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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 키우다보니 재미있는 일 많네요.

ㅋㅋㅋ 조회수 : 1,905
작성일 : 2018-01-30 10:48:32

올해 10살이 된 아이와 어디 다녀오느라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갑자기 아이 어릴 때 일이 생각났어요.


7살때인가 유치원 끝나고 집에 오면 늘 시무룩한 표정이었어요.

무슨 일 있나해서 유치원에 전화해봐도 아무 일 없없다고 하고,

친구랑 놀이터에서 싸운 것도 본 적이 없고,

원래 떼 쓰고 보채는 아이가 아니라 갖고 싶은 걸 못 가져서 그런 것도 아니고,

외동이라 장난감이나 옷 등 부족한 적도 없는데 왜 이런가 고민했는데

같이 마트갔다가 집에 들어오면서 이유를 알았어요.

유치원에서 안전교육을 받으면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본인이 탄 엘리베이터의 번호를 외우는 것이 안전하다고..고 배웠대요.

엘리베이터 번호는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이런식으로 긴데

아이가 그 번호를 열심히 중얼거리며 외우다가

집에 와서 도어락 번호를 누르다가 엘리베이터 번호를 잊어버리는거예요.

그러니 집에 들어오면서 사고났을 때 번호를 못 외워서 어쩌지.. 하고 시무룩..

아이가 민망해할까봐 대놓고 웃지는 못하고 안전벨 누르라고 알려줬어요.


그리고 작년에 또 시무룩한 표정으로 들어와서

붙잡고 왜 그러냐.. 말해봐라.. 했더니 입을 씰룩씰룩 울먹이며 말하길

학교에서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있는 안전사고 관련 안내문을

잘 읽어보고 사고가 나면 대피하거나 관리사무소로 연락해야한다.라고 했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있는 안내문은 총 4문장이고

문장 당 4줄씩인데 어휘가 너무 어려워서 첫번째 문장을 읽으며

생각을 하다보면 집에(15층 아파트에 12층) 도착한대요.

두번째랑 세번째, 네번째 문장도 읽어야하는데

첫번째 문장이 무슨 뜻이지.. 한참 생각하다보면 집에 도착한다고..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한 문장씩 풀어서 설명해줬었어요.

아이들 읽기에 어렵게 쓰긴 했더라고요.

안전반에 있는.. 조작을 하고.. 급하강시.. 등등..



모레가 개학이라 밀린 숙제하느라 정신없는 아이 뒷모습을 보니

그때가 새록새록 생각나에요.

올 한해도 또 새로운 이벤트를 쉴 새 없이 보여주겠지요? ㅎㅎㅎㅎ


IP : 118.42.xxx.21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비짱
    '18.1.30 10:52 AM (59.2.xxx.215)

    전 어제 6살 아이와 병원에 갔는데...진료실 들어가면서 의사샘한테
    인사하는데... 오랜만이에요~ 해서 빵 터졌어요 ㅋㅋㅋ

  • 2. 똑똑하고
    '18.1.30 10:52 AM (116.124.xxx.6)

    집중력있는 아이네요. 될성부른 나무!

  • 3. 제 친구아들
    '18.1.30 10:57 AM (211.201.xxx.168)

    남편이 아들데리고 병원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어떻게 왔냐구.
    친구아들이 엄마가 여기가 환자별로없어서 빨리본다고해서 왔다고 ㅜㅜ.
    물론 친구가 남편보고 그렇게 말한걸 아들이 기억했다가 ㅎㅎ

  • 4. ㅇㅇ
    '18.1.30 10:58 AM (222.114.xxx.110)

    아이는 별 자체에요. 미지의 별.. 처음엔 당황스럽고 당혹스러움 자체였는데 별을 여행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키우다 보면 서서히 그 별 전체가 보이는거 같아요. 아이들은 정말.. 별처럼 신비하고 아름다워요.

  • 5. ㅎㅎㅎ
    '18.1.30 11:03 AM (223.39.xxx.189)

    귀엽습니다~~~~

  • 6. 우리애도
    '18.1.30 11:17 AM (223.62.xxx.228)

    다섯살때 지나가다가 어른이 애가 작으니 모르고 부딪혔는데 손깢 올리면서 어른 제스쳐로 어이쿠 죄송합니다. 이러더라구요.
    집에 어른이라곤 엄마아빠뿐인데 둘다 아주 소심해서 그런 일있어도 어머 죄송합니다 수준인데 말이죠.
    식당가서도 언니 주문받아요 이랬거든요.
    그래서 전생의 기억인가 이랬는데 오히려 크니 그렇게 하는 행동 부끄럽다고 난리에요.
    애기땐 뒷짐지고 다니면서 감탄사도 어이쿠 옳지. 이런식이어서 진짜 얼마나 웃었는지요.

  • 7. ㅎㅎ
    '18.1.30 11:44 AM (220.123.xxx.111)

    저희 아이도 저한테 전화해서 전화빨리 받으면

    왜 리리 빨리 받아.. 요새하고 손님이 없어? 하고 걱정걱정을 ㅎㅎㅎ

  • 8. ㅋㅋ
    '18.1.30 12:00 PM (118.223.xxx.145)

    다들 넘 재미있네요
    저도 기억나는게 ㅋ

    작년 대선때 문재인 대통령 얘기를 많이 했어요.
    안녕하세요 문재인입니다. 따라 하면서 놀기까지.

    근데 얼마전 트럼프 한국왔을때 티비에서 계속나오니
    누구냐고 묻길래 설명해줬더니.

    혼자
    "아..다른 나라도 문재인들이 있는거구나" ㅋㅋㅋ

  • 9. 딸맘
    '18.1.30 12:47 PM (124.50.xxx.109)

    우리딸 6살때 재롱잔치 1주일 남기고 독감이 심하게 걸려
    하루입원하고 먹은거 다 토하고 너무너무 아팠는데...

    선생님께 전화가 왔어요.
    걱정하시면서 발표회때는 올 수 있냐고 물으시는데...
    우리딸 누워서 하는 말~~
    엄마, 나 포기해야겠어....^^

    전화 끊고 혼자서 엄청 웃었어요^^

  • 10. ㅋㅋㅋㅋ
    '18.2.2 9:20 PM (118.42.xxx.154)

    222.114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호기심 별, 꽃 별, 산 별, 뛰어다니기 별, 질문하기 별 등등을 돌고돌아서 스스로를 완성시키나봐요.
    밤새 꿈 별에 다녀와서 아침에 제 품으로 다시 돌아오나봐요.
    남자아이지만 페어리 루와 소피 루비를 좋아해서 오프닝 곡, 엔딩 곡을 다 춤까지 추며 부르는데
    아마 노래 별을 여행중이겠지요.
    다른분들의 아이 이야기도 감사해요. 아이들 이야기 듣다보면 하루가 다 가도 안 지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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