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조용하던 우리 아파트에 며칠전 저녁 카메라를 둘러멘 사람들이 술렁거렸어요.
평범하기만 한 우리 아파트에서 세상에나.. 드라마를 찍는대요.
제목은 "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3월부터 jtbc에서 방송할거라네요.
그 제목이 특이해서 좀 생각을 해봤어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책 제목도 그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데 하물며 드라마야 오죽하겠어요.
저는 50대 중반인데.
제가 한참 연애하고 다니던 시절에 남자들에게 이상형인 여자들은
그 시대에도 물론 일순위는 이쁜 여자였구요. ㅋㅋ
청순하거나, 혹은 가련하기까지야 아니더라도 뭔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약해보이는 여자가 인기있었죠.
저같이 할 말 따박따박 다하고, 뭔가 먼저 나서서 설치는 여자들은 좀 재수없는 축에 속했었죠. ㅋㅋ
그때는 아마 남자들이 여자들을 보호하고 책임져주고 그런데서 우월성을 느끼고 자기정체성을 찾았는듯해요.
저같이 설치는 여자들을 두려워하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술마시러 가거나 하면 모자라는 술값은 자기들끼리 시계나 전자계산기를 술집주인에게 잡혀놓는 한이 있더라도 남학생들이 책임을 질려고 했고,
단체 MT를 가더라도 남학생들이 회비를 더 많이 냈었어요.
모자라는 것은 어떡하든 자기들끼리 충당할려는 노력도 있었구요.
당근 힘을 써야하는 어려운 일도 자기들이 다 맡아서 했구요.
대신 여자들은 조용히 수용해주고 자기 의견을 크게 내지 않는게 미덕이기도 한 시절이었죠.
지금 들으면 뭔 그런 풍속이 있냐고 난리겠지만 30여년 전에는 그런 시절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세월이 많이 바뀌었나봐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게 혹시 요즘 남자들의 로망인 여성상인가요?
어쨋거나 예뻐야 하는건 절대 빠지지 않는 조건이고. ㅋㅋ
그렇지만 남자 자신이 더 책임을 지거나 여자를 보호하거나 뭔가 경제적으로도 조금 더 부담을 지는건 이제 싫은가봐요.
오히려 밥을 잘 사주는 그런 여자... 나이도 자기 보다 많아서 밥 얻어먹어도 부담스럽지 않는 "누나' !!!
뭔가 자기를 보살펴주고 베풀어줄것 같은 누나!! 그렇지만 예쁜 누나!!!
제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몇몇 부유한 집을 제외하고는
딸, 아들 할것없이 다들 어렵게 컸고 자기 할일은 다 스스로 알아서 해야했었고, 남자들은 부모의 보호를 받기 보다는 부모를 보살피고 봉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컸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결혼하면 무뚝뚝했고, 자상하진 못하더라도 가정에 대한 책임감은 대부분 컸던거 같아요.
그런데 지금 20대 남자들은 부모의 과보호아래 성장한 사람들이 많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었고, 나머지는 부모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 경우가 많았었고,
그래서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밥 잘사주는 누나같은 여자를 원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ㅋㅋ 그러면 이제 여자들은 예쁜데다 밥 잘 사주기 위한 경제력까지 갖추어야 하는건가요?
그래야 연하의 남성을 만날 수 있는건가요?
아 ~~ 어렵다 저는 딸만 둘인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