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소생! 공항 도착장에서 감회가 깊습니다.

감회깊은 공항 조회수 : 1,721
작성일 : 2018-01-29 08:06:29
공항입니다.
작년에 엄마의 임종을 지켜야 할듯 싶어 서둘러 들어오던 날......
새벽녁 공항에서 멍청하게 앉아 있었던 .....아주 한참동안 앉아 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많이들 뭐라 하셨지요.
무슨 정신으로 거기 앉아있느냐 ......어서 빨리 병원으로 달려가질 않고서.....심지어는 소설 쓰느냐...
아무리 시각을 다투어 빨리 달려가고 싶었어도 하루 한번 중환자실 면회가 정해져 있어 갈수도 없어 막막했었습니다.
그냥 띵 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언제 그런 날이 있었나 믿기지 않을 정도 입니다.

임종을 지키러 왔던 막막하고 막연했던 
아무도 소생을 믿지 않고 마음 준비를 하라고 했었지요.
이젠, 어려우실것 같다고.....!

그러나 기적처럼.....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마는 소생하셨습니다.
응급실 그리고 오랜 중환자실. 어려움과 제약을 무릅쓰고 
매일 매일 다가가 최대한 좋았던 감사했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그렇게 꼬박 3개월~ 들으시는지 어떤지 처음엔 혼자 내 중얼거리듯 귓속말을 해드렸지요.

이제 엄마는 가끔 웃으시며 멀리서 온 딸이  엄마를 살렸다고 하신다지만.....
우리 가족 모두의 아직은 헤어질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엄마를 향한 
애틋함, 간절함, 아침 저녁 돌본 정성 그리고 의료진 덕분에 소생하실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그렇듯이 한번 기력이 쇠하니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는 일은  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대했던것 이상으로 잘 버티고 계시고 이젠 그만그만 하십니다. 
유동식에서도 벗어나 당신 손으로 식사도 조금씩 하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믿고 삶에 대한 의지력을 보여준 엄마께 감사하고
자신의 엄마처럼 걱정해주시고 염려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한국....춥다 춥다 들었지만 정말 춥네요.
너무 추워서 공항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날이 밝아질때 까지 기다리면서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오늘 같은 날이 올거라고는 그때 상상도 못했는데 참으로 감개무량 입니다.
무엇보다 이번엔 그리 보고 싶어하는 사위랑 같이 찾아뵐 수 있으니 뭐라 할 나위없이 좋습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우리를 기다리는 엄마를 보러 우리 이제 집을 향해 나갈 채비를 하면서 리무진을 기다리면서 끄적끄적 적었습니다.

엄마...... 그 누구라도 아끼는 분들 최대한 놓지 마시고 붙잡으십시요.
막연한 것이었지만 이렇게 느껴졌어요. 가족들의 마음이 사랑이 전달되는 순간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왜냐면 그런 마음을 느끼는 순간 아픈 환자 역시도 안간힘을 써가며 돌아오실 것이라는 그런 믿음이 생겼습니다.
아픈 가족을 두신 분들.....힘들지라도 포기하지 마십시요.
용기를 주신 분들, 토닥토닥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던 분들 모두모두 고마웠습니다.

신청사.....도착장. 몇분 쓰는 동안임에도 외풍이 심해서인지 손이 시렵네요.
하지만 공항을 나서는 발걸음은 참 가볍습니다.
날이 여전히 많이 춥네요. 
따뜻하게 지내시길.....
  

IP : 116.84.xxx.14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럽습니다
    '18.1.29 8:21 AM (1.238.xxx.253)

    중환자실로 모셨으면 울 엄마도 지금 계실까...
    한순간도 가족과 떨어져있지 않으셨던지라
    힘들게 해드리지 말자고 곁에서 지키고 이별을 했네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눈물나게 부럽습니다..

  • 2. ..
    '18.1.29 9:34 AM (218.148.xxx.195)

    원글님의 정성이 어머님께 전달된듯합니다
    제 맘이 짜르르 한게 느껴지네요

    추운데 님 건강도 챙기시구요 하루하루 소중한 나날 보내시길..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76414 B연필이 컴퓨터용 연필인가요 2 HB와 B 2018/02/04 1,544
776413 외국도 40대이상미혼이 부모와 같이사나요?? 12 .. 2018/02/04 3,474
776412 이 노래좀 알려주세요! 4 알려줘요 2018/02/04 459
776411 내일 이재용판결 판사요... 3 ㄱㄴㄷ 2018/02/04 1,143
776410 당근마트 이용법? 2 당근 2018/02/04 2,427
776409 환갑넘은 할매의 자유여행 8 쉰훌쩍 2018/02/04 2,698
776408 설 명절 돌아오니 차례상으로 고민이에요 3 갈등맘 2018/02/04 1,065
776407 홈메이드 요거트만들때 유산균 넣어도되나요? 4 요거트 2018/02/04 1,439
776406 부부는 원래 각방, 각집 쓰는 겁니다. 42 oo 2018/02/04 20,970
776405 콘도이불커버 3 .. 2018/02/04 1,327
776404 여 아이스하키팀 경기복에 한반도기는 독도가 없네요 10 gss 2018/02/04 567
776403 하면 잘하는데 시작이 힘든분 계신가요 14 ㅇㅇ 2018/02/04 2,773
776402 거실과거실 사이에 문이 있다면.. 17 이사준비 2018/02/04 2,578
776401 흉볼 수 있겠지만 방탄 궁금 10 ... 2018/02/04 1,405
776400 [일기예보]또 일주일 넘게 춥겠네요...... 15 ㅡㅡ 2018/02/04 5,158
776399 12살연하가 좋다고 하는데요 22 2018/02/04 4,939
776398 모의개회식 30초 공개영상 보세요 9 ioc가30.. 2018/02/04 1,167
776397 무도 김태호 그만두나봐요 기사첨부 8 ... 2018/02/04 4,384
776396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드라마 '마더' ... 5 어쩌다 2018/02/04 2,429
776395 초 5 수학이 왜 이렇게 어려운가요 9 ㅜㅜ 2018/02/04 2,477
776394 동그랑땡이 정말 맛있게 만들어지나요? 23 어려워 2018/02/04 3,835
776393 급성장기 초등여아 먹거리 조언 3 초등여아 2018/02/04 2,906
776392 설리 너무 예쁘네요 35 .. 2018/02/04 8,294
776391 영상통화로 아기 달래달라고.. 9 ... 2018/02/04 2,857
776390 평창 망하라고 고사지내나봐요 16 2018/02/04 3,649