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개월 된 아기가 있는데요
아기가 엄마인 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워낙 순하고 낯선 사람한테도 잘 웃어주는 아기인데 저한테는 유독 별로 안 그러고 대부분 무표정이에요
이모님(시터님)이야 워낙 아기를 잘 봐주시니까 방긋 방긋 잘 웃는다쳐도
하루에 저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보는 아빠는 너무 좋아해서 눈만 마주쳐도 까륵까륵거려요
저는 지금까지는 집에서 이모님이랑 같이 아기를 봤고
이모님 계실 동안에는 이모님 손이 많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안 계신 동안에는 밤 수유니 밥먹이는거니 재우는거니 다 제가 하고 있고요
제가 원래 아기를 별로 안 좋아하고 어색? 어려워해서 잘 놀아주는 사람은 아니지만
(왜 그런 거 유독 잘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아기들이 잘 따르는...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도 제 아기는 당연히 저한테 특별하고 너무 사랑스럽고 또 첫아기라 태교도 그렇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노래도 불러주고 마사지도 해주고 평소에 알아듣든 아니든 말도 많이 시키고 책도 읽어주고 놀아주고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아기한테는 짜증 안내고 웃는 낯으로 대하고 뭐든 조심스러운데
엄마한테만 유독 그러니 약간 서운하려고 해요
시댁에서도 친척분들이 '아기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네' '엄마보다 고모가 아기를 더 잘보네'
한마디씩 하실때마다 좀 울컥하더라고요
사람 마음이라는게 가는 만큼 반드시 보답을 받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이치인건 아는데
제 아기가 저를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 약간 겁이 나기도 해요
제가 아기한테 뭔가 잘 못해주는건가,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불안하고 겁나기도 하고요.
어떤 사람들은 아기가 멋모를때까지 아빠 좋아한다고 그런 말도 하던데
나중엔 아기가 엄마인 저도 좋아해줄까요
너무 유치한 생각같기도 하지만 또 사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