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상영관에 우리 포함 6사람 있더라고요.
어쨌건 메세지 있는 다큐이고, 이거 만든 감독과 그 가족의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내보이는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는게 힘든거죠.
그 시어머니는 왜 그러셨는지 정말 이해 안되는데
며느리 처음 보고나니 왕갑질 하고 싶으셨나 싶어요.
시아버지는 큰소리 같은건 전혀 하지 않으시고 조금 수용적이면서도 차분하신 성격이시던데
아마도 시어머니가 평소에 뭐든지 좌지우지 하면서 생활하시던 거 같아요.
좋게 말하면 적극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사람 조종하는 스타일.. control freak.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조종하려들고 인격적으로 무시하면서
손자 옷 입히는거 등등으로 며느리에게 신경전 벌이지만 않았더라도 일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듯.
시어머니 말씀으로는 둘째며느리는 A 급이라고 하는데
시어머니가 첫째며느리와의 기나긴 전쟁을 둘째며느리에게도 건다면
둘째며느리도 F 급 되는건 시간문제죠.
남들을 다 내 손안에 쥐고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갑질 성향을 고치겠다는 근본적인 반성이 없더라고요.
거기에 남편이 장남이면서 영화감독이니 생활력은 별로 없지, 애는 키워야지..
부인의 고충도 이해가 가는데
저는 영화에서 부인이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한 행동을 감독이 본인 어머니 보호차원에서 다 보여주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거 다 보여주면 감독의 어머니가
전 국민에게 전설적인 왕싸가지 시에미로 등극할게 너무 뻔해보여서 그러지 않았나 싶어요.
어쨌건 핀트 안 맞는 얘기지만 피임이 얼마나 중요한가 싶어요.
남친과 결혼할 여러가지 여건이 아직 안되었다면 피임을 했어야지
턱하니 임신해서 결혼하면 그런 생지옥 만납니다.
그런 점에서 부인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이슈를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거 아닌가 싶어요.
물론 피임을 잘 했어도 실패해서 임신할 수는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게 계획성 있게 한거 아닌듯 싶어요.
많은 경우에 임신은 여자에게
자신의 인생에서 도전해야 할 과제를 회피하는 핑계로 쓰일 위험이 있거든요.
마지막 부분에서 부인이 애에게 시어머니가 억지로 입혀 놓았던 옷을 입히고
시어머니가 구웠다는 냅킨꽂이와 집 모형 도자기 싫은 내색 없이 받고
마침내 시댁에 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가는거..
이거에 대해서도 며느리 입장 이야기를 더 넣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그럼 그 옷을 그냥 썩히냐?? 이걸로 끝날 건 아니잖아요.
저도 한동안 시댁에 가지 않았던 때가 있었거든요.
지금도 갈등이 다 끝난건 아니고 앞으로도 어르신들 돌아가실 때까지는 계속 진행형이고
어르신 돌아가신 뒤에도 시댁 식구들과는 내내 편안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거 잘 알기에
B급며느리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아.. 뻘글이지만 감독 살좀 빼셔야 하겠더라고요.
배가 상당히 나왔던데 남자들 그런 배는 대부분 술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