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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역시 박완서 수필집은 최고에요.

해피데이 조회수 : 3,898
작성일 : 2018-02-04 22:34:18

도서관에 가서 산문집만 12권을 빌려와서 지금 열심히 읽는 중이에요.

김연수,백영옥, 이정하, 안도현, 나태주,정이현소설가의 산문집들을 일주일사이에 다읽었는데

역시 텍스트를 중요시하는 문장가들이어서 정갈하고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글들이 막상막하를 가릴수가 없네요.

 

게다가 어쩜 그리 지식은 그리도 많은지,

하나의 사물에 대해서도 꼬리를 잇는 저 수많은 단상들,

하나의 단어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글들이 모이고 글들이 모여 글의 이랑을 이루고.

 

워낙 뛰어난 감수성들을 지닌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경주에서 고분을 돌아본뒤의 느낌을 적은 산문집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저절로 감탄이 나와요.

 

지금은 죽고 없는 신라시대의 영혼들을 바람이 부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는 순간이라든지

작은 절의 요사채에 부는 바람결에서도  그들의 영혼이 온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교감하는 그 글들은

정말 글쓰는 사람들이 아니면 절대 못느낄 감정들이에요.

 

갑자기 곤한 잠이 깬 이유가 그 고요한 정적이 머문 시간이 귓가에 들려와 그저 그자리에 서있었더니 백제시대의 계백

장군과 그 무리들이 나를 불러낸듯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위해 이곳에 왔는가...

라는 글에서, 한결같이 예민하고 촉수높은 글을 직업으로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글쓰는 사람들이 놀랍더라구요.

 

그렇게 그런 예민한 감수성투성이의 글들을 한꺼번에 읽어대려니 제 맘도 어질어질하고

특히 젊은 작가일수록 할말도 많고 형용사,부사가 많이 들어가 글도 더욱 길더라구요.

그러다가 박완서의 노란집이란 산문집을 읽었는데

역시 노장은 다르군요.

겹겹의 꽃잎으로 치장된 장미꽃같이 여러 어휘를 사용하지않고도

충분히 전달이 되고 맘이 정화되는거에요.

 

지금은 가고 없지만 박완서의 여러 산문집,

하나하나가 참 빛나고 아름답고 생생하기까지 해서 개운하기까지 하네요.

너무 싱싱해서,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떠난 그의 자리는 차갑다라는

시처럼

그의 산문집은 이젠 그의 빈자리도 잊을만큼

충분히 따듯하고 온화해요.

IP : 121.184.xxx.14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2.4 10:47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몽고 기행문 모독도 읽어보세요.

  • 2. 동감
    '18.2.4 10:48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티벳 몽고 기행문 모독읽어보셨나요
    추천합니다.

  • 3. 동감
    '18.2.4 10:55 PM (119.207.xxx.31) - 삭제된댓글

    그리고 원글님 글도 짧은 엽편처럼 참 좋네요
    잘 읽었어요

  • 4. 원글
    '18.2.4 11:01 PM (121.184.xxx.145)

    젊은 작가중에 분명히 역량있고 가능성있고 글도 위트있고, 발랄하고 감수성도 천부적으로 공작의 날개처럼 분명히 화려한데 산문집이 너무 내용이 길고 마무리를 다 하질 않아서 뒷장에도 또 이어져서 꼭 술자리에서 엉엉 울어버리는 듯한 느낌인 사람도 있더라구요^^.
    분명히 글은 재미있고 아련한데 해야할 이야기가 정확하게 끝내지지가 않아서 뒷장에도 줄줄 사족처럼 이어져서 점점 기분이 가라앉고 나중엔 술주정을 들어야 하는것처럼 화가 치미는 작가도 있더라구요.
    제가 웬만하면 그런 생각 잘 안하는데...

  • 5. 그러면
    '18.2.4 11:08 PM (175.223.xxx.153)

    처음 읽어보려는 사람에게 박완서님 책 몇권만 추천해주세요~
    원글님 글 읽으니 좀 동해서요 ^^

  • 6. 원글
    '18.2.4 11:14 PM (121.184.xxx.145)

    못가본길이 아름답다, 호미,두부, 노란집.
    8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나는 왜 작은일에 분개하는가,한길사람속등등이 있지만 그래도 저 위의 책 네개가 가장 좋고 담백했어요,~
    그외에도 엄마의 말뚝외에 여러 소설들도 많지요.

  • 7. 신기한게
    '18.2.4 11:44 PM (175.223.xxx.235)

    박완서작가의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 실화 같아요.

    너무나 리얼해요.

    진짜최고!!!

  • 8. 그러면
    '18.2.4 11:44 PM (175.223.xxx.153)

    원글님 추천감사해요~
    어차피 박완서님 책 다 일어보고 싶긴 햇었는데 추천해주시니 넘 좋네요

  • 9. 우와
    '18.2.4 11:45 PM (1.241.xxx.222)

    원글님글 읽으니 저도 읽기싶어져요^^

  • 10. 참나
    '18.2.5 12:04 AM (118.42.xxx.226)

    박완서 수필집 읽어볼께요

  • 11. . .
    '18.2.5 12:47 AM (59.12.xxx.242)

    원글님 글쓰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추천한 박완서님 책 읽어볼게요

  • 12. ...
    '18.2.5 1:03 AM (175.223.xxx.185) - 삭제된댓글

    박완서도 새누리쪽이라 별로

  • 13. ...
    '18.2.5 6:45 AM (220.85.xxx.13)

    무슨 박완서님이 새누리? 뭔가 혼동한거 아닌가요

  • 14. ..
    '18.2.5 9:06 AM (112.158.xxx.44)

    박완서 책 읽겠
    습니다

  • 15. ...
    '18.2.5 11:26 AM (112.184.xxx.146)

    원글님 글도 참 좋네요
    추천해주신 책들도 볼께요~^^

  • 16. 읽어봐야겠어요
    '18.2.5 12:21 PM (116.122.xxx.246)

    책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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