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누군가에게 제 고민이나 힘든 점을 말한 적도 있고
반대로
제가 잘 들어주는 편이라 저에게 자신의 힘든 얘기나 부정적 감정을 터놓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근데 한 두번은, 그래,, 힘들었겠다,, 애썼네,, 그럴 수도 있지,, 어머 걔는 왜 그랬대? 하며
얘기를 들어주고 편들어주곤 했었는데
사람이란 게 그렇게 자기편을 들어주면 더더욱 자신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혹시나 비난받을까봐 적당한 부분만 골라서 말을 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단편적인 얘기가 아니라, 전후과정이나 그 때 자신이 느꼈던 악한 감정들, 그 때 자신이 했던 나쁜 행동들도 다 말하더라구요
그런 걸 다 들으면 무조건 이야기 속의 상대방 잘못만은 아니라는 게 너무 확실해지고
그러다보니 한 두번씩은 너도 잘못했네,, 라는 말을 할 때도 생기고
그럼 듣는 사람은 더이상은 제가 자기편을 안들어주니 짜증내네요
이건 그렇다치고 진짜 문제는,,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느꼈던 악한 감정들을 얘기하는데
사람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싶어 놀라기도 하고,
그래도 그냥 티 안내려고 노력하지만 그런 감정들을 듣다보니, 듣는 제 마음이 힘드네요
말하는 사람은 그런 감정 토해내니 속 시원하게 떠나서 즐겁게 자기 삶을 사는데
저는 그렇게 그 사람과 헤어진 후부터 머리가 너무 아프고, 마음이 피폐해집니다
과거에 나도 누군가에게 그랬겠구나 싶고, 과거의 그 친구가 한 번씩 까칠하게 톡톡 쏘던 말들이
그래서 그랬던거였겠구나 싶어 저절로 이해가 되면서
사람은 누구나 선한 마음도 악한 마음도 갖게 되지만
자기 마음 편하려고 남에게, 그것도 소중한 사람에게 자신의 악한 감정을 토해내는 '짓'은 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건 일기장에 적고는 죽죽 찢어버리는게 제일 현명한 방법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