:35:54
아래 동생분에게 집사는데 4000만원 빌려달라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얘기 듣구 20년 전에 저희 외삼촌에 저희 엄마에게 집사는데 보태라고 4000만원 빌려주셨던게 생각이 나네요. 

당시 집값이 1억 4000만원이고 엄마와 아빠가 막노동을 해서 모은게 1억이 안되었어요. 어쩌다가 1억 4000짜리 집을 보시고 계약을 하셨는데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어서 난생 처음 제 방이 생긴다는 기쁨에 엄마와 외삼촌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정확한것은 그당시에 외삼촌이 서초동 자기 아파트 담보로 엄마에게 4000을 빌려주었다는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는 대출은 안받았나 싶기도 하고요.. 저간의 사정은 모르지만 엄마는 결혼한지 17년이 지나서 제가 고 2때 집을 처음 집장만을 하신거예요. 그전에는 지하단칸방에 살았구요.

지금도 기억나요. 엄마가 밤에 아빠랑 하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올케 몰래 대출 받아줬는데 이거 안값으면 큰일 난다고 전전긍긍하셨는데 1년인지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다 값으셨어요. 아마 무슨 적금이든지 가 있었는데 그걸 만기까지 가져가셨다가 갚으신거 같기도 해요. 엄마가 적금을 정말 많이 드셨었거든요...무슨 대형 사건도 기억이 안나는거 보니까 저희 외숙모는 아직 모르시고 계시는거 같구요... 정말 죄송한 일이죠...

외삼촌은 저희 아빠를 무지 싫어하셨거든요. 직업 일정치 않고 자기 누나데려다가 고생시킨다고 아예 저희 집에 저희들을 보러오지 않으셨는데 엄마가 집장만한다니까 큰 마음먹으셨던거죠...아빠는 바퀴벌레 방역도 하시고 우유배달도 하시고 광양내려가서 장사도 하시고 하실만큼 다했는데 하는 족족 망하셔서 외삼촌은 대놓고 그러셨거든요. 왜 저렇게 능력없는 인간을 누나는 만나서..... 어쩌구 저쩌구... 저에게는 큰 상처였답니다. 

외삼촌은 저희 아빠나 저희들에게는 대면 대면 (그저 다 자기 누나 고생시키는 존재로만 보시는것 같았음) 하셨는데 아까  아래 글을 읽고 보니 요새도 아니고 20년 전 , 아니 정확히는 22년전에 그 큰 돈을  자기 사는 아파트 담보로 빌려주셨다는게 지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달았네요. 

이후로도 외삼촌은 저희 집에 왕래 않하셨어요... 그리고 몇년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어요... 엄마가 많이 우셨는데 저와는 워낙 왕래도 없고 살갑게 해주신적도 없어서 저는 별 감흥이 안났거든요...외삼촌과 엄마는 서로가 서로의 아픈 손가락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구요... 외삼촌이 젊어서부터 몸이 않좋으셨거든요. 아마 모르기는 몰라도 두분이 서로 한탄했을거예요. 누나는 찢어지게 고생하고 동생은 젊어서 몸이 아파 고생한다고...

그냥 예전에는 이런 남매도 있었다고 82에 남기고 싶네요. 

외삼촌, 잘 계세요? 엄마도 잘 있어요. 그때 엄마에게 돈 4000만원 빌려주셔서 엄마는 결혼후 처음으로 집장만을 했지요. 그래서인가 삼촌 돌아가시고 아직도 그 아파트에 사세요...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려야 할까요. 하늘에서 편안이 쉬고 계셔요. 
IP : 121.7.xxx.152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2.23 11:39 PM (223.62.xxx.135)

    외삼촌이 고마우면 외숙모와 사촌동생에게 잘하세요...

  • 2. 지금도
    '18.2.23 11:40 PM (211.245.xxx.178)

    엄청 큰돈인데 20년전 사천이면...
    겉보기 요란한 형제가 아니라 속깊은 형제였네요.
    이런글..좋아요.ㅎ

  • 3. 원글이
    '18.2.23 11:42 PM (121.7.xxx.152)

    그런데 왕래를 않해요... 어려서서도 왕래했던 기억이 별로 없구요.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7년을 저희 부모님과 사셨는데... 외숙모님과 사촌동생들 모두 찾아오지 않았어요... 외할머니 장례식때 외숙모 보고 외삼촌 장례식때 외숙모 보았지요. 저에게는 너무 어려운 분이라... 저 성의껏 부조만 했답니다.

  • 4. ...
    '18.2.23 11:43 PM (222.236.xxx.50)

    20년전에 4천이면 진짜 컸겠어요.... 솔직히 누나 고생 시키는 매형은 진짜 미웠을것 같아요..ㅠㅠㅠ사촌들이랑은 잘 지내세요... ㅠㅠㅠ

  • 5. 않해요
    '18.2.23 11:43 PM (180.66.xxx.57)

    않해요? 안해요..

  • 6. ..
    '18.2.23 11:45 PM (49.170.xxx.24)

    옛날에는 은행에서 돈빌리기가 어려웠어요. 신용으로 대출받는시절도 아니고요. 그래서 가족사이에 돈빌리고 지인 연대보증 써주고 그런거예요. 요즘은 신용대출 되고 은행 문턱이 낮으니 은행에서 빌리라는 거예요.
    이거랑 별개로 예전에는 원가족 간에 유대감이 강했죠. 우리 아부지도 큰아버지 2층 양옥집 사실 때 절반을 그냥 보태줬데요. 30년 이상 된 얘기예요. 그래서 예전 어머니들이 고생도 많이 하셨죠.

  • 7. 원글이
    '18.2.23 11:45 PM (121.7.xxx.152)

    외삼촌이 좋은 직장 다니고 강남에 집도 사고 그러셨는데 그만 제 사촌들 어린 나이부터 몸이 아프셨어요. 아들이 아프니까 저희 외할머니가 외숙모 눈치 많이 보시고 저희 엄마도 자기 동생이 아프니까 무조건 우리가 죄인이요 ... 하고 사셨죠... 그냥 엄마와 외삼촌의 동기간의 정만 얘기하려고 했는데 아픔이 많았답니다. 미운 사람은 없고 죄다 슬프기만 해요. 우리아빠, 엄마, 외삼촌, 외숙모,,, 그리고 21살에 과부가 되어 남매를 키웠던 저희 외할머니까지요...

  • 8. ㅡㅡ
    '18.2.23 11:47 PM (122.35.xxx.170)

    진짜 외숙모 모르게 빌려준 돈이니 귀한 거죠.
    82에 남편이 본인 모르게 시누이한테 4천만원 빌려줬다고 써보면 난리날 걸요.

  • 9. ㅁㅁㅁ
    '18.2.23 11:53 PM (147.46.xxx.199)

    외삼촌 고마운 분이시네요.
    그런데 외삼촌에게 원글님 엄마도 고마운 사람이었을 거예요.
    글에는 나타나 있지 않아 단정하기 어렵지만 엄마와 외삼촌의 형편이 달라진 데에는
    아무래도 어려운 형편에 딸이 희생해야 했던 것도 작용했을 것 같구요.
    무엇보다 나중에 원글님 부모님이 외할머니를 모셨다니...
    누나한테나, 아무리 능력없는 사위였어도 장모님 모시고 산 매형한테도 신세진 게 있네요.
    사이 좋은 남매 조금 더 함께 오래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 10. 아줌마
    '18.2.24 12:07 AM (157.160.xxx.196)

    괜시리 훈훈한 글...
    저는 이런 스토리 좋아요.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오랫 동안 좀 안 좋게 생각 햇는데, 세월이 흘러 흘러, 아... 그랬었구나...하는...
    진짜 인생이 그런 것 같아요.

  • 11. 가끔은
    '18.2.24 12:17 AM (211.109.xxx.75)

    원글님,
    외삼촌과 어머니 사이에는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두분만의 애틋함과 안쓰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내면서 생긴 유대감이고
    서로 아끼고 잘되길 바라는 끈끈함이기도 하고요.

    저도 홀어머니의,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동생과 자라면서 그런 마음이 있어요..
    다행히 아직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일은 없었지만
    동생이 아프다면 제 신장 하나쯤은 줄 수 있을 것 같은 심정이에요.
    당연히 돈이라고 하면
    조금 무리해서라도 해주고 싶을 거 같구요.

    마음은 이렇지만
    또 막상 그런 일이 생기면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어머님도 먼저 돌아가신 외삼촌도
    서로에게 아주 소중한 분들이셨을 거에요.

    저도 원글님의 외삼촌께서 편안히 쉬고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 12. 딴지
    '18.2.24 12:19 AM (222.234.xxx.44)

    않해요? 안해요.. 222222222222222222222
    뒤에 ㅎ이 있기때문에 앞에 안해요로 바뀝니당 ㅎㅎ
    어려우면 ㅎ을 두번 중복하진 않는다고 생각하면 되어요.

    아무튼 따뜻한 이야기 잘 듣고 갑니다.

  • 13. ....
    '18.2.24 12:28 AM (221.139.xxx.166)

    값으셨어요 => 갚으셨어요.

  • 14. ..
    '18.2.24 12:33 AM (59.6.xxx.219) - 삭제된댓글

    요즘은 형제라도 각자 자기 가족 따로이고 당연한건데 예전 할아버지 시대때는 돈벌어 결혼한 형제들 집까지 챙겨 사주고 그랬단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저희 외할아버지만해도 그러셨고..
    참 저로선 신기한 일이죠..

  • 15. ...........
    '18.2.24 1:10 AM (124.61.xxx.75) - 삭제된댓글

    콧끝 찡하네요. 아버지가 운이 좋지 않으셨을 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신 것 같고 동생 돈 갚아낸 부모님들 너무 훌륭하십니다. 남편의 고모는 시아버지의 돈 1억을 빌려가서 안 줬어요. 시아버지 우울증약 복용. 돈이 있는데도 안 갚네요. 아무튼 어머님 아버님 대단히 훌륭. 외삼촌도 고마운 분이시고요.

  • 16. 555
    '18.2.24 1:43 AM (112.158.xxx.30)

    나쁜거죠 외삼촌이. 외숙모 입장에서는 기절할 일이니.

    그래도 서로 아픈 손가락인 남매 마음, 진짜 찡하네요.
    동생 곤란하게 안하려고 바짝 갚으신 어머니도 갚을 때까지 마음 얼마나 졸이셨을까 싶고.

  • 17. 위의 설명이 더 부정확하고 이상함.
    '18.2.24 2:07 AM (180.65.xxx.11) - 삭제된댓글

    안해요는 원래 안 인거지 않이 뒤의 "해"로 인해서 안으로 바꾸ㅣ는게 아니죠.
    않다 가 아(니하---> ㅎ)다 인거지.

  • 18. 위의 설명이 더 부정확하고 이상함.
    '18.2.24 2:08 AM (180.65.xxx.11)

    안해요는 원래 안 인거지 않이 뒤의 "해"로 인해서 안으로 바꾸ㅣ는게 아니죠.
    않다 가 안하다, 아니하다 에서 아(니하---> ㅎ)다 인거지.

  • 19. gh
    '18.2.24 4:50 AM (58.120.xxx.63)

    앗따~
    선생질도 적당히 하지
    너무 아는체 하는것도 징그럽네

  • 20. 알흠다운여자
    '18.2.24 5:32 AM (1.237.xxx.189) - 삭제된댓글

    뭐가 나빠요
    외삼촌대신 엄마가 7년 모셨음 빌려줄수도 있는거죠
    외숙모도 맡겨놓고 몇년간 찾아와보지도 않고 편하게 살았는데 기절하긴요

  • 21. ....
    '18.2.24 5:34 AM (1.237.xxx.189)

    뭐가 나빠요
    외삼촌 대신 엄마가 7년 모셨음 빌려줄수도 있는거죠
    외숙모도 맡겨놓고 몇년간 찾아와보지도 않고 편하게 살았는데 기절하긴요

  • 22. ㅁㅁ
    '18.2.24 6:39 AM (121.130.xxx.31) - 삭제된댓글

    대단이 아닌 멍청입니다

    저 20년전에 연 10퍼 약관대출까지 긁어모아 형제 억 빌려주고
    개털된 ㅠㅠ
    지들은 사업회복하고 건물은 그냥남아 콧노래불러가며살고

  • 23. 감사하세요
    '18.2.24 7:25 AM (59.6.xxx.151)

    잘 살 건 못살건 큰 마음씀이고 감사하세요

    이십년 전에도 영 아니다 싶은 매제라 이혼 시키고 동생만 데려다 먹고 살게 해주는 거 본 적 있어요
    그 도움이 님이 자란 안전한 가정 울타리 지키는데 일조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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