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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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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외손녀 조회수 : 3,860
작성일 : 2018-01-31 22:55:51
퇴근무렵 언니한테서 메세지가 왔어요.
할머니 위독하시다고...
계신곳이 지방이라 퇴근해서 아이들 챙겨서 출발하려고 집에 왔는데
아파트 입구에서 영안실로 옮겼다는 연락 받았어요.

우리 외할머니 올해 아흔이신데
고생 참 많이 하셨어요.
육이오때 남편 잃고 다섯살 세살 두딸을 혼자 키우셨거든요.
그 옛날에 딸 둘 키우기가 쉽나요?
이 장사 저 장사 해가며 키우셨는데,
우리 엄마가 알콜중독증에 걸린 효녀예요.

평소에는 그렇게 헌신하는 딸인데,
술만 마시면 할머니를 그렇게 괴롭혔어요 ㅜㅜ
정말 글로 쓰기 부끄러울 정도로....

할머니는 집에 계시고 싶어 하셨는데
엄마가 잘 지내다가도 술만 입에 대면 경찰이 오기 일쑤다보니
정말 티비에 나오는 일 벌어질까봐
할머니 요양원에 모시기로 했고
엄마는 집이랑 요양원에 왔다갔다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나도 할머니 뵈러가는 횟수가 뜸해지고
작년 11월에 뵙고는 못뵈었어요.
또 간다고 말씀드렸는데...
안와도 된다고, 내일 당장 죽어도 잘 사는거 봤으니 괜찮다고....
그때도 숨 헐떡이며 말씀하셨는데 ㅜㅜ

아까만 해도 담담하던 마음이 갑자기 요동칩니다.
너무너무 죄송하고 할머니 불쌍해서요...

내가 좀 더 잘되었더라면
좀 더 자주뵙고 좀 더 편하게 모셨을거란 생각도 들고
내가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여기저기 모시고 다녔을텐데 후회도 되고...
평생을 고생만 하다 가시게 해서 정말 죄송한 마음만 듭니다.
IP : 58.79.xxx.14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8.1.31 11:01 PM (1.231.xxx.187)

    잘 보내드리시고 오세요
    토닥토닥

  • 2. ...
    '18.1.31 11:01 PM (211.219.xxx.38)

    할머니께서 좋은 곳으로 가셔서 고통없이 편하게 지내실 거에요.
    너무 마음 아파 하지 마시고 잘 보내드리고 오셔요.

  • 3. 할머니께서 이제는
    '18.1.31 11:01 PM (1.241.xxx.222)

    편안한 곳에서 따뜻하게 쉬시기를 기도 합니다ㆍ
    요양원에서 외로우셨겠죠‥‥ 안타깝고 슬프네요ㆍ
    그동안 고생많으셨지만 외손녀가 이토록 할머니 생각하는 마음 알고 가셨을 거예요ㆍ 원글님도 힘내세요ㆍ

  • 4. ...
    '18.1.31 11:02 PM (1.229.xxx.104)

    얼마나 그리우실지...위로드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5. 라일락
    '18.1.31 11:03 PM (203.170.xxx.60)

    저도 외할머니 오늘 내일 한다셔서 엊그제 지방 다녀왓네요.. 94... 이시구요.. 애가 되셧더라구요.. 좀더 많은 대화 나눌걸 그랫다 싶구.. 맘이 참 그렇더라구요

  • 6. 저도
    '18.1.31 11:07 PM (211.58.xxx.142)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나네요 그리운 추억이 많아서요 지나놓고보면 함께한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다가오더라구요
    마음 잘 추스리고 잘 다녀오세요
    고인 영면에 드시길 바래요

  • 7. 그래도
    '18.1.31 11:07 PM (118.218.xxx.190)

    애뜻해 하는 손녀 있으니 행복 하실 겁니다..
    애쓰셨다고 고마웠다고 ...그래도 그리울 거라고,,..

  • 8. 울할머니는
    '18.1.31 11:14 PM (222.238.xxx.30)

    96에 돌아가셨어요 작년에.
    울 할머니도 40에 과부되어 5명 키웠네요 힘들었겠죠..자식2명은 애기때 죽고요
    옛날 삶이 어땠을까 상상도 안되네요

    할머니 사랑해요 좋은곳 가셔요

  • 9. ㅠㅠ
    '18.1.31 11:17 PM (1.234.xxx.114)

    아흔을 며칠앞두고 가신 외할머니
    생각나네요
    이맘때네요

  • 10. ....
    '18.1.31 11:24 PM (175.223.xxx.77)

    중환자실 실러가시기 두달전에 뵌게 마지막이었던
    아빠가 생각나요..
    저도 자주 뵙지못했던게 그리도 가슴에 사무치고
    아프더라고요..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곳으로 가시길...

  • 11.
    '18.2.1 2:05 AM (211.36.xxx.105)

    할머니 명복을 빕니다‥

  • 12. 원글님도
    '18.2.1 2:39 AM (74.75.xxx.61)

    많이 힘드셨겠네요. 앞으로도 힘들일이 남았고요,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지만 어머님이 알콜중독이시라니.
    저희집도 시한부 판정 받은 어르신이 계셔서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잘 견뎌내시길 바래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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