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방금 글 지우신 국어 과외 선생님, 도움 되었으면 해요.
(전 왜 자꾸 이런 글에 댓글을 달까요ㅠㅠ
엊그제도 그렇고...)
복사해 둔 걸 새 글로 붙입니다.
읽어 보셨으면 해요.
———
...가장 좋은 건 솔직함이에요.
인강 듣는다고 그동안 말 안 한 건 내심 찔리는(?) 느낌이 있어서이고
그걸 솔직히 말한 건, 그래도 잘못은 아니잖아? 하는 생각도 있어서일 거예요.
어떡해야 할지 모르신다니...
조금 조언해(?) 드릴게요.
그냥 솔직히 말씀하시면 돼요.
아직 상위권은 아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너 완전한 상위권, 안정적 1등급 만드는 게 목표다
그런데 요즘 오답 해 오는 걸 보면 안정적 1등급이 하는 정답을 말한다
그래서, 이제 앞으로 슬슬 마무리해 가는 것도 괜찮겠지 하는
믿음이랄까, 수능 전에 잘 끝낼 수 있으리라 하는 짐작이 돼서
혼자 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말 꺼낸 거지
너를 무조건 일찍 놓는다는 말은 아니다, 그건 오해 마라.
그런데 너는 인강을 듣고 있었구나!
이제야 이해가 가는 면이 있다,
오답은 정확히 아는데 어째서 아직 실력은 부족한가-
오답의 이유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사실 자기 실수를 안다는
것이고 이것이 상위권 학생의 가장 커다란 무기이자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이유 아니냐.
나는 네가 ‘인지’와 ‘실력’ 사이에서 틈이 있어 이게 아무래도 납득이 안 되는 지점이었는데
알고 보니 네가 인강을 들어서 오답의 이유를 정확히 대답한 것이었구나.
솔직히 내 입장에서 그리 즐겁지는 않다
(하지만 배신감이라는 말을 쓰시면 안 돼요,
이런 경우, 아이는 잘한 것도 없이 괜히 억울해지고
부모님은 덩달아 우리 아이가 뭐 그리 잘못했냐고
공부 의욕이 나쁜 거냐고, 우리 애 나쁜 애 취급했다고 더 억울해 합니다
위에 학부모님들 댓글 보이시죠?)
이건 다른 의미가 아니다,
나는 너에게 일종의 맞춤 의사 같은 건데
네가 어제 뭘 먹었는지, 몇 시에 먹었는지
과식했는지 금지 식품 먹었는지 그런 걸 다 알아야
현재의 증상을 보고 진단하고 거기 맞는 해법을 연구할 수 있다.
그런데 네가 자의적 판단으로 어떤 걸 말 안 해도 되겠지 하고 빼고 말하고
또 민간요법으로 혼자 한약 달여 먹고 그러면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일단 내가 진단을 제대로 할 수조차 없지 않느냐.
이런 일 대 일 수업은 서로 다 터놓고 말하는 게 기본이다,
인강을 들어도 좋고 가정교사를 들여도 좋고 다 좋다,
하지만 네가 어쨌든 뭘 하고 있는지 알아야 내가 거기 맞춰서 또 뺄 건 빼고 넣을 건 넣고
내 수업과 가장 잘 맞는 합을 조절도 하고 그러지 않겠느냐?
너는 나에게 말했어야 한다.
앞으론 꼭 말해야 한다. 그게 뭐든지.
그리고 나는 너의 현재 증상(무엇이 부족한지)을 가지고 연구 좀 해 봐야겠다.
너는 이러저러한 게 필요하니 요건 빼고 조거 해 달라고 하는데
너는 너의 약점을 잘 알겠지만
나 역시 학생을 보는 눈이 있다.
네가 느끼는 너의 약점과, 내가 파악한 너의 부족한 점을 맞춰 보고
공부 계획을 짜 보자.
그리고 나와 수업하려면 이건 꼭 따라 줘야 한다-
너는 나를 버튼 누르면 지식 나오는 자판기로 옆에 둔 게 아니고
진단부터 해 달라고 수업 요청한 거다.
일단 진단하고 나면 거기 대한 해법은 내가 찾는다.
나를 믿고 수업한다면, 그 해법을 따라 줘야 한다.
만약 정말 너무너무 아닌 길을 내가 억지로 끌고 간다면
이건 아니라고 건의해도 좋고, 나와 공부하지 않아도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고3이 처음인 너보다는 많은 유형의 고3을 겪어 보고 그들이 부족한 걸 한눈에 파악할 줄 아는 내가
좀더 너의 문제를 잘 본다는 걸 믿어 줘야 한다.
그래야 내가 뭘 할 수 있다.
너에게 독서가 그리 만만치 않은데
혼자 판단해서 독서는 빼 주세요, 라든가
오답은 답지 볼 테니 질문만 받아 주세요,
이건 아니다. 나는 네가 오답을 설명하는 유창함이나 단어 선택 하나에서도 현재 너의 위치를 파악한다. 일단 그걸 믿어라.
그리고 모든 걸 터놓고 의논하자.
——
좀 기네요.
축약하시되... 요지를 이렇게 전달하시면 될 거라는 뜻입니다.
예의바른 아이와 어머님이라 하셨죠?
진심은 통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간곡히 말하면 아이는 미안해 할 거예요.
물론 선생님은 실력으로 아이에게 믿음을 줘야 하고요.
잘 해결되기를요.
1. ...
'18.2.5 12:40 AM (221.157.xxx.127)일단 과외받아보고 시켜보고 해본 입장에서 과외교사를 그렇게 완벽신뢰하는경우는 없어요 내가 필요한부분만 수업해달란거죠 돈받고 내가필요한수업해달란거지 판단까지 안바랍니다.
2. 그런가요
'18.2.5 12:53 AM (223.33.xxx.78)...그런가요...?
학생의 상태를 판단할 줄 모르는 과외 강사는 진단할 줄 모르는 의사만큼이나 이상한데요.., 제게는.
이, 좋은 교재 좋은 학원 좋은 인강 널린 세상에 굳이 과외를 하는 건 맞춤 진단을 해 주고 그 과목에 관한 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사람을 찾는 거 아닌가요...? 딱 2퍼센트 설명만 부족한 최상위권이 아닌 한, 그렇죠... 그런데 그런 최상위권은 혼자 책 들여다보고도 그 2퍼센트를 채우고요.
결국은, 영리하더라도 경험의 부족으로
자기의 어디가 확실히 도움이 필요하고 어디가 그나마 자습 가능한지 잘 모르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아이들에게
현재 상태를 일러 주고
필요한 공부 방법과 교재를 학생마다 순서대로 배치해 주고
쉬운 설명을 제공하고
옆에서 지켜보다가 격려도 해 주고
막히면 적재적소에 필요한 조언을 해 주는, 그런 게 과외 아닌가요.
자판기식 과외는 그야말로 과학고 최상위권들이 100문제 풀다가 딱 한 문제 막힐 때 그것만 물어보는 경우, 그 때나 하는 거라는 생각이고
대개는 제대로 된 지휘자가 필요하죠. 지휘는 연주하는 내가 다 할 테니 옆에서 악보나 넘기다가 박자 틀리면 그거나 짚어 달라... 이런 과외가 좋은 결과를 내는 건 어렵다고 봅니다.3. ....
'18.2.5 1:01 AM (221.157.xxx.127)그정도 실력이되나요 대부분 과외쌤들 지휘자깜량 안되는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보조자가 맞을겁니다
4. 그런가요
'18.2.5 1:14 AM (223.33.xxx.78)직업적 전문 과외라면 그러면 안 되죠.
보조자 정도에 그친다면 대학생 과외 수준인 거고
그밖의 직업 과외라면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 국어 선생님도 충분히 진단자의 역할을 수행하셨던 것 같고 능력 되시는 것 같았어요. 오히려 그래서, 보조자 역할을 본인 모르게 맡겨 온 학생과 약간 문제가 생긴 거였죠... 안타깝게도.5. ...
'18.2.5 1:42 AM (125.186.xxx.152)저는 원글님 조언이 아주 좋아요.
6. ..
'18.2.5 1:43 AM (221.140.xxx.157)저도 윗님 말씀에 동의. 원글님의 조언이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그 글도 읽었었는데 진단할 정도의 실력은 되는 것 같았어요. 그분이 뒤늦게나마 원글님 글을 읽었으면 좋겠네요
7. 원글님
'18.2.5 2:20 AM (59.6.xxx.199)멋쟁이!!! 똑쟁이!!!!! 선한 마음 보기 좋아요!!!!!
8. 감사
'18.2.5 9:33 AM (121.133.xxx.12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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